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울·경, 빈집 활용해 도심에 새로운 활기 불어 넣는다

박동순 2025. 5. 30.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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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전국 최초 ‘빈집뱅크’ 운영
울산, 폐어린이집을 돌봄센터로
경남, 폐공장을 청년학교로 개조
남해군 남해읍 망운로 소재 폐공장(왼쪽)이 청년 공간인 청년학교(오른쪽)로 재탄생했다. [남해군 제공]

[헤럴드경제(울산)=박동순 기자] 농어촌뿐만 아니라 도심에서도 주택이 하나둘 텅텅 비고 있다. 미분양 오피스텔과 공동주택도 늘고 있다. 저출산·사망 등 인구 감소와 신축주택 선호 현상에 따른 결과이다.

하지만 이러한 빈집들이 하나둘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행정기관들이 나서 빈집정비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빈집정비는 도심에 활기를 불어 넣고 있다. 방치되어 있던 폐가가 숙박시설로 재활용되고, 아이들 돌봄센터 등으로 이용되고 있다. 청년들이 찾고,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리는 공간으로 변하고 있다.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실시한 ‘2024년 빈집 행정조사’에 따르면, 부산·울산·경남 지역 빈집 현황은 ▷부산 1만1471호 ▷울산 1855호 ▷경남 1만5796호에 이른다. 경남은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전남 2만6호 ▷전북 1만8300호에 이어 빈집이 세 번째로 많다.(한국부동산원 빈집정보시스템 ‘빈집애’ 참조)

이와 함께 상권 쇠퇴로 상업용 부동산 공실률도 부산·울산·경남 지역이 전국 평균보다 높다. 한국부동산원의 <2025년 1분기 상업용 부동산 임대동향 조사>에 따르면, 부·울·경 지역 오피스 평균 공실률은 15.9%로 전국 평균 8.7%에 비해 2배 가까이나 높다.(아래 표 참조)

◇2025년 1분기 상업용 부동산 임대동향 조사(단위: %)

2025년 1분기 상업용 부동산 임대동향 조사(단위: %)

울산 지역은 빈 주택 1855호에다 올 1월 기준으로 미분양 오피스텔 582호, 미분양 공동주택 1013호에 달한다. 특히 한 건물에 상가가 밀집한 집합 상가 공실률은 20.9%로 전국 평균 10.3%의 2배가 넘는다. 이밖에 어린이집도 지난 2021년 12월 720개소에서 지금까지 167개소나 폐업했고, 미착공 사업장도 공공주택 7개소, 도시개발 9개소에 이른다.

빈집은 안전사고와 위생·악취, 경관저해 등 문제 때문에 지역 전체의 쇠퇴로까지 이어지기도 한다. 울산시는 빈집 장기간 방치로 우려되는 안전사고 및 범죄 해소와 도시미관을 개선하고, 상가는 공공시설로 활용하는 ‘빈집 정비를 통한 도시활력 제고방안’ 추진에 나섰다.

울산시가 도심의 빈 주택을 철거해 주차장으로 활용하거나 새로 단장해 주거취약계층에 임대하는 ‘빈집 리모델링 임대주택 시범사업’을 전면 시행할 예정이다. 사진은 울산 도심의 빈 주택.

울산시의 빈집 정비 추진 내용은 ▷빈집을 철거해 주차장·쉼터·텃밭으로 활용 ▷빈집을 새로 단장해 임대 ▷농어촌 빈집은 재생 후 숙박시설로 활용 ▷미분양 오피스텔을 저소득 청년·신혼부부에 제공 ▷공실 상가를 새로 단장해 공공시설로 활용 ▷폐업 모텔을 국제행사 숙박시설로 활용 ▷폐원 어린이집을 아이돌봄센터로 활용 ▷미착공 사업장을 공공목적으로 활용 등이다.

안승대 울산시 행정부시장은 “국비를 활용한 최소 사업비로 빈집 등을 정비해 시민사회에 제공함으로써 활력이 넘치는 도시로 만들고자 한다”고 밝혔다.

부산시도 올해부터 2030년까지 2000호를 정비하는 ‘부산형 빈집정비 혁신 대책’을 마련했다.

주요 내용은 ▷빈집 철거 지원비 전년대비 2배 인상(호당 2900만원) ▷빈집을 주민 맞춤형 생활 사회기반(SOC)시설로 조성 ▷빈집을 활용한 고품격 주거단지 조성 ▷부동산중개협회와 정부의 빈집 플랫폼을 연계한 빈집 거래 활성화 등을 추진한다.

부산시는 지난 4월 시비·구비 14억원을 들여 영도구 동삼동과 청학동 빈집 2채를 매입해 외국인 유학생 기숙사로, 동구 수정동 빈집 2채를 철거해 체육공원으로 조성하고 있다. 부산시 최초로 빈집을 공유 재산화해 기반시설을 조성하는 사례이다.

특히 부산 중구청은 올해부터 전국 최초로 빈집 임대차 중개를 지원하는 ‘빈집뱅크’ 플랫폼을 운영해 커다란 호응을 얻고 있다. 이 플랫폼은 빈집 정보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구청이 집수리와 전·월세 등 임대차 계약까지 지원한다.

부산 중구청 정비사업계 조우창 주무관은 “거래 활성화를 위해 빈집 소유주가 시세보다 싸게 플랫폼에 정보를 입력하는 대신, 구청이 일정 금액의 집수리 비용을 지원해 쉽게 임대차가 이루어지도록 하고 있다”며 “올해 들어 6건의 거래를 성사시켰다”고 소개했다.

경남도는 빈집이 2020년 9621호에서 ▷2021년 9857호 ▷2022년 1만1417 ▷2023년 1만1565호 ▷2024년 1만5796호로 빈집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남해군(1227호)과 하동군(1119호), 의령군(1110호) 등 농촌 지역 빈집이 많다.

이에 따라 경남도는 국비와 도비, 시·군비 15억6800만원을 확보, 폐가로 방치되고 있는 빈집을 철거해 양호한 주거환경을 조성하고, 활용가능한 빈집은 리모델링 후 주거약자에게 제공하는 빈집정비사업을 펼치고 있다.

대표적인 성공 사례가 폐공장을 청년 커뮤니티 공간으로 재생한 남해읍 망운로 청년센터 ‘바라’와 청년학교 ‘다랑’이다. 남해군의 ‘중심시가지형 도시재생사업’ 덕분에 폐공장이 2021년 7월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한 것이다. 청년센터 ‘바라’는 읍 도심 중심부에 위치한 한옥을, 청년학교 ‘다랑’은 읍내에 있던 옛 떡공장을 각각 리모델링했다.

이들 공간에는 ▷청년 일자리 등을 상담할 수 있는 상담실 ▷휴식과 미팅을 위한 멀티라운지 ▷공연 및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는 다목적홀이 있어 청년들로 활기가 넘쳐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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