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무원 4명 순직 ‘잠수함 킬러’ 수직낙하 후 굉음”…이륙 6분 만에 1번 선회 후 재진입하다 추락

정충신 선임기자 2025. 5. 29.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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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항공사령부 소속 이착륙훈련 중 조종사·부조종사-전술통제 승무원 2명 등 4명 순직
이륙 6분 만에 포항 해군기지 1번 선회 후 다시 착륙 위해 재진입하다 수직으로 추락
[29일 오후 1시49분경 경북 포항시 남구 동해면 신정리 인근 한 야산에 해군항공사령부 소속 P-3 K 해상초계기가 추락해 군과 소방 당국 등 관계기관이 현장 수습을 하고 있다. 뉴시스 제공

해군항공사령부 소속 P-3CK 해상 초계기가 29일 오후 이·착륙훈련 도중 경북 포항 야산에 추락, 승무원 4명이 전원 순직한 가운데 해군은 관제소와의 통신 내용 등을 통해 사고 원인을 밝히기 위한 조사에 착수했다.

29일 해군에 따르면 사고기는 이날 오후 1시 43분경 이·착륙 교육 훈련을 위해 포항 기지를 이륙했으나, 원인 미상의 이유로 약 6분 만인 1시 49분쯤 신정리 야산에 추락했다. 사고기는 경북 포항 해군항공사령부 소속으로 모(母)기지는 제주 해군기지다. 훈련을 위해 포항 해군기지로 온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기는 추락 후 기체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완파돼 탑승자 전원 순직했다. 해상초계기가 추락한 뒤 화염에 휩싸인 탓에 일부 탑승자의 시신은 훼손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초계기에는 조종사인 소령 1명과 대위 1명, 부사관 2명이 타고 있었다. 장교들은 조종사·부조종사로, 부사관들은 전술통제승무원으로 임무를 수행했다.

해군은 이날 오후 늦게 승무원 4명의 시신을 확인했으며, 포항병원으로 이송하는 등 수습을 진행하고 있다. 해군은 “해군 참모차장을 주관으로 사고대책본부를 구성하고, P-3CK 초계기 운항을 전면 중단했다”며 “초계기 운영 중단에 따른 감시 공백은 함정과 헬기 등을 가동해 최소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군 관계자는 “해군항공사령부 기지 이륙 후 1번 선회 후 착륙하지 않고 저공 비행으로 활주로를 스쳐지나가며 다시 이륙 후 선회하며 다시 활주로로 재진입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군이 ‘2025 시 드래곤 연합훈련’에 참가한다고 지난 3월 4일 밝혔다. 사진은 음향탐지 부표(소노부이)를 투하하는 P-3CK 해상초계기. 연합뉴스

사고 기종은 P-3CK로, 이전에 기체 결함 등의 이상이 발견된 적은 없다. 다만 “항공기가 갑자기 수직으로 내려 꽂히며 굉음과 함께 불길이 일었다”는 목격자 진술 및 관제소 통신 내용 분석 등을 토대로 기체 노후화로 인한 결함 및 정비불량, 기상 이상, 조종사 실수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사고원인을 분석하고 있다.

일각에선 유압 계통 이상에 따른 엔진 정지 등 급격한 이상이 발생했을 것이란 추정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P-3CK는 터보프롭(프로펠러·가스터빈) 엔진 4개로 추력을 얻기 때문에 엔진 4개 중 상당수가 급격히 이상을 일으키며 비정상 비행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군 소식통들의 발언을 종합하면, 사고기는 이륙 후 기지를 한 바퀴 선회하는 등 수 분간 순항하다가 갑자기 급강하 했다.

전투기와 달리 여객기 형태인 P-3CK는 비상 탈출을 위한 낙하산 등을 갖추고 있다. 이번 사고에선 승무원들이 비상 탈출할 시간이 촉박할 정도로 순식간에 급강하해 모두 순직한 것으로 추정된다. 기체 급강하 등 상황이 급박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추락 지점 인근에 600세대 이상의 아파트가 있는 만큼 조종사 등이 민가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주력했을 가능성도 있다. 정확한 사고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관제소와 조종사 간 통신 내용 분석에 주력하고 있다.

‘잠수함 킬러’로도 불리는 P-3 해상 초계기는 대잠전 수행을 위한 항공기로, 구형 대잠 초계기인 S-2를 대체해 1995년부터 운용하고 있다. 전장 35m, 전폭 30m, 전고 11m에 터보프롭 엔진 4기를 장착했고 어뢰, 폭뢰, 폭탄, 미사일 등을 탑재해 잠수함과 해상 표적을 공격할 수 있다.

1995년 당시 P-3C형 8기가 먼저 들어왔고, 이후 미군이 예비용으로 보유했던 P-3B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완전히 새로 만들다시피 개조한 P-3CK 8대와 기존 P-3C도 개량해 모두 16대의 P-3CK를 운용해왔다.

P-3의 양산 시점이 최소 1990년대란 점 때문에 약 30년 된 기종 노후화에 따른 엔진 교체 및 최신형 해상초계기 도입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해군은 노후기종인 P-3CK를 대체할 최신형 초계기로 P-8A 포세이돈 6대를 도입, 올 하반기부터 순차적으로 실전 배치한다는 계획이었다. 신형 초계기 전력화를 눈 앞에 두고 대형 참사가 벌어진 셈이다.

당장 기종 노후화로 인한 사고로 밝혀질 경우 해군은 기종 전체에 대한 점검에 들어가며 비행 중단 기간이 길어질 가능성이 큰데, 이는 곧 대잠작전을 수행할 전력 공백으로 이어질 우려도 있다.

정충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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