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틀리면 빠꾸"… 드라마가 그리는 좋은 어른

정한별 2025. 5. 30. 09:29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구도원·양관식·배영웅, 드라마 속 좋은 어른의 예
대중문화평론가 "좋은 어른 캐릭터, 대중의 욕망 투영된 것"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의 구도원은 좋은 어른 캐릭터의 대표적인 예다. tvN 제공

대가 없이 손을 내밀어 주고,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좋은 어른'을 만나는 일은 쉽지 않다. 수많은 가정폭력 사건들만 봐도 피가 섞인 부모조차 좋은 어른이 되어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드라마에는 이러한 인생 선배들이 자주 등장한다.

최근 막을 내린 tvN 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에는 구도원(정준원) 캐릭터가 등장한다. 고윤정은 최근 진행된 종영 인터뷰에서 구도원을 "어른다운 어른"이라는 말로 표현한 바 있다. 구도원은 후배들에게 따뜻한 조언을 건네고, 억울한 상황 속에 놓인 오이영(고윤정)을 대신해 나선다. 물론 의사로서의 능력 역시 뛰어난, 제 몫을 잘 해내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에는 양관식(박보검)이 등장한다. 양관식은 가족들을 위해 살아온 인물이다. 그가 딸에게 했던 "수 틀리면 빠꾸"라는 말은 많은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선물했다. 양관식은 국민학교에 첫 등교하는 딸에게 "일단 학교 갔다가 아니다 싶으면 빠꾸. 냅다 집으로 뛰어와. 아빠 집에 있어"라고 말했다. 딸이 달리기 시합을 앞두고 있을 때에는 "1등 안 해도 돼. 자빠지겠다 싶으면 빠꾸. 아빠한테 냅다 뛰어와. 아빠 뒤에 있을게"라며 용기를 선물했다. 아이에게 '좋은 어른'이자 '비빌 언덕'이 되어주고자 한 것이다.

SBS '치얼업'에서는 배영웅(양동근)이 도해이(한지현)에게 일일 호프 수익금을 건네는 모습이 감동을 안긴 바 있다. 어머니의 수술비가 필요했던 도해이가 한 차례 거절했으나, 배영웅은 "이런 건 받는 거야. 도움 준다는 사람 있으면 받고 나중에 갚고 그렇게 살면 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받기만 해도 괜찮아"라고 그의 마음을 어루만졌다.


좋은 어른 캐릭터, 왜 계속 등장할까

'폭싹 속았수다' 양관식은 따뜻한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줬다. 넷플릭스 제공

좋은 어른 캐릭터는 꾸준히 안방극장을 찾는 중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드라마는 현실에 없어 갈증을 느끼게 하는 요소들을 다룬다. 그래서 드라마와 관련해 '판타지'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거다. 콘텐츠에 좋은 어른이 자주 등장한다는 사실은 사람들이 '내 주변에 좋은 어른이 있으면 좋겠다'는 욕망을 많이 갖고 있다는 뜻이다"라고 설명했다.

따뜻한 어른들의 모습은 시청자들에게까지 온기를 전했다. SBS 드라마 채널에서 공개된 '치얼업' 배영웅의 영상에는 "진짜 영웅 선배 같은 인생 선배가 있으면 좋겠다" "어른이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양관식 캐릭터는 많은 시청자들에게 여운을 안겼고, 구도원은 정준원이 데뷔 10년 만에 최대 전성기를 누리게 만들었다. 시청자들은 좋은 어른 캐릭터에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이러한 인물들은 생각할 거리를 선물한다는 점에서도 의미를 갖는다. 박보검은 '폭싹 속았수다'와 관련해 "'약자를 보호하는 어른의 모습이 멋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난 좋은 어른일까'라는 물음을 갖게 만드는 작품이었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가정폭력, 아동 노동 착취 등 안타까운 문제들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좋은 인생 선배의 모습을 담아낸 작품들은 대중이 자신의 모습에 대해 돌아보게 만든다.

정한별 기자 onestar101@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