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가 내고 해외 여행, 유학에 '투잡 생활'...칠레 공직 사회 '발칵'

이승윤 2025. 5. 30.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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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에서 공무원들이 병가(휴직)를 내고 해외여행을 떠나거나 민간 기업에서 일하는 등 엉망으로 근무하다 감사 당국에 대거 적발됐습니다.

칠레 감사원은 2023∼2024년 중앙·지방 정부와 공공 기관 복무 실태에 대한 감사 결과, 777개 부처·기관 등에 소속된 2만5천 명 이상의 공무원이 병가를 부정 사용한 것을 확인했습니다.

특히 병가 부정 사용 양상을 보면 외국에서 유학하거나 가족과 함께 여행을 떠난 사례, 민간 기업에서 근무한 사례, 외국에서 자신의 창업 기업을 모니터한 사례 등이 포함됐습니다.

도로시 페레스 구티에레스 감사원장은 "연루된 공무원 규모가 2만5천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며 추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처럼 광범위하고 체계적으로 내부 시스템과 기술력을 동원해 감사를 진행한 적은 없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해 11월 상원 동의를 거쳐 임명된 페레스 감사원장은 변호사 출신으로, 여성으로서는 칠레 최초로 감사 기구 수장에 오른 인물입니다.

칠레 언론에서 '병가 스캔들'로 명명한 이번 사건이 불거지자 불과 며칠 사이에 1,100여 명의 공무원이 사직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일간 라테르세라는 보도했습니다.

여기엔 판사와 정부 부처 차관보급 고위 공무원이 포함돼 있는데, 이들 중 일부는 "병가 문제와는 무관하지만, 약간의 가능성 때문에" 직위에서 물러나겠다는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간 엘메르쿠리오는 공직 사회에 대한 비판 여론이 비등하는 가운데 이번 사태가 내년 11월 대선을 앞두고 집권당에 악재가 될 수 있다고 짚었습니다.

특히 병가 증빙 서류 69%가 공공 의료 시스템인 국민 건강 보험 기금(Fondo Nacional de Salud·FONASA) 관련 기관에서 발급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에 따라 정부에 더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비위 사건으로 번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연임 금지(중임 가능) 규정에 따라 내년 3월에 4년 임기를 마치는 가브리엘 보리치 대통령은 "중앙 정부에서 병가를 부적절하게 사용한 모든 사람은 징계 절차를 밟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YTN 이승윤 (risungyo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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