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게 날 좀 데려가시게’ 수차례 환청…안동댐 변사체 발견자의 놀라운 증언

한지숙 2025. 5. 3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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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민규(55) 전 안동수난구조대장
실수로 사다리 빠뜨려 찾던 중
“미신 안 믿는데 반복적으로 환청”
안동댐 [연합]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최근 경북 안동시 안동댐에서 인양된 시신이 15년 전 실종된 모(某)학교 교감인 것으로 밝혀진 가운데 시신 발견자가 기이한 경험을 털어놔 화제다.

30일 관계당국에 따르면 경북경찰청은 지난 28일 인양된 남성 시신의 유전자 샘플과 가족으로부터 채취한 구강 세포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감식을 의뢰한 결과, 이 시신의 유전자가 지난 2010년 8월 안동댐 선착장 일대에서 실종된 안동의 한 학교 교감 A씨(53)의 딸(48) 유전자와 99.9999% 일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범죄 혐의점이 없어 시신을 유족에게 인도하고 사건을 종결하기로 했다.

수심 30m에서 시신을 발전한 백민규 전 안동수난구조대장. [경북수난구조대]

앞서 지난 17일 오후 3시 44분쯤 안동댐 수중에 변사체가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경북소방본부 119구조대원들은 이틀 뒤인 지난 19일 오전 11시쯤 장비를 투입해 변사체를 인양한 뒤 경찰에 인계했다.

당시 인양된 사체는 바지와 셔츠 등을 입고 있었고, 머리·팔·다리 등 신체 일부가 훼손됐지만 상당히 온전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사체가 발견된 곳은 수온이 6도 정도로 낮고, 바닥이 진흙 등으로 돼 있어 시랍(屍蠟)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시랍은 미라화와 유사한 ‘영구사체’로 불린다.

경찰에 따르면 안동댐 일대에서 자살한 사건이 여러 차례 있었지만 모두 인양돼 신원도 확인됐지만, A 씨 시신만 발견되지 않고 미제 사건으로 남은 상태였다.

마지막 미제 사건을 해결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이는 백민규(55) 전 안동수난구조대장이다. 그는 지난 17일 오후 2시쯤 안동댐 선착장 인근 뭍에서 150m정도 떨어진 곳에서 수상 구조물 설치 작업 중 실수로 사다리를 물 속에 빠뜨렸다. 당시 스쿠버 장비를 입고 있던 백 전 대장은 수심 30m까지 내려가 호수 바닥을 더듬어 결국 사다리를 찾았다.

그런데 물 위로 올라온 백 전 대장은 작업 도중 또 사다리를 빠뜨렸다. 재차 물속으로 들어간 그는 사다리를 찾다가 하반신 일부가 뻘 속에 묻힌 시신을 발견했다. 그는 시신 주변을 촬영한 뒤 뭍으로 나와 경찰에 신고했다. 이어 19일 오전 11시쯤 소방은 백 전 대장이 신고한 지점에서 수색 25분 만에 시신을 인양했다.

백 전 대장은 “미신을 믿진 않지만 시신을 발견하기 전 ‘이보게, 날 좀 데려가시게’ 하는 환청이 반복적으로 들렸다”며 “비싸지도 않은 사다리를 찾으러 왜 깊고 어두워 시야조차 확보되지 않은 물속에 내려가 바닥을 더듬었는지 아직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시신이 인양된 곳에서 동료들과 함께 술을 올리고 고인의 명복을 비는 묵념을 했다고 한다.

백 전 대장은 15년 전 A씨가 안동호에서 실종될 당시 민간인 신분으로 실종자 수색에 한 달 동안 참여한 적이 있다.

A씨의 딸 B씨는 “15년 동안 기다린 아버지를 찾았다는 소식에 한참 동안 눈물만 흘렸다”며 “장례 절차가 마무리되면 아버지를 찾은 고마운 분은 직접 만나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 전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A씨 시신을 발견하고 인양하는 데 도움을 줘 미제 사건 해결에 기여한 공로로 백씨에게 감사장을 전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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