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우승·BTS'…사전투표 인증에 웬 야구팀과 아이돌이

"요즘 야구를 제일 좋아해서 야구장 그림에 투표인증을 했어요."
30일 낮 사전투표를 마친 직장인 이모씨(26)는 야구장 그림 위에 기표 도장을 찍어 촬영한 사진을 SNS(소셜미디어)에 게시했다. 이씨는 "다들 기발하고 귀여운 방법으로 투표 인증을 하는 것을 보고 동참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제21대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에서 좋아하는 캐릭터, 연예인 등이 담긴 용지에 투표 인증을 하는 문화가 이어지고 있다. 사전투표가 시작된 지난 29일부터 SNS에는 '투표하고옴' 등 문구가 적힌 재치있는 그림에 기표 도장을 찍은 사진들이 다수 올라왔다.

인증 용지에는 케이팝 아이돌, 만화 캐릭터, 스포츠팀 등 다양한 '덕질'의 대상이 포함됐다. 'BTS ARMY'라고 적힌 태극기 모양 인증용지, '한화우승' '삼성우승' 등 야구 팬심을 드러내는 문구가 적힌 인증용지도 등장했다.
인스타그램, 엑스(X·옛 트위터) 등 주요 SNS에는 이 같은 용지를 활용해 투표 인증을 하라고 독려하는 글들이 다수 올라왔다. 해당 용지들에 기표 도장을 찍은 '인증샷' 사진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직접 인증 용지를 제작한 이들도 있다. 유명 예능 프로그램 속 장면들을 활용해 용지를 만든 디자이너 김모씨(32)는 "재밌고 유쾌하게 만들고 싶어 평소에 자주 쓰는 예능 프로그램 짤을 활용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젊은 세대가 '덕질'의 대상이 담긴 투표 인증을 통해 소속감을 느낀다고 설명한다. 김윤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젊은 세대는 취미나 '덕질'의 대상을 공유하는 이들끼리 SNS를 통해 인증을 하며 재미와 소속감을 느낀다"며 "취미를 개인적으로 즐기는 것을 넘어 타인과 나누며 공동체 감각을 느끼고 싶어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팬덤문화가 투표 현장에서도 나타나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연예인이나 캐릭터를 덕질하는 팬덤문화가 청년층에게는 보편적인 문화여서 정치적 행위와도 결합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해 12·3 계엄사태 이후 젊은 세대가 응원봉을 들고 거리로 나왔듯 투표 인증도 덕질과 함께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개인이 준비한 투표 인증 용지에 도장을 찍어 온라인상 게시하는 것은 현행법상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사전투표소나 기표소 내에서는 사진 촬영이 금지돼있어 투표소 밖에서 촬영을 해야 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기표소 내에서 투표지를 촬영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4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이현수 기자 lhs1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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