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깊은 인연…아프리카 현대 문학 거장 응구기 와 티옹오 별세

동아프리카 문학의 거장이자 노벨문학상 수상자 후보로 자주 거론됐던 작가 응구기 와 티옹오가 28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87세.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그의 가족은 응구기가 이날 미국 조지아주 뷰퍼드의 한 병원에서 숨졌다고 밝혔다.
1938년 영국 식민 통치 아래에 있던 케냐 수도 나이로비에서 태어난 응구기는 아프리카 탈식민지주의 문학의 대표적 작가로 꼽힌다. 그는 1970년대에 영어 대신 케냐 토착어 ‘기쿠유어’로 작품 활동을 하기로 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대표작으로는 소설 <피의 꽃잎들> <까마귀의 마법사>, 비평 수필집 <마음의 탈식민화> 등이 있다.
응구기는 1977년 케냐 지배층의 부패를 풍자하는 내용의 희곡인 <결혼은 하고 싶을 때 할게요>를 발표해 투옥되기도 했다. 옥중에서 응구기는 교도소 화장지에 <십자가 위의 악마>를 집필했다. 이는 기쿠유어로 쓰인 최초의 현대소설이 됐다.
풀려난 이후 케냐에서 공연 활동 등이 금지된 응구기는 고국을 떠나 영국과 미국 등에서 망명 생활을 했다. 그는 캘리포니아대 어바인 캠퍼스에서 비교문학 교수로 재직했다.
한국과 연도 깊다. 응구기는 <십자가 위의 악마>가 김지하 시인의 시 <오적>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했다고 직접 밝혔다. 그는 1976년 일본에서 김지하 시인의 책 <민중의 외침>을 접하고 그의 시에 매료됐다고 했다. 응구기는 2016년 박경리 문학상을 받았다.
케냐의 야당 지도자 마르타 카루아는 엑스에 “유명한 문학 거장이자 학자, 흙의 아들, 위대한 애국자로서 발자취가 지워지지 않는 응구기 교수의 가족과 친구들에게 조의를 표한다”고 남겼다. 국제앰네스티 케냐 지부는 엑스에 “자유를 주제로 글을 써준 응구기 선생님에게 감사드린다”며 “케냐 역사에서 자리를 차지하신 만큼 영생을 얻으셨다”고 썼다.
배시은 기자 sieun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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