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집중] ‘경북 산불’에 희생된 산불감시원, 예우는커녕 '순직' 인정도 미지수
- '대피'가 아닌 '해산 명령' 내려진 뒤 실종…도로 위, 숨진 채 발견
- 차량 버리고 맨몸으로 탈출 시도 추정…불탄 휴대폰과 무전기 발견
- 유족 "영덕군수, '최대한 예우하겠다' 말해…'순직' 인정될 거라 들어"
- '주민 대피' 지원차 영해면사무소 향하던 중 사고…'공무 수행 중 사망' 인정돼야
- 영덕군수, '최대한의 예우' 약속했지만 '분향소' 조차 마련 안 돼
- 사망한 신씨, 주민 대피 도우라는 '지시' 받았던 걸로 확인
- 유족, '위험 직무 순직'을 인정 받아야만 보상금 받을 수 있는 상황
- 산불감시원, 비공무원도 공무 수행 중 사망 시, 순직 인정 제도 마련
- 유족 "방독면이라도 있었으면 사고 막았을 것…산불감시원 장비 매우 열악"
- 철수 명령 서두르지 않고, '각자 해산 명령'…영덕군청의 대처 아쉬워
■ 방송 : MBC 라디오 표준FM 95.9MHz <김종배의 시선집중>(07:05~08:30)
■ 진행 : 김종배 시사평론가
■ 대담 : 김보경 셜록 기자
◎ 진행자 > 영남지역 대형 산불이 발생한지 벌써 두 달이 지났는데요. 여러분들도 아마 기억하실 겁니다. 당시 경북 영덕군 매정리 인근 7번 국도에서 60대 산불감시원이 숨진 채 발견되는 일이 있었는데요. 그 이후에 점검할 사항이 있다고 합니다. 이 점을 취재한 진실탐사그룹 셜록의 김보경 기자를 모셨는데요. 관련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 김보경 > 안녕하세요.
◎ 진행자 > 일단 우리 기억을 더듬어보기 위해서 이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 간략하게 다시 한 번 정리해주실래요?
◎ 김보경 > 영덕군청 영해면사무소 소속 산불감시원 신응국 씨는요, 14년 차 베테랑입니다. 이날 신 씨를 포함한 영덕군청 소속 산불 진화 인력 13명이 3월 25일에 의성군 산불 진화 현장을 위해서 지원을 나갔는데요. 당일 오후 5시 50분쯤에 의성군에서 시작한 산불이 청송군을 거쳐서 영덕군으로 번지던 시점이었어요. 이미 도로까지는 불길이 넘어와서 곳곳이 통제가 됐던 상황입니다. 근데 오후 6시 무렵 철수 명령을 받았던 산불감시원들이 승합차를 타고 영덕으로 향했는데 이미 도로는 불지옥으로 바뀌었고요. 전기가 끊겨서 앞도 보이지 않는 상황이었습니다. 원래 의성에서 영덕까지는 한 1시간 정도 거리인데 돌고 돌아서 3시간에 걸려서 최초 집결지였던 영덕문화원에 오후 9시에 간신히 살아서 복귀하게 됩니다. 근데 문제는 여기서 대피가 아니라 각자 해산 명령이 떨어지면서 문제가 생겼는데요. 산불감시원들이 각자 소속된 읍면사무소로 복귀하고자 흩어졌는데 이때 차를 타고 나갔던 신응국 씨가 실종이 됩니다. 그래서 실종된 지 이틀 뒤인 27일에 영덕읍 매정리 인근 산 중턱 비포장 도로 위에서 까맣게 전소된 트럭이 발견이 되고요. 그 주변에서 숨진 신 씨도 발견이 됩니다.
◎ 진행자 > 지금 주변에서 발견이 됐다고 말씀을 주셨는데 차를 타고 나가는데 차량 내부가 아닌 그 인근 도로에서 발견됐다, 이걸 어떻게 해석을 해야 되는 걸까요?
◎ 김보경 > 당시 집결지에서 돌아가야 하는 영해면까지, 원래대로라면 7번 국도를 관통을 해서 지나가야 하는데 중간에 신 씨가 매정리 방향으로 빠졌습니다. 저희가 추측하기로는 본능적으로 바다 쪽으로 향하고자 한 걸로 추정을 하고 있어요. 불이 너무 크게 났으니까요. 여기서 합류 지점에서 큰 길로 빠져서 해안도로로 갔었어야 했는데 불길에 시야가 보이지 않았는지 좁은 산길로 올라가게 됩니다. 그래서 그날 밤 신 씨가 생사가 달린 몇 번의 갈림길을 원치 않게 마주했던 걸로 보여지는데요. 산 중턱에서 마지막에 차를 버리고 맨몸으로 탈출을 감행을 했던 것 같은데 30m도 채 가지 못한 채 풀숲에서 쓰러졌고요. 차 옆에는 불탄 핸드폰과 무전기도 발견이 됐습니다. 그래서 급히 연락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던 걸로 추정이 됩니다.
◎ 진행자 > 당시 신 씨를 추모하는 자리에 동료들을 비롯해서 경북 도의원, 영덕 군수 등 많은 이들이 참석을 했다고 하는데요. 당시 상황 유족의 얘기로 잠깐 들어보시겠습니다.
- 신정우/故 신응국 씨 아들 > 처음에는 군수님 와 가지고 최대한 예우로 해주신다 하고 순직 처리해주신다 하고 장례식 비용이나 이런 걸 다 지원해주고 최대한 예우를 해준다고 하셨고, 근로복지공단에서도 산재 처리를 빨리빨리 해 주신다고 했어요. 지금은 얘기하는 게 이제 부검을 해가지고 수사 종결이 안 돼 가지고 아직 처리가 안 된다고 그렇게 얘기를 해 주더라고요.
◎ 진행자 > 이제 여기서부터 얘기를 시작을 해야 될 것 같은데요. 해당 군청에서는 유족에게 산재나 순직 처리가 될 거다 이렇게 이야기를 했다고 하는데 실제로는 어떻습니까?
◎ 김보경 > 사실 사망 사건으로부터 두 달이 벌써 지났는데요. 유가족 입장에서는 변화된 게 전혀 없는 상황입니다. 지난달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에 산재는 신청했지만 아직은 기다리는 상태인데요. 물론 일하다 사망했으니까 산재 인정은 문제가 크게 되지 않을 거라고 보는데 지금 과제는 순직이 인정되게끔 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공무 수행 중에 사망한 경우에 한해서 인정이 될 수 있는데요. 사실 신 씨의 이동 경로를 보면 7번 국도 인근에서 사고가 났고 당시 산불감시원들이 해산하기는 했지만 각자 읍면사무소로 흩어져서 주민 대피를 도와야 했던 상황이에요. 그래서 신응국 씨도 같은 이유로 영해면사무소로 향하고 있었던 걸로 지금 추정이 되고요. 사실 주변 사람들은 신응국 씨를 FM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굉장히 책임감이 강했던 인물이거든요. 그리고 당시 영해면에 살고 있던 신 씨의 가족들도 이미 대피를 하고 있었던 상황입니다. 그래서 아내가 사건 당일에 영해면 집으로 오면 안 된다. 최초 집결지였던 영덕읍에서 남편 분한테 자고 와라 이랬고 신 씨도 알았다라고 답을 했습니다. 이분이 사실은 귀가를 하다가 이런 사고를 당한 것이 아닌 주민 대피를 돕기 위해 영해면사무소로 향하다가 지금 이런 사고를 당한 걸로 보이는 상황입니다.
◎ 진행자 > 유가족에게 최대한의 예우를 하겠다고 약속을 했었다면서요?
◎ 김보경 > 네, 그렇습니다.
◎ 진행자 > 근데 그게 지금 이행이 되고 있는 겁니까?
◎ 김보경 > 지금 그게 사실은 순직보다도 급한 저희가 가장 주목해야 될 과제라고 생각을 하는데요. 첫 번째로 영덕군청 김광열 군수가 유가족한테 최대한의 예우라고 약속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분향소조차 마련을 하지 않았습니다.
◎ 진행자 > 그래요?
◎ 진행자 > 이번에 경북 산불로 피해를 본 5개 시군 중에서 영덕만 빼고 모두 희생자 합동 분향소가 마련이 됐었거든요. 당시 언론에서는 유가족의 뜻에 따라서 영덕군은 합동분향소를 마련하지 않았다 이렇게 보도가 됐는데요. 신 씨의 가족들은 그런 뜻을 밝힌 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두 달이 지난 현재까지도 약속한 장례비 1500만 원도 아직 받지 못 했고 위로금도 일부만 받은 상황인데 사실 이것도 정부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를 해서 받을 수 있었던 것이지 영덕군이 자체적으로 결정해서 준 지원금도 아닙니다.
◎ 진행자 > 근데 이런 상황에서 유족이 업무 중에 사망했다는 것을 입증을 해야 되는 거예요?
◎ 김보경 > 네, 맞습니다. 사실은 영덕군청 소속의 산불감시원들인데요. 그날 각각 소속된 9개 읍면사무소의 직접 근로 계약을 맺은 기간제 근로자들이 파견 조치가 됐던 거였습니다. 신응국 씨 같은 경우는 영해면사무소 소속이었고요. 그래서 저희가 해산한 이후에 각자 복귀 조치라는 판단이 내려졌을 때 어떻게 이분들이 조치를 하셨는지를 확인을 해 봤어요. 그랬더니 함께 파견됐던 산불감시원 분들 중에 세 분 정도는 각자 소속인 읍면사무소로 복귀를 해서 주민 대피를 도왔다고 합니다. 신응국 씨가 업무지시를 받았는지 사실 이게 굉장히 중요한 쟁점인데 지금 영덕군청이 근로복지공단에 제출한 사실확인서를 통해서도 영덕군 산림보호팀장이 모든 산불감시원들을 상대로 주민 대피 지시를 내렸던 상황이었다고 써져 있는 걸 저희가 확인을 했습니다.
◎ 진행자 > 그러면 순직 인정까지는 문제될 거 없는 거 아니에요?
◎ 김보경 > 그렇게 볼 수도 있는데요. 사실 실제 순직 인정까지 받을 수 있는지는 조금 기다려 봐야 하는 상황입니다. 왜냐하면 이게 공무 수행 사망자 순직이기 때문에 산재가 또 인정이 되어야 신청할 수 있는 자격 조건이 생겨서 아직은 신청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특히 유족이 보상금을 받으려면 여기서도 일반 직무 순직이 아닌 위험 직무 순직으로 인정이 되어야 하는데요.
◎ 진행자 > 그게 종류가 있어요?
◎ 김보경 > 네, 보상금의 종류가 조금 구분이 되는데 공무원 신분이 아니기 때문에 조금 구분이 됩니다. 그래서 위험 직무 같은 경우는 조금 더 직접적인 원인이 되는, 예를 들어 소방관이면 불을 끄는 과정에서 그 불이 직접적으로 사망을 초래하는 이런 경우에 한해서만 위험 직무 순직이 인정이 되는데요. 일반 순직의 경우에는 산재보험 유족 급여 외에 별도 급여가 지급되지 않아요. 대신에 심사를 거쳐서 국가 유공자, 국가보훈보상자로 인정이 되어야만 추가적인 예우가 가능하고요. 위험 직무 순직에 한해서만 지금 유족이 보상금을 받을 수 있는 상황입니다.
◎ 진행자 > 저희가 이걸 다루는 주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는데 순직 인정받기가 참 어렵다.
◎ 김보경 > 네, 맞습니다.
◎ 진행자 > 이 사례 말고도 사실은 그전에도 몇 가지 사례가 있었던 걸로 제가 기억을 하고 있는데, 이번 경우 같은 경우는 산불감시원의 지위, 봄이나 가을철에만 근로 계약을 맺고 일하는 형태라면서요. 혹시 이게 인정받는 데 걸림돌이 되는 건 아닙니까?
◎ 김보경 > 사실은 이 순직 같은 경우는 공무 수행 사망에 대한 순직이에요. 그래서 산불감시원들이 다행히 도급계약 이런 게 아니고 근로 계약을 명확하게 맺고 있기 때문에 신분 자체에서는 큰 문제는 없을 걸로 보이거든요. 우리나라에는 일단은 공무원은 아니지만 공무수행 사망자 그 자체로도 순직이 인정되는 제도가 있어서 공무원이 아닌 근로자가 공무원과 동일하게 순직 인정이나 예우를 받을 수 있는 이런 제도가 있기는 합니다.
◎ 진행자 > 알겠습니다. 유가족의 입장이 좀 더 궁금한데요. 추가로 좀 더 들어보시죠.
- 신정우/故 신응국 씨 아들 > 아버지가 돌아가실 때 화재사가 아니고 먼저 질식사를 하신 것 같은데 그때 뭐 방독면이라도 하나 있었으면 부상은 입어도 숨지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 돌아가시지는 않을 것 같은데 그런 생각을 했죠. 그리고 감시원들이 장비들이 너무 열악해가지고 뭐 방진복 이런 것도 없고 그냥 일반 신발도 그냥 군화식으로 돼 있고, 안전모도 없고, 뭐 안전모도 있어도 건설현장에서 쓰는 그런 일반 모자고 장갑도 그냥 일반 장갑인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장비를 좀 잘 해야 될 것 같아요.
◎ 진행자 > 그러면 영덕군청의 조치는 어떻게 평가해야 되는 겁니까?
◎ 김보경 > 사실 저는 영덕군청의 조치가 굉장히 아쉬웠던 게 어떻게 보면 이분이 죽지 않고 살 수 있었구나 하는 두 번의 기회 정도가 있었다라고 저희는 보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영덕군청이 왜 철수 명령을 서두르지 않았는가 이 지점입니다. 산불감시원들이 당일 오후 5시 40분경에 영덕군으로부터 철수 명령을 받았는데요. 이미 불길은 그때 의성에서 청송을 건너서 영덕군까지 다 번지고 있었던 상황입니다. 근데 그때 철수가 됐으니 이미 늦은 상황인 거죠. 근데 이웃한 청송군의 경우에는 애초에 산불감시원들을 의성 산불 진화 현장에 투입하지 않았다고 해요. 왜냐하면 산불감시원의 나이대가 70대 언저리고 직접 불을 끄는 업무를 담당하지도 않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의성 현장에 나가는 것 자체가 적절하지 않다 이렇게 판단을 했다고 해요. 그래서 직접 불을 끄는 진화대만 투입을 했는데 이조차도 25일 당일 산불진화대가 낮 12시에 복귀하는 조치를 하거든요. 그러니까 청송군으로 불이 번지기도 전에 복귀할 수 있도록 조치를 내린 겁니다. 반면에 영덕은 이미 불이 다 번진 이후에 거의 비슷한 시간에 철수하면서 당일에 불길에 차량이 고립돼서 대형 참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었던 상황에 있었고요. 두 번째는 영덕으로 간신히 살아서 돌아왔는데 이때도 대피가 아니라 각자 해산을 명령을 했다라는 점입니다. 파견된 산불감시원들이 복귀했던 최초 집결지 바로 옆이 군민들이 대피하는 장소였어요. 걸어서 10분밖에 되지 않는 거리였는데 여기서 대피가 아니라 알아서 해산명령을 해라, 각자 알아서 판단해서 복귀를 해라라는 명령이 떨어진 거죠. 저희가 아까 말씀드렸던 근로복지공단에 제출한 사실확인서에도 그 인솔자가 영덕의 상황을 정확하게 인지를 못하고 이들에게 복귀 지시를 했다라는 내용이 적혀 있기도 합니다.
◎ 진행자 > 알겠습니다. 저희가 이거를 다루는 취지는 아마 애청자 여러분들도 이해를 하실 것 같은데요. 항상 상황이 발생했을 때 그때는 반짝하다가 그 상황이 끝나고 나면 그 다음부터는 까맣게 잊어버리고 입길에도 오르지 않는 이런 경우가 많다 보니까 그러다 보니까 상황 해결이 더 안 되는 경우들이 있거든요. 이럴수록 계속 더 관심을 가지고 문제 제기를 해야 될 필요가 있지 않는가 싶어서 오늘 이 문제를 다뤄봤습니다. 관련 내용 취재했던 진실탐사그룹 셜록의 김보경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보경 > 네, 감사합니다.
[내용 인용 시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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