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투표 현장]"정쟁 않고 경제 일으킬 후보에 한 표 찍었어요"
새벽부터 긴 줄…투표 열기 ‘후끈’
유권자, 출근·영업시간 할애하기도
‘민생 회복’·‘국민 화합’ 한목소리

"지긋지긋한 정치 싸움 말고 국민이 편하게 살 수 있도록 이끌어 줄 대통령을 원합니다."
제21대 대통령 선거(대선) 사전투표 첫날인 29일 오전 광주광역시 서구 풍암동 행정복지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이곳에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려는 유권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투표소 입장이 시작되는 오전 6시보다 일찍 집을 나선 이들의 줄이 행정복지센터 밖까지 길게 늘어서 있었다.
출근 전 정장 차림으로 혹은 가게 영업 준비에 앞서 바쁜 아침 시간대를 할애한 유권자들이 대부분이었다. 불편한 몸을 이끌고 나온 어르신들과 새벽잠을 마다한 청년 유권자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신분증 준비해 주세요"라는 선거 사무원의 또렷한 목소리에 시민들은 긴장감과 기대감을 함께 안은 채 투표소로 입장했고, 투표용지를 건네받은 뒤 기표소로 들어가 신중한 한 표를 던졌다.
출근길에 투표소에 들른 직장인 이모(50대) 씨는 "정치가 바뀌고 나라가 더 좋아지길 바라는 마음에 투표하고자 평소 출근시간보다 일찍 나왔다"며 "이제 더 이상 정쟁은 그만하고 민생에 집중해 국민을 살릴 생각을 해줬으면 한다. 그런 점에서 믿음을 주는 후보에게 한 표를 던졌다"고 말했다.
곧장 투표소로 향하지 않고 투표소 인근 공원에서 스마트폰으로 각 후보들의 공약을 마지막까지 꼼꼼히 살펴보는 유권자의 모습도 목격됐다.
"정말 신중하게 결정하고 싶다"며 스마트폰에서 눈을 떼지 못하던 한 30대 남성은 공원을 천천히 한 바퀴 걸으며 마음을 정한 뒤 조용히 투표소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비슷한 시각 남구 봉선2동 행정복지센터에 꾸려진 사전투표소에도 유권자들의 끊임없는 행렬이 이어졌다. 백발의 어르신, 친구들과 함께 나선 젊은 청년, 어린 자녀를 안고 온 부부까지 모두가 각자의 사연과 희망을 담아 투표에 임했다.
특히 이번 대선은 경제난과 사회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치러지는 선거라는 점에서 어느 때보다 투표 열기가 뜨겁고 무게감이 남달랐다. 현장을 찾은 대부분의 유권자들은 이번 선거를 통해 '정쟁 타파'와 '민생 회복'을 염원했다.
조선대학교에 재학 중인 정모(24·여) 씨는 "솔직히 그동안 정치는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 생각했다"며 "하지만 자영업을 하고 계시는 부모님은 장사 걱정에, 친구들은 취업 걱정에 힘들어하는 걸 보며 더는 정치를 외면할 수 없었다"고 투표 이유를 밝혔다.
자영업자 박모(43) 씨도 "요즘 매출이 예전의 절반도 안 되고, 정치 싸움에 나라가 어디로 가는지 불안하다"면서 "이번 선거가 나라의 갈림길이란 생각에 더 큰 책임감을 느끼며 한 표를 행사했다. 내 한 표로 국민 삶을 진짜로 챙길 줄 아는 대통령이 나왔으면 좋겠고, 조금 더 나은 세상이 됐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박준호 기자 bjh@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