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쏙 들어가봤다]불타는 모텔, 우리의 숙소는 안전합니까?

윤소영 2025. 5. 30.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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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밤, 충남 서산의 한 모텔에서 발생한 화재로 1명이 숨지고 20명이 다쳤습니다. 유독가스가 순식간에 건물 전체로 번지면서, 구조 작업이 조금만 늦어졌다면 더 큰 참사로 이어질 뻔했는데요. 인명 피해가 컸던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탈출로 막혀 창문 깼다"⋯필사의 탈출

지난 28일, 서산시 동문동에 위치한 모텔에서 화재가 발생한 모습. (자료출처:시청자)

모텔 객실 창문 사이로, 짙은 연기가 거세게 뿜어져 나옵니다.

3층 투숙객 한 명이 구조 사다리에 의존해 내려오는 모습. (자료출처:대전MBC)

구조 사다리에 몸을 맡긴 투숙객 한 명이 간신히 창밖으로 탈출합니다.

하지만 구조대가 닿지 못한 객실 곳곳에선 "살려달라"는 다급한 외침이 이어졌습니다.

3층 객실에서 구조를 기다리는 투숙객. (자료출처:대전MBC)

그 사이, 연기에 휩싸여 시야에서 사라진 투숙객의 모습도 목격됩니다.

불은 어젯밤 9시 30분쯤, 서산의 한 4층짜리 모텔 2층에서 시작됐습니다.

간밤에 벌어진 ‘필사의 탈출’—화재는 2층 객실 일부만 태우고 1시간 30분 만에 꺼졌습니다.

하지만 50대 남성 1명이 숨지고, 20명이 유독가스를 마셔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모텔 2층 복도. (자료출처:대전MBC)

연기는 순식간에 좁은 복도를 타고 퍼졌고, 스스로 대피한 3명을 제외한 대부분은 안에 갇힌 채 구조대 도착만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스프링클러 없던 206호실, 막을 수 있었던 죽음

모텔에 있는 또 다른 객실 모습. (자료출처:대전MBC)

불은 2층 206호실에서 시작됐습니다.

숨진 50대 남성 투숙객이 머물던 객실입니다.

하지만, 이 객실엔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았습니다.

모텔 외경. (자료출처:대전MBC)

불이 난 모텔은 2003년 사용 승인을 받은 4층 건물입니다.

숙박시설에 스프링클러 설치를 의무화한 규정은 1981년 11층 이상 건물부터 시작돼, 2018년부터는 6층 이상 건물로 확대됐습니다.

하지만, 이전 승인 건물에는 소급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결국, 법적 의무에서 벗어난 '사각지대'에 있었던 셈입니다.

실제로 주변 숙박업소들 상당수도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인근 숙박업소 관계자
"작업하는 사람들이 부탄가스 같은 거 갖고 왔는데 안 된다고 했다가도 인정상 안 된다고 못 하죠. 불은 한 번도 안 나 봤잖아요."

전문가들은 오래된 숙박업소에도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를 소급 적용하고, 정기 점검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실제로 정부는 2019년, 거동이 어려운 환자가 있는 의료기관에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를 소급 적용한 바 있습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과거 고시원 등 영세 사업장에 스프링클러 설치를 소급 적용하도록 정부와 지자체가 지원 사업을 추진한 사례가 있었다"라며, "설치 비용을 정부가 일부 지원하고, 나머지를 건물주나 영업주가 부담하는 방식이 효과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투숙객 구조 과정에서 깨진 창문. (자료출처:대전MBC)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 5년 새 숙박시설에서 난 화재만 1,829건. 1년 평균 365건으로 하루에 한 건씩 불이 났습니다.

그간 38명이 숨지고, 325명이 부상을 입었습니다.

이번 화재 참사를 단순한 사건으로 넘길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한편, 현장 합동감식을 마친 경찰과 소방당국은 방화, 전기적 요인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Copyright © 대전MBC.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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