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시대, 동굴에서 만난 두 사람...엇갈리는 운명

제주 극단 '예술공간 오이(이하 오이)'는 6월 14일(토)부터 29일(일)까지 매주 토·일요일(오후 2시, 6시)에 연극 '낭땡이로 확 쳐불구정 허다'를 공연한다.
이번 공연은 오이가 지난 2022년 처음 선보인 4.3 연극이다.
제주의 어느 동굴에서 두 사람이 만나게 된다. 한 사람은 바깥세상과 단절된 채로 동굴에서만 살고 있다. 또 다른 한 사람은 제주 4.3의 소용돌이를 피해 동굴로 숨어 들어왔다. 누구나 그렇듯 둘 모두 자기만의 사연을 가지고 있다. 두 사람 모두 제주가 고향이지만 다른 성향과 다른 삶의 태도를 가지고 살아온 두 사람은 한 동굴에서 잘 지낼 수 있을까?
- '낭땡이로 확 쳐불구정 허다' 줄거리
이 작품은 제16회 평화인권 마당극제 초청공연을 시작으로 ▲2022년 D.FESTA 소극장 축제 in 서울 ▲제41회 대한민국연극제 네트워킹 페스티벌 ▲제14회 대전국제소극장 연극축제 ▲제5회 말모이 연극제 등 여러 무대에서 공연됐던 오이의 레퍼토리 작품이다.
이번에는 특별히 초연과 동일한 버전(오리지널)과 대한민국연극제 네트워킹 페스티벌 때 선보인 도슨트 버전, 두 가지 방식으로 공연한다. 오리지널 버전은 남석민, 오현수 두 남자 배우가 연기한다. 도슨트 버전은 김소여, 노은정 두 여자 배우가 연기한다.
오리지널 버전은 인물의 감정과 서사에 집중한 극이라면, 도슨트 버전은 인물의 서사에서 한 걸음 나와 새로운 양식을 통해 4.3을 조명하고자 시도했다는 설명이다. 오이는 두 버전을 모두 관람하면 한 뿌리에서 나온 두 갈래의 연극을 비교해보는 재미와 함께, 두 버전을 모두 관람해야 연결되는 메시지 또한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작·연출은 전혁준, 조연출은 오지혜, 조명감독은 박민수, 음향감독은 박민지, 영상오퍼는 전여경, 행정은 오상운이 맡는다.
오이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하는 2025년 지역대표 예술단체에 선정됐다. 이번 공연은 지역대표 예술단체 지원사업으로 선보이는 4개의 공연 중 첫 번째 공연이다.
공연 시간은 80분이며, 중학생 이상 관람 가능하다. 관람료는 전석 1만5000원이다. 예술인패스, 장애인, 국가유공자, 청소년, 4.3 유족, 재관람 등은 1만원이다.
예매는 온라인 링크( https://m.site.naver.com/1JioK )로 가능하다.
작품을 쓰고 연출한 전혁준은 "저는 2년 전쯤 죽을 고비를 넘기고 나서 주어진 모든 것에 감사한 마음이 생겼다. 최근 그 마음의 유효기한이 2년 밖에 가지 않는 다는 것에 경악하던 중이었다. 그 와중에 '낭땡이로 확 쳐불구정 허다' 초연 때 썼던 글을 발견했다"며 "그 글을 썼던 시점은 관성적으로 연극 작업을 하고 있는 스스로를 자각하고 자기혐오에 빠져 있었다. 현재도 물론 더 치열하지 못함에 자괴감과 죄책감에 몸부림 치고 있지만, 그때는 그것을 받아들이지도 견뎌내지도 못했다. 재공연을 준비하며 방향을 잃지 않으려 애쓰던 과거의 나를 마주하니 감회가 새롭다"고 재공연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저는 아무것도 깨닫지 못한 채 바르작거리며 돛을 펼치고 노를 젓고 있는 것만 같다. 그래도 하나 달라진 게 있다면 눈을 감아도 어디로 가야 할지 보인다. 여러분을 제가 보는 제주 4.3의 풍경 앞으로 데려다 놓을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예술공간 오이
제주시 연북로 66, 에코파인 지하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