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窓] AGI(범용인공지능) 적기 확보가 승부 가른다

AI(인공지능)의 발전속도가 전문가들의 예상을 훌쩍 뛰어넘었다. '언어' 능력을 넘어 '멀티모달'을 이해하고 스스로 행동하는 '에이전틱 AI'까지 진화했다. 오픈AI의 챗GPT 출시 이후 2년 동안 추론비용이 280배 감소하고 성능은 9개월마다 2배 증가했다는 분석도 있다. 이런 기술 가속화 속에 엔트로픽이 지난 22일 인간 수준의 복잡한 과제수행이 가능한 클로드4를 출시했다. '도구로서 AI'가 아닌 '동료로서 AI'를 구현하며 'AGI'(범용인공지능)의 등장을 예고했다.
당초 AGI는 2030년쯤 실현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일론 머스크와 다리오 아모데이는 2~3년 내 출현 가능성을 전망한다. 미국과 중국의 AGI 개발경쟁 역시 현재진행형이다.
AGI는 인간처럼 학습하고 창의적으로 사고하며 다양한 분야의 복잡한 과제를 통합된 지능으로 해결할 수 있는 AI를 말한다. 상상력과 직관을 갖추고 물리적 세계에 대한 이해와 실질적인 실행능력을 바탕으로 일상 전반에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정보생성과 추론을 하는 현재 생성형 AI를 넘어 인간 수준의 학습, 창의력, 실행력을 겸비한 AI 패러다임의 전환이다. 궁극적으로 AGI는 기술발전을 넘어 인류문명의 방향성을 바꾸는 게임체인저로 작용할 것이다. 이를 확보하는 것은 필수불가결한 국가전략 과제다.
실제로 미국은 AGI를 단순 기술이 아닌 국가전략 차원에서 다룬다. 지난해 11월 미국 의회 산하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USCC)는 AGI 개발을 위한 '뉴맨해튼 프로젝트'를 주문했다. AI를 포함한 첨단기술 경쟁에서 중국을 견제하고 'AGI 리더십'을 확보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AGI에서 기술 주도권을 확보하지 못하면 국가안보 위협이라는 심각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인식을 보여준 것이다.
중국도 AGI 개발에 속도를 내며 미국과 기술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다. 미국의 '보안및신흥기술센터'(CSET)가 분석한 바에 따르면 중국은 생성형 AI 모델을 뛰어넘는 차세대 AGI를 실제 환경에서 구현하는 방식으로 개발한다고 한다. 올해 1월 출시된 AI 추론모델 '딥시크 R1', 그리고 3월에 공개한 AI에이전트 '마누스'(Manus)는 단순 모방을 넘어 독자적 방식으로 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음을 입증했다. 이는 자본과 자원의 빅테크 중심 AI 기술경쟁을 효율성과 알고리즘 혁신 중심의 다극경쟁으로 전환했다.
이제 우리도 AGI 시대에 대비해 기존 한계를 뛰어넘는 과감한 기술적 준비가 필요하다. 첫째, 새로운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고 스스로 학습하며 성장하는 '자율학습형 AI'를 확보하면서 기존 대규모 데이터, 컴퓨팅 자원, 모델 매개변수 등의 한계를 극복해나가야 한다. 둘째, 언어뿐만 아니라 다양한 데이터 형태로 구성된 실세계와 시공간을 '통합적으로 이해하는 AI'를 개발해야 한다. 추론능력을 획기적으로 고도화해 인간 수준의 복합 상황인지 및 예측, 작업까지 가능해야 한다. 셋째, 연산과 논리 중심의 '차가운 AI'를 지나 사회적·감성적 지능을 갖춘 '따뜻한 AI'도 준비해야 한다. 앞으로 AI는 단순 감정모방을 넘어 공감, 윤리의식, 상황 맞춤형 소통이 가능한 AI 기술이 요구될 것이다.
AGI를 둘러싼 글로벌 경쟁은 단순 기술을 넘어 국가의 미래를 좌우할 본격적인 레이스에 진입했다. 우리도 장기적인 비전과 실행력이 있는 로드맵을 과감히 수립해 데이터 확보와 인프라 확충, 적극적인 R&D(연구·개발) 투자와 핵심인재를 확보하는데 더욱 속도를 내야 한다. 잠깐 머뭇거리는 사이에 AGI는 현실이 되고 격차는 넘을 수 없는 벽이 된다. '인공지능 3대 강국'(AI G3) 도약은 AGI를 얼마나 적기에 확보하느냐가 승부를 가를 것이다.
홍진배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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