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생 비자 인터뷰 중단…추락하는 미국의 신뢰 [사설]
주한미국대사관이 28일부터 유학생 비자 인터뷰를 중단했다. 미국 정부가 미국에 유학하려는 학생들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심사 도입을 이유로 비자 인터뷰를 일시 중단한 데 따른 조치다. 이에 따라 미국 유학을 준비해오던 학생들에게 엄청난 불편과 혼란이 불가피해졌다.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학 경쟁력과 학문적 자유로 유명한 미국에서 이런 소동이 빚어질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정치적 입장을 대학에까지 강요하고,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제재하는 방식은 전혀 미국적이지 않다.
사태의 발단은 지난해 가자지구 전쟁 후 미국 대학가에서 발생한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에 있다는 게 정설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비판하며, 주요 대학들에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프로그램 폐지 등 정책 변화를 요구했다. 하지만 하버드대가 이를 끝내 거부하자 트럼프 행정부는 하버드를 포함한 모든 대학의 유학생 유치를 규제하는 초강수를 꺼냈다. 이 같은 조치는 극렬 지지층의 환호를 살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미국의 국제적 신뢰에 심각한 손상을 줄 것이다. 미국 명문 대학은 단순한 고등교육 기관이 아니다. 세계 각국 인재들이 모여 지식과 가치, 문화를 교류하는 글로벌 허브이자 미국이 세계를 선도하는 소프트파워의 원천이다. 그 바탕에는 학문적 자유와 다양성을 인정하는 전통이 있었다. 정치적 입장을 이유로 대학을 규제한다면 미국의 평판을 스스로 훼손하는 것과 같다.
미국 유학생들은 본국으로 돌아간 뒤 여론 주도층으로 성장해 미국과의 가교 역할을 수행해왔다. 유학생을 막는 것은 학문 교류의 단절을 넘어서 미국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축소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초강대국의 소프트파워는 군사력이나 경제력만으로는 얻을 수 없다. 세계가 미국을 신뢰하고 존경했던 이유는 자유, 관용, 다양성을 존중하는 민주주의 국가이기 때문이다. 그 중심에 미국 대학 시스템이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대학을 정치적 전장이 아닌, 세계와 소통하는 열린 공간으로 보존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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