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미하다고요? 무르익었죠” 이현중의 NBA를 향한 ‘꿈값’

"희미해졌다? 오히려 제 꿈에 대한 확신은 더 커졌죠. 무르익었다고 할까요."
서울 강동구의 한 실내 농구 코트. 막 인터뷰를 시작한 찰나, 본격적으로 질문을 던지기도 전에 이현중이 먼저 '꿈'이라는 단어를 꺼냈다. 기자의 조심스러움이 무색하게, 이현중의 말은 단호함을 넘어 단단했다.
"다시 NBA에 도전합니다. 제 목표가 얼마나 뚜렷한지 최근에 더 확실히 느꼈어요. 발전하고 성장했다는 확신도 있습니다."
정글 같은 호주 리그(NBL)에 뛰어든 지 어느덧 2년. 이현중은 소속팀 일라와라 호크스의 꼭 필요한 자원으로 올 시즌 우승컵까지 들며 탄탄대로의 기반을 닦았다. 프로선수로서 커리어의 안정을 도모할 수도 있는 시기. 하지만 이현중은 올여름 다시 '꿈을 향한 도전'을 선택했다.
"농구 선수로서, 인간 이현중으로서 호주 리그 우승이 제 목표의 끝은 절대 아니에요.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 목표 덕분에 저 자신을 더 몰아붙이고, 더욱 운동에 몰두하고 싶어져요."

NBA라는 꿈이 손에 닿을 듯 가까웠던 때도 있었다. 지난 2022년,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디 애슬레틱'은 데이비슨 대학 3학년 에이스 이현중을 당해 드래프트 'TOP 50' 신인으로 분류했다.
'3월의 광란'이라 불리는 NCAA 최고 무대를 밟고, NBA 구단과 직접 '워크아웃(기량 점검 테스트)'까지 진행하며 가슴이 부풀던 바로 그때, 운명은 거짓말처럼 이현중에게 부상이라는 장난을 걸어왔다. 드래프트를 고작 며칠 앞두고, 발등과 발목에 수개월 재활이 필요하다는 거짓말 같은 진단을 받았다.

"마음고생이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이죠. 처음에는 정말 낙담했고요. 사실 우울증처럼 비슷한 증상도 겪었어요. 다른 선수들이 농구하는 것도 약간 꼴 보기 싫을 정도였으니까… 이제는 다 지나간 일이죠. 어떻게 보면 부상이 제 인생에 큰 터닝 포인트에요. 그 과정 덕분에 신체도, 멘탈도 더 강해졌다고 느낍니다."
1보 뒤로 물러난 이현중은, 다시 2보 전진을 시작했다. 답은 '재능'이 아닌 '노력'과 '변화'에서 찾았다. 하루 최소 500개, 많게는 1,000개까지 던지는 슈팅 훈련은 물론, 부상 방지를 위해 요가도 훈련 루틴에 넣었다.
시야도 넓어졌다. 몸싸움을 싫어하는 선수였지만, 호주 리그를 겪으며 먼저 상대와 몸을 부딪치는 선수가 됐다. 코트 위에서 득점보다 팀의 승리, 좋은 리더가 되고 싶은 마음도 커졌다.
"물론 스스로 재능은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 재능을 실제 경기력으로 연결하는 건 노력에 달렸습니다. 시합 때 움직임, 슈팅까지의 속도, 정교함을 유지하기 위한 저만의 호흡까지 다 노력입니다. 굳이 점수를 매기자면 재능이 2할 정도, 나머지 8할은 노력으로 두고 싶어요."

아직 에어컨을 세게 틀기엔 다소 이른 시기. 그러나 이현중의 계절은 이미 한여름이다.
연속 3점 100개 챌린지에서 NBA 슈터 평균인 85개 수준까지 적중률을 끌어올리고, 시즌 동안 얇아진 몸도 다시 키우고 있다. 목표는 우선 서머리그에 출전하고, 팀 캠프에 초청받는 것. 이현중이 매일 윗옷을 벗어 던진 채, 땀범벅이 되는 이유다.
"지난 2년처럼 하면 안 되죠. 지난 2년처럼 마냥 기다리기보다는, 이제 '더 준비됐다'라는 마음가짐으로 하겠습니다. 경기에 들어가는 순간 '항상 준비된 선수다'라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 모든 걸 할 겁니다. 저는 제 선택에 한 번도 후회한 적이 없어요. 진짜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정말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한번 해보려고 합니다."

'꿈값 떤다.' 아늑한 현실 대신 어렵게 꿈을 좇는 사람들을 '꼴값 떤다'와 같은 의미로 비꼬는 표현이다.
그러나 이현중에게 '꿈값'은 표현 그대로 NBA라는 꿈이 가진 '감히 값을 매길 수 없는 고귀한 가치'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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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무형 기자 (nobrothe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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