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집중][사이시옷] 변호사 “가정폭력-스토킹 피해자에게 ‘빨리 이사가라’ 조언이 현실”

MBC라디오 2025. 5. 30. 09:55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안준형 변호사>
-동탄 살인 사건, 서장 사과했지만 초동대응부터 다 문제
-사실혼 폭력, 세 번째 신고 후 가정폭력 사건으로 판단
-피해 녹음파일 등 구속 수사 요청, 한 달 동안 경찰 대응 無
-가정법원, 접근금지 신청 후 재판 기일 잡는 데만 한 달 이상
-유사 사건 전수 점검, 피해자 보호조치 재검토? 늘 같은 해명 반복
-경찰 인력 부족도 한 원인

■ 방송 : MBC 라디오 표준FM 95.9MHz <김종배의 시선집중>(07:05~08:30)
■ 진행 : 김종배 시사평론가
■ 대담 : 안준형 변호사

◎ 진행자 > [사건과 사건사이-사이시옷] 안준형 변호사 모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 안준형 > 네, 안녕하세요.

◎ 진행자 > 오늘은 어떤 이야기일까요?

◎ 안준형 > 지난 12일 경기 화성에서 30대 남성이 옛 연인이었던 여성을 납치해서 살해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문제는 피해 여성이 여러 차례 경찰에 신고를 하고 고소를 했음에도 경찰의 미온적 대처로 일어난 비극이었다는 것인데요. 결국 지난 수요일, 강은미 경기 화성 동탄경찰서장이 직접 나서서 공개 사과를 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화성에서 일어난 끔찍한 비극의 원인이 무엇인지 한번 꼼꼼히 짚어보고자 합니다.

◎ 진행자 > 서장이 직접 나서서 공개 사과까지 했다면 잘못을 인정한다는 건데요. 뭘 잘못한 겁니까?

◎ 안준형 > 일단은 초동대응부터 문제라는 말이 많은데요. 사건을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서 스토리를 조금 말씀을 드리면 일단 죽은 고인과 가해자는 2017년부터 동거를 했는데 2020년부터 남성의 폭력이 시작됐다고 해요. 결국 참다못한 피해자가 처음에 경찰에 신고를 한 게 2024년 작년 9월 9일이었습니다. 당시 출동한 경찰은 동거하는 연인 사이에 발생한 폭력 사건임을 확인은 했지만 가정폭력이 아닌 단순한 교제폭력으로 판단하고 조용히 물러갔다고 합니다. 흔히 가정폭력 사건에서는 체크리스트라는 걸 경찰이 작성하도록 되어 있거든요. 이 폭력의 정도가 얼마나 심한지 재발의 위험은 있는지 이런 걸 기록하게 되어 있는데 그런 체크리스트조차 작성을 안 했다고 해요. 문제는 피해자가 2월 또 3월 이런 식으로 총 9번 경찰에 신고를 했는데요. 경찰은 세 번째 신고가 되어서야 비로소 이 사건을 가정폭력 사건으로 판단을 하고 긴급임시조치를 진행했다고 합니다.

◎ 진행자 > 조치되면 매뉴얼이 있지 않나요?

◎ 안준형 > 네, 매뉴얼이 있죠. 실제로 단순 폭행이나 폭력 사건 같은 경우는 폭행의 정도가 심하지 않으면 경찰이 할 수 있는 일이 잘 없어요. 그냥 현장에서 피해자랑 가해자를 분리하는 조치 밖에 못 해요. 만약에 폭행이 좀 심하다 싶으면 현행범으로 체포해 갈 수는 있겠지만 그 정도가 아니라면 경찰이 할 수 있는 일이 제한적인데 그래서 만들어진 법이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거든요. 가정폭력은 재발 혹은 경찰이 물러간 다음에 가정 내에서 보복이라든지 더 심한 폭행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검사랑 경찰한테 훨씬 더 폭넓은 권한을 부여한 법이에요. 예를 들면 응급조치라고 해서 가해자 피해자를 분리하고 피해자를 상담소로 보낸다거나 또 재발 시에는 임시조치라고 그래서 퇴거, 접근금지, 심한 경우에는 유치장이나 구치소에 유치까지 할 수 있거든요. 근데 여기서 문제는 가정폭력에만 적용할 수 있다는 거잖아요. 법 이름이 가정폭력법이니까. 근데 현실에서는 혼인신고를 하지 않고 그냥 같이 사는 동거하는 연인이라든지,

◎ 진행자 > 사실혼 관계.

◎ 안준형 > 예, 교제 폭력이라든지 이런 경우에까지 확장해서 적용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법에는 사실혼에만 적용한다고 써 있어요. 사실혼에는 적용할 수 있다. 그래서 경찰이 판단을 해야 되는 거예요. 현장에 도착했을 때 이게 단순히 놀러 온 연인 사이인지

◎ 진행자 > 그걸 현장에 가서 어떻게 알아요? 혼인신고서 내라고 할 것도 아니고 어떻게 판단하죠?

◎ 안준형 > 문답을 하면 충분히 알 수 있죠. 둘이 같이 사는 사이냐, 같이 산 지 얼마나 됐냐.

◎ 진행자 > 그런다 하더라도 법률혼 관계가 아니면,

◎ 안준형 > 법률혼 관계가 아니면 사실혼 관계인지 여부는 물어서 확인할 수밖에 없죠. 근데 이번 사건에는 심지어 사실혼 사건이기 때문에 법령이 적용 가능했음에도 불구하고 세 번째 신고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적용됐다고 해서 아쉬움이 남습니다.

◎ 진행자 > 그런데 피해자가 그동안 피해 사례를 모은 녹음파일과 수백 장 분량의 서류를 제출하면서 구속 수사를 요청을 했는데 경찰이 한 달 동안 아무 조치를 안 취했다, 이런 얘기도 있던데요.

◎ 안준형 > 이게 아쉬운 점인데요. 사실 가정폭력이나 이런 연인 사이의 교제 폭력에서 경찰의 대응이 좀 미온한 사건들은 저희가 많이 접했잖아요. 근데 그런 경우는 대부분 피해자도 적극적으로 수사나 처벌 요청을 안 한 경우들이 많았거든요. 이번 사건은 정말 안타까운 이유가 피해자가 구속해달라고 요청까지 하고 막 자료를 600장이나 내고 했는데도 조사가 안 이루어졌다라는 게, 구속이 안 이루어졌다는 게 안타까운데 그 뒤에는 배경이 있더라고요. 당시 경찰 담당 과장이 담당하고 있는 수사관한테 지시를 합니다. 이거는 구속영장을 신청해야 될 사안으로 보인다고 지시를 했는데 하필 담당 수사관이 갑작스럽게 휴직을 했대요. 그래서 인수인계가 이루어지지 않으니까 경찰이 검사한테 영장을 신청조차 안 한 거죠. 그리고 영장 신청이 만약에 제대로 이루어져서 구속이 만약에 됐더라면 죽음은 막을 수 있지 않았나 이런 좀 비판이 일고 있습니다.

◎ 진행자 > 근데 유사 사건이 꽤 있지 않았어요? 그동안.

◎ 안준형 > 그동안 유사 사건이 많았죠. 여전히 가정폭력에 대해서는 미온적으로 관대한 분위기가 현장에 있는 것이 사실인 것 같습니다.

◎ 진행자 > 매뉴얼까지 만들어졌다는 것은 유사 사건이 꽤 많았기 때문에 여기에 기민하게 대응하라는 취지가 깔려있는 거잖아요?

◎ 안준형 > 그렇습니다.

◎ 진행자 > 결국은 경찰이 이걸 제대로 안 한 거잖아요?

◎ 안준형 > 그러다 보니까 경찰서장까지 나와서 사과를 하기에 이르렀는데요. 사실은 경찰들도 할 말이 있을 것 같기는 해요. 왜냐하면 저는 실무에서 고소도 많이 하고 피해자 대리도 많이 하니까 현장에서 경찰들을 많이 만나잖아요. 근데 확실히 경찰들이 요새 인력 부족 문제가 좀 심각하긴 합니다.

◎ 진행자 > 가정법원에 신청하는 접근금지신청 있잖아요. 그 다음에 수사기관에서 하는 긴급분리조치가 있고 어떻게 다른 거예요?

◎ 안준형 > 긴급분리조치는 경찰이 그 상황을 목도하고 긴급하게 할 수 있는 거예요, 법원의 허락 없이. 근데 가정법원에서 접근금지 같은 경우는 법원의 허락을 받아서 접근금지 상대방에 대해서 법원이 명령을 내리는 거거든요. 이것도 조금 문제가 있는 게 스토킹 범죄 같은 걸 제가 변호를 하다 보면 가정법원에 접근금지를 많이 신청하는데 재판 잡히는 데만 한 달이 넘게 걸리는 경우들이 있더라고요. 그러면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잖아요. 그래서 저는 이런 일을 여러 번 겪다 보니까 스토킹 범죄, 혹은 연인 사이에 범죄가 일어나서 상담을 왔을 때는 현실적으로 변호사인데도 불구하고 제가 어떻게 조언을 하냐면 빨리 이사 가세요, 전화번호 바꾸고 빨리 이사 가세요라고 얘기를 해야만 할 정도로 대응이 느린 게 현실이에요.

◎ 진행자 > 근데 신청을 하더라도 받아들여지는 데까지는 오래 걸린다면서요?

◎ 안준형 > 오래 걸려요. 일단 재판이 열리고요. 거기서 가해자를 법원에서 불러요. 근데 법원에 안 나오는 경우도 있고 가해자가 변호인을 선임해서 접근금지를 다투는 경우도 있고 그러다 보면 한 달 두 달 이어지죠. 그 사이에 추가 범죄가 일어나면 막을 수가 없잖아요.

◎ 진행자 > 법원에 달려가는 것보다 수사기관에 달려가서 긴급분리조치, 이건 빠르게 될 수 있는 건가요?

◎ 안준형 > 네, 그건 할 수 있는데 접근금지라고 하면 경찰이 지나간 다음에 경찰이 출동 다 끝나고 돌아간 다음에도 피해자한테 더 이상 못 가게 막는 거잖아요. 그런 조치는 가정폭력이 아닌 이상 일반 단순히 연인 간 혹은 지인 간의 범죄에서는 법원의 명령 없이 경찰이 함부로 할 수는 없습니다.

◎ 진행자 > 근데 이전에 다른 사건을 보면 그래서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서 워치를 주고 누르면 바로 경찰이 긴급 출동할 수 있게 한다라고 했지만 이것도 사실은 별로 효과 없다는 얘기도 그전에 많이 있고 막 이러지 않았었습니까?

◎ 안준형 > 네, 여전히 달라진 건 없는데요. 경찰에 신고하면 긴급하게 호출할 수 있는 전화기 같은 걸 주기도 하고 또 폭력 현장을 좀 더 자주 순찰해 준다, 이렇게 하긴 하는데 계속해서 반복돼서 이런 사건이 일어나고 있는 거는 법이 있는데도 그거를 집행할 인력 부족 문제도 있는 것 같고요. 경찰 인력이 좀 부족하다 보니까 이 가정폭력 사건이나 교제 폭력 사건의 전문적인 교육이나 전문적인 현장 실습이라든지 전문 인력 양성이 현실적으로 부족한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을 합니다.

◎ 진행자 > 알겠습니다. 아무튼 경찰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유사 사건을 전수 점검한다, 피해자 보호 조치도 재검토하겠다, 이렇게 나왔는데 제대로 될까요?

◎ 안준형 > 매번 이런 사건이 일어나면 같은 해명이 반복되죠.

◎ 진행자 > 근데 전수 점검이 현실성 있는 얘기라고 생각하세요?

◎ 안준형 > 서류 검토는 하겠죠. 여태까지 있었던 가정폭력 사건들의 서류를 다시 한번 본다거나 경찰서 위에 경찰청이 있잖아요. 이게 동탄 화성에서 일어난 일이니까 경기남부경찰청, 윗선에서 나와서 전수 검사를 한다고 하는 건데 어쨌든 내부감사에 그치기 때문에 근본적인 해결책이 있지 않고서는 똑같은 일이 반복되는 비극을 현실적으로 막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 진행자 > 그러면 변호사님이 보시기에 근본적인 해결책은 뭐라고 보세요?

◎ 안준형 > 지금 사실 검경수사권이 조정이 됐잖아요. 수사를 경찰이 예전보다 훨씬 많이 한다는 거죠. 그러면 경찰 수사 인력이 확충이 되고 늘어야 되는데 그게 지금 제자리걸음이라는 거예요. 그래서 최근에 변호사협회에서 간담회가 있었는데 어떤 내용이 있었냐면 경찰들이 고소장을 제출하면 받아주지 않는다는 거예요. 고소장을 제출한 의뢰인을 불러다가 이러이러한 이유로 이거 안 되니까 다시 가져가세요라고 반려를 한다는 거죠.

◎ 진행자 > 그래요?

◎ 안준형 > 근데 그게 법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해요, 근거가 없기 때문에.

◎ 진행자 > 고소를 반려할 수도 있나요?

◎ 안준형 > 그게 법적으로 반려할 근거가 없는데도 현실적으로 그러고 있는 거죠. 그래서 변호사들끼리 어떤 얘기가 있었냐, 우편으로 접수해라, 등기로 접수해라, 그럼 반려를 못 한다, 이 정도로 경찰 인력 문제가 심각합니다.

◎ 진행자 > 그것부터 풀어야 되는 거 아니냐 이런 말씀이시네요.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들어야 될 것 같네요. 고맙습니다.

◎ 안준형 > 네, 감사합니다.

◎ 진행자 > 안준형 변호사와 함께했습니다.

[내용 인용 시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Copyright © MBC&iMBC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학습 포함)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