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엔 공무원" … 노량진 다시 북적인다

이용익 기자(yongik@mk.co.kr) 2025. 5. 30.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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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급 공무원 시험 경쟁률 쑥
경기침체에 직업 안정성 부각
시험 부담이 줄어든 것도 한몫
노량진 대형학원 수강생 급증
30대이상 합격자도 크게 늘어

서울 중랑구에 거주하던 공시생 박 모씨는 최근 동작구 노량진 인근 고시원으로 거처를 옮겼다. 현장에서 학원 강의를 들으며 집중적으로 공무원시험을 준비하기 위해서다. 최근 박씨 같은 공시생이 늘면서 강의 수를 늘리는 노량진 학원이 늘고 있고 인근 식당과 컵밥 차 등도 다시 예전의 활기를 되찾는 모습이다.

서울 구로구 소재 중소기업에 재직 중인 김 모씨 역시 지난해 말부터 공무원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퇴근 후 공부를 해야 하니 하루 2~3시간 정도 여유뿐이지만 인터넷강의를 듣고 복습하며 알차게 활용하고 있다. 그가 목표로 세운 수험기간은 1년이다.

한동안 침체돼 있던 공무원 수험 시장이 다시 활기를 되찾기 시작했다. 경기가 어려워 기업 채용이 줄면서 안정적 일자리의 대명사인 공무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이다.

특히 첫 취직을 하는 20대 외에 30대 이상 고연령 공시생도 증가하는 추세다.

7·9급 공무원 온라인강의 시장 1위 브랜드 '공단기(공무원단기학교)'를 운영하는 ST유니타스의 최성범 마케팅 실장은 "정확한 숫자는 대외비라 공개가 어렵지만, 2023년까지 계속 줄어들던 수강생이 지난해부터 증가세로 돌아서 20%가량 늘었고, 올해는 상승폭이 더 가팔라지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공무원 인기의 부활은 공무원시험 경쟁률에서도 드러난다. 지난 16일까지 진행된 7급 국가직 공무원 공채 시험 원서 접수 현황에 따르면 평균 경쟁률이 44.6대1로 전년도 40.6대1보다 확연히 높아졌다.

이처럼 공무원의 인기가 높아진 이유 중 첫 번째로 손꼽히는 것은 역시 경기 침체다. 소위 '철밥통'으로 불리는 공무원의 안정성이 빛을 발한다는 것이다.

최 실장은 "최근 몇년 새 민간 기업들이 채용문을 크게 좁히면서 공무원시험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어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공무원시험 절차가 예전보다 간소화된다는 점도 또 다른 인기 요소다. 실제 9급 공채 필기시험의 공통과목인 국어·영어의 경우 불필요한 암기 실력보다는 사고력과 업무수행 능력을 중시하는 기조로 출제 방향이 변경됐다.

또 공통과목인 한국사 과목을 국사편찬위원회 주관 한국사능력검정시험(3급 이상)으로 대체하기로 결정해 수험생들의 부담이 줄어들었다.

공무원 처우가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는 점도 공시생 증가에 한몫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인사혁신처는 현재 269만원인 9급 초임 공무원의 월 보수(수당 포함)를 2027년까지 300만원으로 올리고 육아휴직 등도 강화할 예정이다.

그러다 보니 30대 이상 공시생과 합격자가 늘어나는 추세도 관찰된다. 연령대별 합격생 비율을 보면 2021년 32.5%였던 30대 이상 공무원시험 합격자 비중은 매년 늘어나 지난해에는 38.7%를 차지했다. 특히 36세 이상 합격자도 12%에 달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공무원시험에 도전하기 전 채용인원이 예전보다 줄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규 공무원은 2021년 이후 3년 연속 감소세를 보이며 2024년에는 1만8772명을 기록해 2017년 이후 처음으로 2만명을 밑돌았다. 전체 공무원 수는 아직 증가세지만, 증가폭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기에 경쟁률이 더 높아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용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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