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활력 키우려면 ‘낙수 효과’ 아닌 ‘분수 효과’에 주목”[기업족쇄 규제혁파]

이태형 2025. 5. 2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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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대 기업·핵심기술기업 수도권 쏠림 심각
디지털 확산으로 지역 기업 경쟁력 제고
“중앙정부, 포괄 지표 관리…지자체 특성·여건 고려”
전남 나주 에너지 국가산업단지 부지[전남도 제공]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기업과 인구의 수도권 쏠림이 심각한 가운데 지역 기업과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에 행정·재정 권한을 이양해 자율성을 강화하는 결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다음 주 새정부가 들어서는 가운데 대선 후보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자치 분권 강화, 지방재정 확충”,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지방으로의 중앙정부 권한 이양”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지자체에 법인세 자치권 부여’를 내세웠다. 심각한 지방 소멸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지만, 이 역시 구체적인 전략은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29일 지방시대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100대 기업 본사의 86%(2022년), 1000대 기업 본사의 75%(2021년)가 수도권에 위치하고 있다.

2021년 기준 연구개발(R&D) 투자의 수도권 비중은 69.8%, 100억원 이상 투자 받은 스타트업 기업의 수도권 비중은 92.5%, 매출 1000억원이 넘는 벤처 기업의 수도권 비중은 62.6%(2021년) 등으로 혁신역량의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격차는 상당히 크다.

핵심기술 기업 역시 서울(40.2%)과 경기(31.8%)에 밀집돼 부산(3.3%), 대구(2.3%), 경남(2.6%) 등은 미미한 수준에 그친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사회적·경제적 격차와 자산 격차가 확대되면서 지자체 간 재정자립도도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특히 군 단위 지자체는 특·광역시의 1/3 수준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역대 정부에서 균형발전을 위한 다양한 정책이 추진됐지만 이런 차이는 좀체 좁혀지지 않고 있다.

정부의 지역균형발전 정책은 수도권과 비수도권 사이의 격차를 완화하기 위해서 상대적으로 낙후된 비수도권에 국가의 한정된 자원을 보다 많이 배분하게 되는 대표적 정책으로, 균형발전 재원의 교부는 지방자치단체 간 재정 격차를 낮추는 역할을 한다.

이를 위한 수단으로 지역상생발전기금, 부동산교부세, 균형발전 특별회계 보조금 등 균형발전 재원을 통합적으로 관리하고 재원 활용의 자율성을 높이는 등의 개선이 필요하다.

금창호 한국정책분석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균형발전 재원 활용에 있어 먼저,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며 “중앙정부는 각 부문의 균형발전을 포괄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지표들만 중점 관리하고, 이외 지표들은 지자체의 특성이나 여건을 고려해 지자체가 직접 선정 및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남 창원국가산업단지[경남도 제공]

규제 개선을 통한 지방의 디지털 확산으로 지역 기업의 경쟁력을 제고하는 것도 새 정부에서 고민해 볼 대목이다. 디지털 핵심산업과 인력의 수도권 집중으로 지역 기업은 경쟁력이 약화되고 디지털 기술과 인프라의 부족, 청년인재 유출의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블록체인이나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혁신거점을 조성해 지역 기업들이 활동 주체가 될 수 있도록 산업 생태계를 마련해주는 것이 우선되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주장하고 있다.

지역 산업을 ‘고혁신-고신산업’, ‘고혁신-저신산업’, ‘저혁신-저신산업’으로 유형화해 고혁신-고신산업 유형은 신산업을 육성할 수 있는 혁신성장 생태계 조성 전략을, 고혁신-저신산업 유형은 기술 사업화 촉진을, 저혁신-저신산업 유형은 산업고도화와 신산업 확충 등 산업별 차별 전략을 통해 인재 유출을 방지하는 선순환 체계의 구축도 필요하다.

또한 과거 경제성장기처럼 대기업, 수도권 중심의 경제성장 모델로는 ‘낙수효과(trickle-down effect)’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역 기반의 중소·중견기업들이 경제의 근간을 받치며 경제 전반의 활력을 꾀함으로써 경제 활성화 효과가 지역에서 시작되는 일종의 ‘분수효과(fountain effect)’가 주목을 받고 있다.

권오성 한국행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행정·재정 권한 이양 및 기반 구축이 이뤄지면 지방정부는 주도적으로 지역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지역의 특성에 적합한 정책의 추진이 가능해진다”며 “자본, 산업구조, 사회적 자본 등 지방 경제 체질을 이루는 다양한 요소를 감안할 때 다각화된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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