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문의 아동 사망사건 파헤치는 SF…정보라 '아이들의 집'

황재하 2025. 5. 3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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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미래, 모든 아이를 사회가 함께 돌보는 체계가 확립된다.

어린이들은 부모의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시간 동안 '아이들의 집'이라 불리는 시설에 얼마든지 머물 수 있고, 시민이라면 누구나 한 달에 한 번씩 의무적으로 이곳에서 아이들을 돌봐야 한다.

정보라(49)의 신작 장편소설 '아이들의 집'(열림원)은 공동 육아가 현실이 된 근미래 사회에서 벌어진 의문스러운 아동 사망 사건의 전말을 추적하는 SF(과학소설) 스릴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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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육아가 현실 된 근미래 배경 장편소설
'아이들의 집' 표지 이미지 [열림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가까운 미래, 모든 아이를 사회가 함께 돌보는 체계가 확립된다. 어린이들은 부모의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시간 동안 '아이들의 집'이라 불리는 시설에 얼마든지 머물 수 있고, 시민이라면 누구나 한 달에 한 번씩 의무적으로 이곳에서 아이들을 돌봐야 한다.

아이들의 집에서 종종 시간을 보내던 어린아이 '색종이'는 엄마의 손에 이끌려 집에 간 뒤 이곳에 두 번 다시 모습을 비추지 않는다.

색종이가 아이들의 집은 물론 학교에도 나타나지 않자 결국 신고가 접수됐고, 아이는 경찰에 의해 집에서 숨진 채로 발견된다. 집에 쓰러져 있던 색종이의 엄마는 응급조치 끝에 호흡을 되찾지만, 정신을 잃은 채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옮겨진다.

정보라(49)의 신작 장편소설 '아이들의 집'(열림원)은 공동 육아가 현실이 된 근미래 사회에서 벌어진 의문스러운 아동 사망 사건의 전말을 추적하는 SF(과학소설) 스릴러다.

공공임대주택의 주거 환경을 점검하는 조사관인 주인공 '무정형'은 자신이 조사했던 집에 거주하는 색종이가 등교하지 않는다는 신고에 경찰과 함께 현장에 출동하며 사건에 휘말린다.

무정형은 현장에서 색종이의 엄마가 기이한 모습으로 쓰러진 모습을 보고 호기심을 느낀다. 얼마 뒤 무정형은 새 입주자가 들어올 것에 대비해 색종이가 살던 집을 다시 조사하는데, 그곳에서 사람 얼굴 모습의 귀신을 발견하고 소스라치게 놀란다.

이후 그는 아이들의 집에서 일하는 양육 교사인 친구 '정사각형'과 함께 색종이의 죽음을 둘러싼 의문점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아이들의 집' 속 미래 사회는 로봇이 등장하고 인공 자궁으로 출산하는 등 과학적인 면에서도 현실과 차이가 있지만, 그보다는 양육이 온전히 사회 공동의 책임이 되는 사회 제도가 현실과 더 크게 구분된다.

아이의 양육과 돌봄이란 무거운 책임을 둘러싸고 여러 인물의 갈등이 복잡하게 뒤얽히고, 색종이의 사망과 귀신의 출현 등 의문스러운 사건이 흥미롭게 펼쳐진다.

정보라는 '작가의 말'에서 "모든 아이에게 언제나 갈 곳이 있는 사회, 언제나 지낼 집이 있고 언제나 반갑게 맞이해 주고 돌봐 주는 존재들이 있는 사회를 상상하고 싶었다"고 집필 배경을 설명했다.

연상호 감독은 추천사에서 "정보라 작가의 작품 속 '비현실'은 '현실'을 더욱 잘 보여주기 위해 존재한다"고 해석했다.

정보라는 SF·호러 소설집 '저주토끼'로 2022년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2023년 전미도서상 번역문학 부문 최종후보에 올랐고, 2023년 독일 라이프치히도서전상을 받았다. SF 소설집 '너의 유토피아'로 한국 작가 최초로 올해 필립 K. 딕상 후보에도 올랐다.

276쪽.

jae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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