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무실 요양원 거소투표소…“인력부족, 절차 복잡” 설치 꺼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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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달성군에 위치한 A 요양원은 6·3 대선을 앞둔 지난 9일 40여 명의 입소자들이 거소투표를 할 수 있도록 관할 선거관리위원회에 기표소 설치를 신청했지만, '설치 불가'란 답을 들었다.
A 요양원에서 거소투표를 사전 신고한 사람이 0명이었기 때문에 기표소를 설치할 필요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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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 지원 등 종합적 대책 마련해야”

대구 달성군에 위치한 A 요양원은 6·3 대선을 앞둔 지난 9일 40여 명의 입소자들이 거소투표를 할 수 있도록 관할 선거관리위원회에 기표소 설치를 신청했지만, ‘설치 불가’란 답을 들었다. A 요양원에서 거소투표를 사전 신고한 사람이 0명이었기 때문에 기표소를 설치할 필요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거소투표를 진행하기 위해선 기관이 아닌 입소자가 사전에 신고서를 직접 제출해야 한다. 하지만 이런 절차를 몰랐던 A 요양원에선 투표소까지 나가기 어려운 입소자들이 결국 투표 기회를 잃게 됐다.
몸이 불편해 투표소에 갈 수 없는 선거인을 위한 거소투표제가 실제 요양원 등에선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는 것으로 30일 문화일보 취재 결과 드러났다. 요양원이 세세한 규정을 숙지하기 어려운 데다, 한정된 인력으로 기표소 관리·투표 진행까지 도맡는 게 현실적으로 부담이기 때문이다.
거소투표를 신청하면 병원 시설이나 자택 등에서 투표한 뒤 이를 선관위에 우편으로 보내게 된다. 그러나 정해진 기간 안에 직접 신고서를 작성해 주민등록이 된 시·군·구의 장에게 제출한 이들만이 투표인 명부에 오를 수 있고, 신고인이 10명 이상이어야 기표소 설치가 가능하다.
지난 27일 거소투표를 진행한 한 요양원에서 근무하는 B 씨는 “어르신은 물론 보호자에게도 투표 방식을 일일히 설명한 뒤 자필로 신청서를 받아야 하지만, 글을 쓸 만큼 기력이 없거나 이해가 느린 분들도 있어 다른 업무에 비해 2배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며 “이 지역 요양원 40곳 중 3곳만 거소투표를 신청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요양원 관계자는 “사전 교육에선 투표 동의를 받는 과정 정도만 안내받았는데, 막상 당일엔 투표 용지를 분류하는 사소한 부분에서부터 우왕좌왕했다”며 “거소투표가 생각보다 복잡하고 어려워 다음에 또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쉬었다.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요양시설 입소자도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거소투표의 실효성을 높일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요양시설에 지원을 하거나 관리·감독을 맡을 투표 사무원을 추가 배치하는 조치 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거소투표의 편의성을 높이는 과정에서 투표의 중립성을 해칠 수 있는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인력 배치는 물론 인지 장애가 있는 이들을 세심하게 구분하고, 이들에게 걸맞은 투표 제도를 고심하는 등 종합적으로 거소투표 제도를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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