“누군가 녹색 액체 뿌렸다”···방화 용의자 여의나루역서 체포
“청바지·하얀색 상의 입은 사람 2리터 병 들고 뿌려”
다수 승객들, 60대 추정 남성 범행 당시 모습 목격
연기 흡입 21명 인근 병원 이송···130명 현장 처치

31일 오전 8시 47분쯤 서울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에서 마포역으로 향하던 지하철 열차 안에서 발생한 화재는 ‘방화’인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영등포경찰서는 이날 9시45분쯤 서울 여의나루역에서 방화 용의자 A씨(60대 추정, 남성)를 체포해 범행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목격자 진술을 종합하면 A씨는 지하철 4번 객실에서 휘발유로 추정되는 액체를 뿌린 뒤 불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현장에선 점화기, 유리통 등 범행 도구로 추정되는 물품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의 한 대학에 다니고 있는 몽골 출신 유학생 A씨는 “청바지와 하얀색 상의를 입은 사람이 2리터 짜리 플라스틱 물병 속의 녹색 액체를 뿌렸다”면서 “액체를 뿌릴 때 (누군가) ‘뛰어, 뛰어’ 해서 달렸다”고 말했다. A씨는 자신이 내리기 전에 연기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화재 발생 직후 열차 안팎에는 연기가 가득했던 것으로 보인다. 60대 김모씨는 “(열차 안팎에) 연기가 자욱해서 밑으로 내려가려니까 땅이 안보였다”면서 “식구들 못보는 줄 알았다. 연기를 너무 마셨다”고 말했다.
승객 400여명은 화재가 발생한 직후 터널을 통해 대피했으나 일부 승객은 병원으로 이송됐다. 서울 마포소방서에 따르면 이날 화재 부상자는 총 21명으로 대부분은 연기 흡입 등 경상이다. 1명은 발목 골절을 입었다. 간단한 현장 처치를 받은 사람은 130명이다. 재산 피해는 불을 붙이기 위해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옷가지에 그쳤다.
지하철 기관사와 일부 승객들이 열차 내 비치돼 있던 소화기를 활용해 적극적으로 진화에 나서 피해를 줄일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영등포경찰서 관계자는 “A씨가 불을 지른 이유 등에 대해서는 추가 수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강한들 기자 handle@kyunghyang.com, 오동욱 기자 5dong@kyunghyang.com, 송윤경 기자 ky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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