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이 든 성배` 국가AI컴퓨팅센터 사업, 신청기업 無

팽동현 2025. 5. 30.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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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업계 "수익성·우려, 민간 부담 과도"
요건 변경 없이 6월 2일 재공고 예정
송상훈 과기정통부 정보통신정책실장이 지난 2월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국가AI컴퓨팅센터 구축 사업설명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팽동현 기자

국내 인공지능(AI) 분야 초미의 관심사였던 국가AI컴퓨팅센터(SPC) 구축에 단 한 곳의 기업도 나서지 않았다. 수익성이 불투명한 공공사업임에도 민간 부담이 과도한 게 원인으로 지목된다.

3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날 오후 5시 접수 마감된 국가AI컴퓨팅센터 구축사업 공모에 응찰한 사업자가 없다고 발표했다. 당초 지난 2월까지 기업·기관 100여곳이 사업참여의향서를 냈던 것에 비하면 크게 위축된 결과다.

이에 따라 첫 공모는 유찰로 마무리됐다. 과기정통부는 국가계약법을 준용해 6월 2일부터 10일 이상 기간을 두고 재공고(연장공고)할 계획이다. IT업계에선 사업규격 변경 등을 거쳐 재공고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으나 일단 정부는 공모요건 변경 없이 연장공고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국가AI컴퓨팅센터 구축사업은 민간 컨소시엄 선정을 거쳐 공공 51%, 민간 49% 비율 합작투자로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하고 이 SPC 주도로 최대 2조원 규모 AI데이터센터를 구축해 1엑사플롭스(EF) 이상 AI인프라를 마련하는 게 골자다. 사업 부지는 비수도권이어야 하며 민간에서 입지·부지와 전력 확보 방안을 제안해야 한다.

IT업계에선 이 사업의 SPC 구조와 내용이 민간에 불리하게 설계됐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정부가 더 많은 지분을 갖고 의사결정을 좌우할 수 있는데 실질적인 운영과 수익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민간 참여기업들이 지도록 돼있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여전히 불투명한 수요, 손실이 우려되는 수익성 때문에 선뜻 신청서를 내지 못했다. 향후 SPC 청산 시 민간 참여사들이 공공투자 지분에 대해 이자까지 얹어 매수해야 하는 매수청구권(바이백) 조항에 대한 우려도 높았다. 지분구조상 공공기관으로 지정될 가능성 또한 신청을 주저하게 했다.

이런 연유로 공모지침서 배포 전까진 유력한 주관사업자 후보로 점쳐졌던 이동통신사들이 사업 참여에 소극적이었고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들도 관심 수준에 그쳤다. 최근 가장 유력한 선정 후보로 꼽혔던 삼성SDS-네이버 컨소시엄의 경우 막판까지 참여 여부를 고민했으나 신청서 제출로 이어지진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클라우드 업계 관계자는 " AI 3대강국(G3) 도약을 위해 국가AI컴퓨팅센터가 신속히 마련돼야 한다는 점은 모두가 공감하지만 그 신속한 집행을 위해서도 보단 탄탄한 계획과 치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업계에서도 적극성을 띨 수 있도록 충분한 의견 수렴과 선명한 계획 공유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부는 연장된 공모 기간 내 참여가 이뤄지길 기대한다. 정부 관계자는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GPU를 1만장 지원한다는 점에서 이미 상당한 이점을 제공한다"며 "정부뿐 아니라 기업들도 국내 AI 생태계 조성을 위한 노력을 함께 기울여주길 희망한다"고 밝혔다.팽동현기자 dhp@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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