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일호의미술여행] 고흐의 극단적 심리상태와 그림
많은 사람이 20세기 현대 미술은 어렵고 복잡하다고 말한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서로 다른 경향들이 뒤섞여 있기 때문일 텐데, 그 시작은 후기 인상주의 화가 세 명의 시도에서부터 찾을 수 있다. 후기 인상주의로 묶여서 언급되는 폴 세잔, 빈센트 반 고흐, 폴 고갱에게 공통적인 조형적 특징은 없었다. 인상주의가 빛의 변화에 따른 색의 변화를 담으려 하면서 보인 문제점을 세 화가가 서로 다른 방법으로 해결하려 했을 뿐이다.

‘오베르의 교회’는 고흐가 죽기 얼마 전에 그린 작품인데, 이런 경향의 마지막 단계에 해당한다. 교회로 향하는 길로 평생 추구했던 무한하고 영원한 것에 대한 갈망을 표현했고, 그 길을 구불구불한 선으로 묘사해서 자신이 겪고 있는 고통과 번뇌의 감정을 나타냈다. 길 가장자리를 조심스레 걷고 있는 여인의 모습으로는 방향을 잃은 자신의 심정도 암시했다. 그림이란 세상을 있는 그대로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화가의 감정과 심리상태를 드러내는 수단이라는 것이 고흐의 생각이었다.
이 그림에서는 그 험난한 과정에서 겪었던 극단적인 심리상태가 잘 표현됐다. 고흐가 교회로 향하는 구불구불한 길을 망설이고 주저하는 듯 뚝뚝 끊어진 모습으로 나타내서 죽기 전의 절망과 고통이 극에 달했고 체념에 빠졌음을 암시했다. 뒤틀린 선과 형태로 표현된 교회가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고, 하늘 가득히 먹구름이 뒤덮인 것도 절망과 체념에 빠진 그의 마음을 짐작하게 한다.
박일호 이화여대 명예교수·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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