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시 축소하는 서울대…사교육비 경감 효과는 '글쎄'
동국대·서울대·한양대, 정시모집 30%로
"수능 중심 대입이 사교육비 증가 원인"
수시 비중 늘어도 사교육비는 계속 상승

[더팩트ㅣ조채원 기자] 서울대 등 주요 대학이 202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위주 전형 비중을 줄이기로 하면서 사교육비 부담을 둘러싼 논쟁이 일고 있다. 수능 비중이 높아질수록 사교육비가 늘어날 것이라는 주장과, 수시 확대가 학생들을 학원가로 내모는 요인이라는 상반된 견해가 맞선다. 특히 올해부터 현 고등학교 1학년생은 고교학점제와 내신 5등급제가 전면 적용되면서 혼란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교육부는 지난 29일 '2025~2026년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 선정 결과를 발표해 동국대, 서울대, 한양대 등 3개 대학이 전형 운영 개선 분야에 포함됐다고 밝혔다. 이들 대학은 현 고1 학생이 고3이 되는 시점인 2028학년도 입시부터 정시모집 비중을 현행 40%에서 30%로 줄일 수 있다.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은 학생 입시 부담 완화를 위해 고교 교육을 대입 전형에 적극 반영하고, 공정·투명하게 운영한 대학에 인건비와 연구비를 지원하는 제도다. 입시 부담은 곧 사교육비 증가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수능 영향력이 커질수록 사교육비도 늘어날 것이란 진단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2019년 ‘조국 사태’를 계기로 대입 공정성 문제가 불거지자 서울 주요 16개 대학에 정시 선발 비중을 40% 이상으로 늘리도록 권고한 바 있다. 16개 대학에는 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광운대, 동국대, 서강대, 서울시립대, 서울대, 서울여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숭실대, 연세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양대 등 수도권 인기 대학들이 포함돼 있다.
최근 연구 결과도 사교육 증가 원인 중 하나를 수능 중심 대입제도에 두고 있다. 한국교육개발원(KEDI)이 29일 발표한 '대입 N수생 증가 실태 및 원인과 완화 방안' 보고서는 "수능 중심의 대입 정시전형은 부모의 경제력과 사교육 영향을 크게 받는 구조"라며 "재수 선택과 성공이 부모 배경에 의해 좌우되면서 교육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정시모집 비중 40% 확대 정책이 N수생 증가의 주요 원인"이라며 "다양성과 잠재력에 가치를 두는 수시전형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대입 제도를 개편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수시·정시 비율 변화와 사교육비 증가 사이엔 뚜렷한 상관관계가 없다는 의견도 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등에 따르면 2015학년도 대입에서는 전체 모집인원의 약 65.2%를 수시로 선발했으나 2025학년도에는 79.6%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사교육비는 수시 모집 비율 확대와 상관없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한 입시업계 관계자는 "대입 전형 비율에 따라 사교육 시장이 탄력적으로 대응한 결과"라며 "수험생들의 목표가 '상위권 대학 진학'에 집중된 상황에서 내신 대비 학원이 많아지느냐, 수능 대비 학원이 많아지느냐의 차이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김대선 전국진로진학상담교사협의회 회장은 "수험생들의 대입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공교육만으로 대입을 준비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먼저 조성돼야 한다"며 "고교학점제와 연계한 학과별 유불리 과목 정보 공개가 아직이고, 각 학교마다 배치된 진로진학교사가 1명에 불과한 상황에선 수시 확대가 사교육 경감 효과를 발휘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chaelo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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