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공약집서 빠진 해사법원·HMM 이재명 후보 해명을
조율안된 퍼주기 약속 한계 의구심
더불어민주당이 6·3 대통령 선거를 일주일 앞둔 지난 28일 정책 공약집을 공개했다. 중앙과 광역으로 나누어진 세부 공약에서 부산 울산 경남 관련 내용은 20가지다.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 100대 기업 유치, 육해공 트라이포트 육성, 부울경 광역 GTX 등이다. 문제는 이재명 후보가 약속했던 해사법원 부산 설립과 HMM 본사 부산 이전이 여기에 빠져 있다는 사실이다. 논란이 되자 해사법원은 ‘해양수산부 이전’에, HMM은 ‘100대 기업 유치’에 각각 포함돼 있다는 사후 설명을 민주당이 내놓았다. 이해당사자간 조율이 안된, 설익은 사안은 묻어두고 넘어가려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들게 하는 대목이다.

해사법원 설립은 이재명 후보가 지난달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HMM 이전은 지난 14일 부산 유세에서 직접 밝힌 내용이다. 이후 TV 토론 등에서도 여러 차례 언급했다. 국회 최다 의석을 가진 정당의 유력 후보가 한 말이니 부산 시민으로선 큰 관심을 갖는 게 당연했다. 그러나 곧바로 논란이 이어졌다. 이 후보가 부산만이 아니라 인천에도 해사법원 설립을 약속하면서 국내분쟁은 부산, 국제분쟁은 인천으로 사건을 갈라붙여 사실상 주된 기능을 인천에 두겠다고 공약한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민주당 박찬대 정일영 의원이 이같은 내용의 법원조직법을 발의했고, 이 법안은 아직 철회되지 않은 채 국회에 계류돼 있다. 현재 인천 시민은 해사법원이 인천에 오는 걸로 알고 있다.
이 후보 공약 이후 시끄럽기는 HMM도 다르지 않다. 이 후보는 부산에서 HMM 이전을 공약할 때 분명 직원들이 동의했다고 말했다. HMM 노조는 민주노총 산하인 육상과 한국노총 산하인 해상으로 나눠져 있다. 해상 노조는 본사 위치에 그다지 민감하지 않을 수 있지만, 육상 근무자는 다르다. 인원도 육상이 해상보다 훨씬 많다. 육상 노조는 HMM 본사 이전에 동의한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HMM의 1, 2대 주주인 KDB 산업은행이나 한국해양진흥공사도 마찬가지다. 산업은행 부산 이전의 가장 큰 걸림돌이 산은 노조다. 같은 상황에 놓인 산은은 부산으로 이전시키겠다는 말을 한마디도 안 하면서, HMM은 옮길테니 그냥 믿어 달라는 게 이 후보 주장인 셈이다.
이번 선거는 전임 대통령의 비상계엄과 탄핵 때문에 갑작스레 치러지는 조기 대선이어서 누가 당선되더라도 인수위원회 과정 없이 곧바로 업무를 시작해야 한다. 공약집은 그저 공약집일 뿐, 실행 단계에서 보충이나 변경될 수 있다고 변명할지 모르지만, 이 계획이 새 정부의 정책으로 고스란히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 말로만 한다 해놓고 이 핑계 저 핑계 대며 실천하지 않는 모습을 우리는 그동안 여러 차례 봐왔다. 공약집에 있는 것도 지키기 쉽지 않은데 없는 사안을 이행하리라 기대하기는 훨씬 어렵다. 본 투표일 전에 이 후보가 부산을 다시 한번 방문할 것이라고 한다. 그때 이 부분에 관한 해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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