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으로 식별 어려운 미세 병변 탐지...내시경, AI 도움으로 정확도 '쑥'
![왼쪽부터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병리과 이성학 교수, 독일 아우크스부르크 대학병원 소화기내과 알라나 에빅보 교수, 헬무트 메스만 교수 [사진= 서울성모병원 제공]](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5/30/KorMedi/20250530190551312arnp.jpg)
내시경 검사가 인공지능(AI)의 등장으로 진화하고 있다. 특히 식도와 위에서 발생하는 암 조기 발견에 AI가 의사의 눈을 보완하며 진단의 정확도와 신뢰도를 한층 높일 수 있다는 연구가 나왔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병리과 이성학 교수 연구팀은 독일 아우크스부르크 대학병원 소화기내과 연구팀과 공동으로 상부 위장관 질환 진단에서 AI의 활용 가능성과 임상 적용에 대한 최신 연구 동향을 분석한 리뷰 논문을 발표했다. 이 논문은 국제학술지 《위장병학(Gastroenterology)》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위암을 비롯한 상부 위장관 암은 조기 진단이 생존율 향상에 결정적이라고 강조했다. 진행성 위암의 5년 생존율은 30% 미만이지만, 조기 위암은 90% 이상에 달한다. 그러나 일부 병변은 검사에서 평평하거나 모호하게 나올 수 있어 숙련된 전문의조차 내시경 검사에서 놓치는 경우가 발생해 왔다.
AI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방대한 내시경 영상 데이터를 학습한 AI는 육안으로 식별하기 어려운 미세 병변 탐지 능력을 갖췄다. 일부 연구에서는 조기 암의 침윤 깊이 예측이나 모호한 병변 경계 식별에서 AI가 98% 이상의 민감도와 특이도를 기록했다. 특히 확대 영상강화 내시경(M-IEE)이나 협대역 영상(NBI)을 활용한 경우, AI 시스템이 내시경 전문의보다 우수한 진단 성능을 보인 연구 결과도 있다.
최근 AI 기술은 내시경 시술 중 실시간으로 의심 병변을 경고하거나 이상 부위를 화면에 표시해 시술자의 주의를 환기시키는 수준까지 발전했다. 이는 경험이 부족한 의료진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실제로 AI 활용 시 비전문가의 신생물 발견율이 평균 9~12% 향상됐다는 다기관 연구도 보고됐다.
병리 이미지 분석 분야에서도 AI의 역할은 확대되고 있다. AI는 전체 슬라이드 이미지(WSI) 기반 병리 조직 슬라이드를 분석해 암 전 단계(이형성)와 암 조직을 자동으로 분류한다. 바렛식도 조직 대상 연구에서는 83~95% 이상의 정확도를 기록하기도 했다.
나아가 내시경 영상과 병리 이미지를 동시에 분석하는 '멀티모달 AI' 모델도 개발 중이다. 이는 병변의 위치·외형(내시경)과 세포 수준의 구조·분화(병리 WSI)를 종합 판단해 진단 정확도를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AI의 임상 적용 확대를 위해서는 해결 과제도 남아있다. 대부분 AI 모델이 실험실 환경에서 훈련돼 다양한 실제 임상 환경에서의 일반화 검증이 필요하다. 또한 AI의 진단 근거를 알기 어려운 '블랙박스' 문제는 의료진의 신뢰 확보를 위한 숙제다. 이를 위해 판단 근거를 시각화하는 '설명 가능한 AI(XAI)' 기술이 병행 개발되고 있다.
이성학 교수는 "향후 AI는 단순히 병변을 탐지하는 도구를 넘어, 실시간 내시경 보조 시스템, 개인별 위험도 예측, 조직검사 최적화 등으로 기능이 확장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를 통해 조기 진단과 치료 성과를 높이고, 의료 자원의 효율적 활용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다정 기자 (2426w@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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