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에 답하다] `투표율`, 대선에 영향 미치는 변수 될까?
"내 지도자 내가 뽑겠다" 의지 강한 듯
최근 세대보다 성별에 표심 크게 갈려
2030 양극화… 남성 보수·여성 진보
영남 보수·호남 진보 당락 영향 미쳐


제21대 대선 투표율 어떻게
역대 모든 대선에서 마지막 변수는 '투표율'이었다. 오는 6월 3일 열리는 제21대 대통령 선거 또한 정치에 대한 관심이 커진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높은 투표율을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 대선에 영향을 주는 최후의 변수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린다.
대한민국 유권자들은 최근 5차례의 대선에서 70%대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당선됐던 지난 16대 대선부터 윤석열 전 대통령이 당선됐던 지난 20대 대선까지 득표율 통계를 종합하면 이명박 전 대통령이 당선됐던 제17대 대통령 선거(투표율 63.0%)를 제외하고는 16대 70.8%, 18대 75.8%, 19대 77.2%, 20대 77.1%로 모두 70%대였다. 이는 최근 5차례의 국회의원 선거(18대~22대)·지방선거(민선 4기~민선 8기)의 투표율이 50%~60%대인 점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많은 국민의 관심을 받은 결과로 볼 수 있다. 정치에 다소 무관심한 국민들도 가장 큰 선거인 대선만큼은 '내 지도자를 내 손으로 뽑겠다'는 의미에서 투표를 하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회의원 선거의 경우 18대 국회의원 선거 투표율은 46.1%였고 이후 꾸준히 올라 19대 국회의원 선거 투표율은 54.2%, 20대 국회의원 선거 58.0%, 21대 국회의원 선거 66.2%, 22대 국회의원 선거 67.0%를 기록했다. 지방선거에서는 4회 지방선거 투표율이 51.6%, 5회 투표율이 54.5%, 6회 투표율이 56.8%, 7회 투표율이 60.2%까지 상승했으나, 지난 8회 지방선거에서는 50.9%로 크게 낮아진 결과를 보였다.
투표율 상승의 원인으로는 '사전투표'의 정착이 꼽힌다. 사전투표 시행 전인 2010년까지는 대선·총선·지방선거에서 꾸준한 투표율의 하락이 관찰됐으나, 사전투표제가 시작되면서 상승세로 전환됐다. 특히 사전투표의 경우 본투표(선거일 투표)와 달리 전국 어디서나 가능하고, 젊은층·맞벌이 부부 등 이동이 잦은 유권자를 중심으로 참여가 늘고 있다. 본 투표보다 사전투표 비중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정치권 문법으로는 과거 역대 선거를 근거로 투표율이 높을수록 민주당에 유리하다는 분석도 있었다. 이는 과거 세대가 높은 투표율을 보였다는 점과 젊은층은 과거 세대에 비해 투표율이 떨어진다는 2가지 전제를 근거로 하고 있다. 투표율이 오른다면 젊은층이 투표장으로 향했다는 뜻이고, 이 경우 민주당이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통계적으로는 볼 때 젊은층의 투표 참여가 전체 투표율 증가와 밀접한 상관관계가 보임에도, 최근에는 그 결과가 '민주당이 유리한 것은 아니었다'는 결과도 있다.
지난 16대 대선에서는 70.8%의 투표율을 기록해 노무현 전 대통령이 승리했으나 지난 18대 대선에서는 75.8%의 높은 투표율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전 대통령 대신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선됐고, 20대 대선에서도 77.1%의 높은 투표율에도 불구하고 이재명 당시 대선후보 대신 윤석열 전 대통령이 당선됐다.
이는 최근 젊은층의 표심이 세대가 아닌 성별에 따라 나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젊은층은 2030 남성은 보수성향이 더 큰 것으로, 2030 여성은 진보성향이 더 큰 것으로 평가받는다. 투표율 상승이 젊은층의 참여를 의미하는 것이라면 특정 정당의 유불리를 쉽게 알 수는 없다는 것이다.
지역별로 볼 때에는 보다 유의미한 관측을 할 수 있다. 영남에서 충분한 결집을 이뤄내면 보수 진영 후보가 당선될 확률이 높았다. 18대 대선(박근혜 당선)과 20대 대선(윤석열 당선)에서 TK 지역은 70% 중반대 투표율을 보이면서 두 후보의 대통령 당선에 결정적으로 기여 했다. 16대 대선(노무현 전 대통령 당선) 19대 대선(문재인 전 대통령이 당선)에서는 표가 뭉치지 못하면서 진보정당 대통령의 탄생을 막지는 못했다. 제17대 대선에서는 60%대 상대적으로 낮은 투표율을 기록했으나 전국적인 바람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이 당선됐다.
반면 호남에서 투표율이 낮다면 진보진영이 패할 가능성이 높았다. 이는 호남에서의 높은 투표율이 진보진영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높인다고는 할 수 없지만, 최소한 뒷받침해줘야만 진보진영이 승리할 가능성이 생긴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17대 대선이 대표적이다. 해당 선거에서 광주는 54.5%를 기록해 역대 최저를 기록했고, 크게 패했다. 광주와 전남에서 가장 높은 투표율을 보여줬던 19대 대선에서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당선됐으나, 반대로 70%대로 충분히 결집했던 18대, 20대 대선에서는 박근혜·윤석열 전 대통령의 당선을 막지는 못했다.
최근에는 '부정선거' 주장의 여파로 인해 사전투표와 당선과의 관계도 정치권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사전투표의 경우 2010년 이후 도입됐기 때문에 비교할 수 있는 데이터가 많지 않지만 19대 대선에서 사전투표율은 26.1%, 20대 대선에서 사전투표율은 36.9%로 크게 오르는 추세다. 이 추세대로라면 21대 대선에서 40%대를 넘는 것도 가능할 전망이어서 사전투표가 전체 당락에 영향을 주는 비중은 점점 커질 전망이다.
사전 투표의 경우 본 투표 전 미리 투표를 하는 것이므로, 변심을 하지 않을 것으로 확신한 유권자층에서 주로 투표를 할 수 있다. 지역별, 세대별 사전투표율로 강성 지지층의 표심을 가늠해볼 수 있다는 게 일반적인 설명이다. 예를 들어 제21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이날 오후 4시 기준 지역별로는 전남이 29.3%로 가장 높았고 대구가 10.74%로 가장 낮았다.
이같은 관점에서 이번 대선의 투표율을 바라본다면, 그동안의 여론조사 결과 등을 6·3 대선에 대입해본다면 민주당에 유리한 결과를 예상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호남에서의 결집은 충분할 것으로 기대되는 반면, 영남지역에서 결집은 그렇지 않다는 여론조사 결과들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아가 보수진영의 표심이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으로 갈라진 것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어 여론조사 공표 금지기간 직전인 28일 리얼미터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너지경제신문 의뢰, 26일~27일 조사, 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서 ±3.1%포인트, 무선(100%) 자동응답 방식,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를 보면 대구·경북에서 김문수 후보 지지율은 44.9%, 이재명 후보 지지율은 42.2%, 이준석 후보 10.0%를 기록했다. 이재명 후보가 광주·전라에서 69.7%를 기록한 것과 차이가 있다.
윤주진 정치평론가는 디지털타임스와의 통화에서 "호남과 수도권 투표율이 높은 것은 민주당 지지자들에게 계엄 심판론이 작동을 해서, 당락을 떠나 이번에 선거를 해야 한다는, 반드시 선거를 함으로써 이재명 당선에 힘을 실어야 한다는 의미를 부여하는 것 같다"면서 "특히 이준석 후보가 선거 막판 불러일으킨 이재명 후보의 도덕성 논란이 보수·진보를 떠나 투표율을 끌어올리는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초 결집 양상으로 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사전투표의 경우 부정선거 여부를 떠나 국민의힘 지지층이나 노년층은 사전투표를 본 투표의 보조적인 수단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면서 "부득이한 사정이 있어 사전투표를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면 본투표를 하는 게 표준이라고 생각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번 6·3 조기대선 투표율에 변수가 될 수 있는 세대·계층이 있다면 3040 여성층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재명 후보나 이준석 후보가 3040 여성에게 잘 어필이 되는 후보라고 보기는 어려워 보이지만, 그렇다고 국민의힘을 찍을 것으로 예상되는 층도 아니라는 점에서 이번 선거에 의외의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렇게 본다면 최근까지 3040 여성의 투표율이 낮을 것이라고 예상됐는데, 선거 막판 분노 투표를 결심한 사람들도 있지 않겠느냐"라고 했다.
임재섭기자 yj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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