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계일주', 삶을 길어올리는 기안84의 투박한 여정 [예능 뜯어보기]

아이즈 ize 정명화(칼럼니스트) 2025. 5. 30.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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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충우돌 기상천외한 여행 속에서 훈훈한 감동 선사하는 성장

아이즈 ize 정명화(칼럼니스트)

사진=방송 영상 캡처

히말라야 해발 수천 미터의 고산지대를 헉헉대며 걸어가는 남자. 머리에 둘러맨 끈으로 지탱하는 짐의 무게는 30kg이 넘는다. 순박한 네팔 청년과 가쁜 숨을 몰아쉬며 차마고도를 지나는 이 모습은 놀랍게도 여행의 한 순간이다. 수천 년의 시간을 품은 '차마고도'를 무대로 기안84는 또 한 번 낯설고 고단한 여행을 시작했다. 이번 시즌을 마지막으로 하겠다는 그의 말이 진심처럼 느껴질 만큼, 이번 여정은 물리적으로나 감정적으로나 쉽지 않은 기록이다.

MBC 예능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시즌4'(이하 태계일주4)가 이번에는 네팔로 떠났다. 기안84의 '날 것' 그 자체의 여행 네번째 이야기로, 이번 시즌을 마지막이라 예고한 상태다. 그동안 인도와 마다가스카르, 미국을 거치며 범람하는 여행 콘텐츠 속에서 생생한 존재감을 드러내오던 '태계일주'는 이번 네팔 여행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그간의 시즌을 통해 합을 맞춰온 여행 친구들과 합류 하기 전 기안84는 홀로 네팔의 한 마을을 방문한다. 네팔의 오랜 무역길, 차마고도. 높고 험한 그 길에서 이제 갓 스물이 된 셰르파 청년 타망과 라이를 만난 기안84는 기꺼이 그들의 길동무이자 동료가 되어준다. 집안 형편으로 학교에 가지 못하는 두 청년은 코리안드림을 꿈꾸며 언젠가 한국에서 일하고 싶다는 소망을 품고 무거운 짐을 지어나른다. 

사진=방송 영상 캡처 

어린 청년의 짐을 대신 들어주고, 그의 집을 방문해  가족을 만나고 함께 식사를 하면서 기안84는 짧은 시간에도 네팔 청년의 가슴에 깊이 남는, 헤어지고 싶지 않은 형이 된다. 단순히 보고 즐기고 느끼는 것이 아닌, 현지인의 삶에 녹아드는 '찐' 체험을 통해 인생을 배우고 각국의 친구를 만드는 기안84만의 여행이 이번 네팔 편에서도 오롯이 빛을 발하는 장면이다. 매 발걸음마다 낯선 타국에서 삶을 배우는 기안84의 나홀로 여행은 시즌을 거듭하며 깊이와 웃음을 더해왔다. 투박하고 거칠지만 순수한, 그리고 거침없이 이국의 삶에 뛰어드는 기안84의 기상천외한 여정은 예상할 수 없는 즐거움을 전해줬다.

잔잔한 감동으로 시작한 기안84 홀로 여행이 끝나고 지난 시즌을 통해 합을 맞춰온 동료들이 합류한다. 시즌 1의 덱스를 비롯해 절친 이시언과 여행 전문 유튜버 빠니보틀이 이번 시즌에 함께 하며 최고의 케미를 만들어낸다. 화면 밖으로 뿜어져 나오는 네 사람의 절친 에너지는 2화에서 네팔의 '디진다랜드'에서 대환장 폭소를 연출한다. 놀이기구를 타는 이들의 극과 극 반응이 보는 이로 하여금 웃음을 자아낸다. 

사진=방송 영상 캡처

연이은 강행군으로 지친 몸을 이끌고 도착한 곳은 네팔의 용병 '구르카' 양성 학원. UDT 출신 덱스를 위한 맞춤형 체험을 위해 찾은 이곳에서 네 사람은 극한 훈련을 받으며 체력의 한계를 절실히 느끼기도 한다. 3화 전편에 걸쳐 구르카 체험의 이모저모가 그려지고, 다음 화에서는 구르카를 꿈꾸는 현지 청년들과의 좀 더 끈끈한 정을 만들어갈 에피소드가 예고됐다. 

언제 어디서나 거리낌없이 현지인들 속으로 뛰어들고 이질감 없이 스며드는 기안84의 자세는 말끔하게 정리된, 인테리어숍에 진열된 장식품같은 많은 여행기 속에서 진정성이라는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그곳이 어디든 늘 함께하고, 같이 걸으며, 어울려 먹고 잠을 자는 그만의 여정은 그 어떤 여행보다 진솔하고 유쾌하다. 엉뚱하고 기상천외한 좌충우돌로 가득한 '태계일주'는 기안84의 인생 성장기이자 '생고생' 체험 삶의 현장, 국경을 넘어선 투박한 휴먼 드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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