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결된 분쟁' 가능성 높아진 러·우전쟁 [4강의 시선]

2025. 5. 31.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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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동치는 국제 상황에서 민감도가 높아진 한반도 주변 4개국의 외교, 안보 전략과 우리의 현명한 대응을 점검합니다.

곧 타결될 것 같던 러우전쟁 종전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이제까지 북한군 파병의 공식적 인정을 거부해 온 푸틴 대통령은 지난 4월 28일 쿠르스크 지역에 참전한 북한군의 존재를 성명을 통해 인정하고 같은 날 북한도 공식 인정한 것은 러우전쟁의 장기화에 대비하는 포석으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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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편집자주
요동치는 국제 상황에서 민감도가 높아진 한반도 주변 4개국의 외교, 안보 전략과 우리의 현명한 대응을 점검합니다.
'몰입상승' 논리로 빠져든 협상
당분간 불가능해진 '종전 합의'
'전쟁장기화' 대비 움직임 뚜렷
2017년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곧 타결될 것 같던 러우전쟁 종전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 간 세 차례 정상통화를 비롯하여 고위급 접촉이 이뤄져 왔으나 미국이 제안한 최소한의 30일 휴전도 푸틴 대통령은 거부하고 우크라이나와의 직접 회담으로 선회했다. 5월 16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휴전 회담이 열렸으나 별다른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오히려 회담 이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습은 더욱 심해졌고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입에서 "푸틴은 완전히 미쳤다"는 말까지 나오게 되었다.

경제학의 '몰입 상승'의 개념은 전쟁에도 적용된다. 전쟁의 이익보다 비용이 훨씬 큰 상황이 되었지만, 이미 너무 많이 투자하고 희생했기 때문에 이제는 물러설 수 없다는 논리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 전쟁에 몰입하게 한다. 더욱이 불리한 조건으로 전쟁을 중단하는 것은 종전 후 대선을 치러야 하는 젤렌스키 대통령과 국가적 손실의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하는 푸틴 대통령 모두에게 정권 상실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조금이라도 불리한 종전 조건을 양측 모두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이다.

향후 미국 지원이 끊겨도 우크라이나는 계속 싸울 것인지, 유럽이 미국 없는 전쟁을 홀로 감당하며 우크라이나 지원을 이어갈 것인지 여부에 따라 종전 시기가 결정될 것이다. 지난 4월 30일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그간 탈도 많았던 광물협정을 체결하였다. 이 협정으로 향후 광물 개발 수익을 대가로 미국이 유상으로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할 근거가 마련되었다. 그러나 불확실한 미래 개발 이익으로 얼마나 많은 무기 지원을 할 수 있을 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따라서 향후 유럽의 지원 의지가 중요해졌다. 유럽 국가들이 미국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는 이제까지의 지원액을 대략 두 배로 늘려야 할 것이지만 현재 유럽의 경제 상황을 볼 때 오래 가능할 것 같지는 않다.

현재 종전 협상의 핵심 쟁점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점령지 반환, 종전 후 우크라이나의 안전 보장 등 세 가지이다. 나토 가입은 금지가 아닌 연기로 협상의 여지가 있고, 점령지 문제도 2022년 이스탄불 합의처럼 종전 후 추후 논의라는 여지가 있다. 해결 방안 모색이 가장 어려운 것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전 보장 제공 문제다. 미국은 광물협정에서도 끝내 안전 보장을 약속하지 않았다. 유럽은 영국과 프랑스 주도로 우크라이나에 평화유지군 배치를 약속하는 ‘의지의 연합’을 추진하고 있으나 구체적 규모나 역할에 대해서는 유럽 각국의 의견이 다르다. 제일 큰 문제는 나토 확대 때문에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가 유럽군 배치를 수용할 가능성이 없는 것이다.

현재 상황에서 종전 합의는 당분간은 불가능해 보인다. 러시아도 장기전에 대비해야 한다는 분위기다. 이제까지 북한군 파병의 공식적 인정을 거부해 온 푸틴 대통령은 지난 4월 28일 쿠르스크 지역에 참전한 북한군의 존재를 성명을 통해 인정하고 같은 날 북한도 공식 인정한 것은 러우전쟁의 장기화에 대비하는 포석으로 읽힌다. 유럽도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5%로 늘리라는 트럼프 요구에 대응하여 우크라이나에 대한 원조를 국방비 지출의 일부로 계산하고 우크라이나에 방위 산업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공식 종전 없이 사실상 전선이 고착되는 ‘동결된 분쟁’이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엄구호 한양대 아태지역연구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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