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길 바쁜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 구속에 미래 신사업 추진 ‘빨간불’ [비즈360]

서재근 2025. 5. 30.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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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임·횡령 혐의’ 조현범 회장, 징역 3년 법정구속
한온시스템 경영정상화 플랜 ‘먹구름’
제2,제3의 람고르기니 회동 등 현장 경영 올스톱
업계 “총수 부재, 신규 투자 등 의사결정 차질 불가피”
지난해 속행공판에 출석하는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 [연합]

[헤럴드경제=서재근 기자] 한국앤컴퍼니그룹의 경영 시계가 2년 2개월여 만에 다시 멈춰서게 됐다. 그룹 수장인 조현범 회장이 계열사 부당 지원 및 횡령·배임 혐의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여파다.

미국발 관세 리스크 등 대외불확실성이 최고조에 달하는 상황에서 2년 2개월여 만에 또다시 최고의사결정권자의 부재가 현실화하면서 한온시스템 경영정상화 플랜 등 굵직한 현안이 산재한 그룹 경영에 차질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보인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오세용 부장판사)는 전날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혐의로 기소된 조 회장에게 일부 배임 혐의에 징역 6개월을, 나머지 혐의에 징역 2년 6개월을 각각 선고했다.

지난 2023년 3월 구속기소 된 이후 같은 해 11월 보석으로 풀려나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 왔던 조 회장은 이날 법원 선고로 다시 구금되게 됐다.

조 회장이 보석으로 풀려난 이후 주요 현안들을 빠르게 진행하면서 급한 불을 끄는 데 성공했던 한국앤컴퍼니그룹이었지만, 이번 법원 결정으로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와 한온시스템 등 주력 계열사 경영에 비상등이 켜졌다는 분석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글로벌 파트너십 확장, 국내외 대규모 신규 투자, 기술 경쟁력 제고를 위한 인수·합병(M&A), 조직 문화 쇄신 등 굵직한 현안 처리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온다.

먼저 한온시스템 경영정상화 작업이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올해를 기점으로 한국앤컴퍼니그룹에 편입된 한온시스템은 지난해 4분기 구조조정 등 일회성 비용의 영향으로 1376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흑자 전환됐지만, 여전히 200억원 규모의 당기순손실을 피하지 못했다.

이에 조 회장은 지난 2월 아시아·태평양, 중국과 미국, 유럽 등 4개 지역에 실행 중심의 ‘지역 비즈니스 그룹’을 신설하는 것을 비롯해 글로벌 경쟁력과 효율성 강화, 재무구조 개선 등을 위해 핵심 조직 구조 개편 작업을 진두지휘한 것은 물론 3월에는 ‘경영 전략 회의’를 주재했다.

당시 조 회장은 “국가 핵심 기술력을 보유한 한온시스템의 과거 오류, 잘못된 관행을 정확히 분석·개선해 향후 3년 어떻게 혁신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라며 ▷혁신경영 습관·마인드셋 장착 ▷산업·시장 이해 강화 ▷지속가능 연구개발(R&D) 방안 제고 ▷투명하고 효율적 커뮤니케이션 등 경영 정상화를 위한 실천과제를 직접 제시했다.

조현범(왼쪽)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이 지난 3월 서울 광진구 파이팩토리 스튜디오에서 스테판 윙켈만 람보르기니 회장과 면담한 뒤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

글로벌 파트너십 확대 전략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조 회장은 경영 복귀 이후 그룹 핵심 계열사인 한국타이어의 글로벌 영향력 및 거래선 확장을 위해 영업맨을 자처해 왔다.

실제 조 회장은 앞서 지난 3월 서울 광진구 파이팩토리 스튜디오에서 열린 람보르기니 플러그인하이브리드(HPEV) 슈퍼스포츠카 ‘테메라리오’ 국내 출시 행사에서 조 회장이 스테판 윙켈만 람보르기니 회장과 별도 면담을 갖고, 신차용 타이어(OE) 공급, 교체용 타이어 판매, 모터스포츠 후원 강화, 마케팅 협력 확대 등을 논의한 바 있다.

당시 조 회장은 빙켈만 회장에게 한국타이어의 글로벌 최정상급 기술력에 대해 직접 설명하고 납품·협력 방안 등에 관해서도 구체적으로 머리를 맞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조 회장은 글로벌 파트너사와 한온시스템 간 시너지 창출 플랜도 빼놓지 않았다. 조 회장은 당시 “폭스바겐그룹과 협업하기 때문에 람보르기니와도 함께 할 가능성이 있을 것 같다”며 “롤스로이스에서 한온시스템을 쓰는 부분도 고려되지 않을까 싶다”라며 신규 수주 가능성을 열어 뒀다.

아울러 조 회장은 한온시스템 인수 전 과정부터 그룹 전반적인 외연 확장 프로젝트를 주도 해온 것은 물론 미국 트럼프 행정부발 관세리스크 대응 플랜을 직접 진두지휘해 왔다.

실제 조 회장은 3월 트럼프 행정부의 ‘자동차 및 부품 관세’ 조치가 수면에 오르기 시작하자 경기도 판교 본사 테크노플렉스에서 경영혁신회의와 지역 전략회의(RSC) 등 그룹별 글로벌 전략 점검을 위한 회의를 계열사·대륙별로 일달아 열고, 전사적 차원의 글로벌 전략 점검·실행을 주문했다.

조직문화 쇄신 작업을 총지휘한 것 역시 조 회장이다. 조 회장은 2023년 경영에 복귀한 이후 계열사 간 화합과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위한 체질개선을 위해 소통 경영을 대폭 강화해 왔다.

올해 2월 대전 유성구에 들어선 하이테크 연구소 테크노돔에서 열린 ‘2025 한국앤컴퍼니그룹 신입사원 환영행사’는 ‘조현범 체제’가 추구하는 소통경영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조 회장은 올해 사상 처음으로 그룹 차원으로 환영 행사를 진행해 신입사원들에게 격려의 메시지를 전하고, 직원들과 일일이 셀카를 찍는 등 격의 없는 소통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 같은 방식은 조 회장이 직접 제안한 것으로 ‘수평적이고 능동적으로 소통하는 기업문화를 구축하겠다’는 조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는 게 그룹 측의 설명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조 회장은 그간 내부에서는 조직 문화 쇄신을, 외부에서는 글로벌 완성차(OEM)의 신규 수주 확보 및 협력 모델 구축을 위한 세일즈에 직접 나서 왔다”라며 “이번 최고의사결정권자의 부재는 한국앤컴퍼니그룹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추진해야 할 실행과제를 이행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앤컴퍼니그룹 측은 조 회장의 1심 선고와 관련 “예상치 못한 결과에 당혹스럽고, 그룹 전체가 큰 충격에 빠졌다”며 “항소를 포함한 법적 대응 방안을 변호인단과 신중하게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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