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사랑답례품] 동구 밖 과수원 길…거창 사랑 전하는 '애플사이더'

김태섭 기자 2025. 5. 29.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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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사랑기부 좋지아니한가] 10. 거창군 답례품-해플스 '애플사이더'

52년생 사과나무 숲에서 전하는 고향사랑
사과 주산지에서 만든 사이다 매력에 흠뻑
농촌과 경관의 가치를 나누는 고향사랑기부

거창군 거창읍 도심을 벗어나 한적한 거열산 자락 갈지마을로 들어서면 52년생 사과나무 숲에 자리 잡은 양조장이 눈에 띈다. 거창읍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차려진 이곳은 술을 만드는 곳이라기보다 잘 차려 놓은 카페나 레스토랑 같은 느낌이다. 이곳은 평일 낮에도 사람들이 북적인다. 사과나무 사이를 걸으며 산책을 하거나, 시원한 '애플사이더' 한 잔에 여유를 만끽하며 책을 읽는 사람도 만날 수 있다. 

사과향이 그윽한 이곳은 2021년 문을 연 우리나라 첫 팜사이더리(사과농원 양조장) '해플스'다. 해플스는 경남 사과 주산지 거창에서 사과를 재료로 술을 만드는 곳이다. 이곳에서 만드는 술은 '사이다(cider·사과 발효술·제품명 사이더)'로 일컫는 사과주다. 신선한 사과향이 가득한 사이다는 부담없는 저알콜 술이다. 해플스에 가면 사과 풍미를 가득 담은 애플사이더를 비롯해 사과파이, 사과주스, 사과피자, 사과함박스테이크를 맛볼 수 있다. 

해플스는 거창을 찾는 여행객에게 사과원에서 맛보는 다양한 먹거리와 추억을, 고향이 거창인 이들에게는 사과의 고장이라는 자부심을 선사하고 있다. 거창군도 '해플스 애플사이더'를 올해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으로 선정해 고마운 이들과 사과향을 나누고 있다.
유영재(왼쪽) 해플스 대표와 아내 박미정 씨가 해플스 팜 사이더리 마당에서 '애플사이더' 3종을 들고 있다. /김태섭 기자

◇시큼하면서도 달콤한 '애플사이더' = '사이다'는 우리나라 사람에게 익숙하지 않지만 유럽에서는 오래전부터 즐긴 술이다. 특히, 포도 재배가 어려운 지역에서 와인 대신 빚어 마신 술로 프랑스에선 시드르(cidre), 스페인에선 시드라(sidra), 독일에선 아펠바인(apfelwein)이라고 부른다. 저알코올 음료로 탄산이 들어 있는 사과 발효술이다. 국내에서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수요가 늘고 있다.

거창군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으로 선정된 해플스 애플사이더는 스위트, 스탠더드, 드라이 3종류가 있다. 발효된 사과의 깔끔한 맛이 배어나는 드라이(알코올 6%), 사과의 새콤달콤한 맛이 조화를 이루는 스탠더드(4.5%), 신선한 사과즙의 감미로움과 향이 그대로 살아있는 스위트(3%)가 그 주인공이다. 고향사랑 답례품으로는 스위트, 스탠더드, 드라이 각각 묶음에 이를 혼합한 묶음을 더해 4종을 선보인다.

해플스 애플사이더는 사과농장에서 직접 재배하고 수확한 사과를 착즙해 만든다. 물을 단 한 방울도 섞지 않고 순수한 사과즙만 저온 발효시켜 풍미 넘치는 사이다를 만들고 있다. 특히, 사과 생산부터 착즙, 사이다 생산까지 한 공정으로 진행하는 우리나라 유일한 사이더리로, 수입 농축 과즙을 희석해서 만드는 다른 제품들과 차별성이 있다.

정성을 담은 해플스 사이다는 지난해 11월 '경남 술도가 전통 으뜸 주 선발대회'에서 으뜸 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 대회는 탁주, 약·청주, 과실주, 증류주, 리큐르 5개 부문에서 경남 전통 으뜸 주를 선발하는 행사로, 해플스는 애플사이더 스탠더드를 출품해 과실주 부문 으뜸 주로 선발됐다.

◇고목 아래서 나누는 사과향 = 해플스는 술을 만들고, 음식을 나누는 장소에만 머물지 않는다. 이곳을 찾는 이들은 사과원 곳곳에 돗자리를 깔고 주말 한때를 보내거나, 사과 그늘 밑에서 책을 읽고 토론회를 열기도 한다. 흥이 있는 사람들이 모이면 즉흥적으로 작은 음악회 무대가 되기도 하고, 사과향이 그윽한 계절에는 다양한 모임이 열린다. 신선한 아이디어가 필요한 이들에게는 푸른 사과나무 숲을 회의 공간으로 제공하고, 1년에 두 번 공간을 비워 해플스 야외 결혼식을 진행하기도 한다.

유영재(54) 해플스 대표는 평화로운 사과나무 숲에서 사람들이 행복한 꿈을 꾸기를 원한다고 했다. 상큼하고 달콤한 사과향처럼 해플스를 찾는 이웃들과 인생의 희로애락을 함께 나눌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특히, 1만 평(약 3만 3000㎡) 사과숲에 담긴 삶의 흔적은 인위적으로 만들 수 없는 풍경과 같다며 해플스를 찾는 이들과 사과 고목에 핀 꽃처럼 오랫동안 인연이 이어질 수 있도록 미래를 가꿔 나가겠다고 했다.

유 대표가 꿈꾸는 해플스 모습은 공존과 공생, 농업 미래 가치를 심는 공간이다. 상품성이 없는 사과나 흠과를 사용해 사이다를 만든 것도 이웃 농가들과 함께 수익을 나누고자 고민한 결과이다. 유 대표는 푸른 숲을 간직한 사과원에 거창사과 100년 역사를 담아 농업문화유산으로 보존하는 꿈도 꾸고 있다. 농업의 가치가 존중받는 사회에서 지역을 일궜던 사과 산업이 생생히 기억될 수 있도록 그 공간을 마련하려는 것이다. 유 대표는 "거창지역 특산물인 거창사과는 지역사회에 면면히 살아 숨 쉬며 지역민들 삶과 함께해 왔다"며 "사과의 고장 거창에 고향을 사랑하는 마음을 전달하고, 사과향 그윽한 애플사이더 맛도 느껴보길 권한다"고 했다.
해플스 팜 사이더리에 진열된 '애플사이더' 3종. /김태섭 기자

◇고향사랑으로 전해지는 사과향 = 해플스 애플사이더는 연간 2만 병을 생산해 판매한다. 사이더리에서 사이다를 생산한 지 4년이 지나며 마니아층도 생겼다. 사이더리를 방문하는 이들은 한 해 6만 명에 이른다. 주로 거창을 찾은 외지 방문객이 사이더리를 찾는다. 해플스를 찾은 이들은 은은한 사과향을 느끼며 거창을 추억한다. 현대 사회 복잡한 공간을 떠나 한적하면서도 안락한 사과원 풍경과 함께 청량감을 주는 애플사이더도 곁들인다. 

서울에서 찾아온 한 손님은 "사과꽃이 피는 4월과 사과가 탐스럽게 익은 10월쯤이면 거창에 들러 해플스를 찾는다. 고향 같은 느낌에 언제나 설렘이 앞선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부도 하고 답례품으로 애플사이더도 받을 수 있어 올해 고향사랑기부제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대구에서 온 한 손님도 "해플스는 편안한 휴식과 즐거운 추억을 주는 공간"이라며 "점차 쇠퇴하는 농촌 지역사회를 보며 사과향으로 전해지는 고향사랑에 선뜻 기부에 동참했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올해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 선정을 계기로 매출 상승은 물론, 해플스 애플사이더 브랜드 홍보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그는 "사과향으로 전하는 고향사랑의 정을 농촌사회로 되돌려 살맛 나는 세상을 함께 꿈꾸고 싶다. 쉽지 않은 길이지만 계속해 미래를 위한 투자를 이어가겠다"고 했다. 

/김태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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