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애가 학교서 자랑한대서” 사전투표 첫날 ‘역대급 흥행’

배윤경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bykj@mk.co.kr), 이상현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lee.sanghyun@mk.co.kr), 한수진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han.sujin@mk.co.kr), 김혜진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heyjiny@mk.co.kr) 2025. 5. 2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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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 대선 레이스 ◆

29일 낮 서울 강남구 역삼동 역삼1동 주민센터 주변으로 사전투표를 하기 위해 시민들이 긴 줄을 서 있다. [사진 = 이상현 기자]
“아이 등교 전에 왔어요. 애가 손등에 도장 찍어다 친구들이랑 자랑한대서 첫날부터 왔네요.”

29일 오전 8시20분께 서울 강남구 도곡동 도곡1동 주민센터 사전투표소 앞. 초등학생 자녀와 함께 투표장을 찾은 40대 A씨는 “아이들도 이번 선거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오전 6시부터 제21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가 시작된 가운데 출근 전 투표를 하려는 시민들로 사전투표소는 북적였다. 관내 투표자와 관외 투표자 비율은 9대 1 정도로, 빨간색이나 파란색 등 특정 후보나 정당을 지지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옷이나 액세서리를 착용한 시민은 보이지 않았다.

편의점을 운영한다는 박모씨는 “아르바이트생이 투표를 안 한다길래 투표하고 한 시간 늦게 출근하라고 했다”며 “이번엔 정말 잘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70대 노신사는 취재진에 “똑바로 보라”며 투표장에 들어서기도 했다.

같은 시간, 서울 중구 필동주민센터 사전투표소. 이곳 역시 출근시간대임에도 투표 행렬이 이어졌다. 유권자 발길이 끊이지 않으면서 2층 투표소까지 30여 명이 계단을 타고 줄을 길게 늘어섰다.

출근 직후 직장 동료들과 함께 투표하러 왔다는 50대 여성은 “국민을 생각하는 새로운 정부가 탄생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강지수(34)씨는 “결과가 보이는 것 같다”면서 “그래도 유권자로서 의사표시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조금 더 일찍 나와 투표하러 왔다”고 말했다.

최근 재부각된 부정선거론과 관련해 우려 섞인 시선도 있었다. 사전투표소 주변을 서성이던 70대 이모씨는 “나는 사전투표 안 할 거다. 부정선거 가능성 때문에 불안하다”며 사전투표 후 나오는 시민들을 가리키며 “지금도 어수선한 거 같다. 걱정된다”고 주장했다.

29일 오전 서울 중구 필동주민센터 사전투표소를 향하는 출근길 시민들. [사진 = 한수진 기자]
비슷한 시간대, 서울시 양천구 신정1동 주민센터 사전투표소 앞에서도 엘리베이터를 타기 위해 1층에서부터 10명 정도 줄을 서 있었다. 배달 업무를 하는 것으로 보이는 시민도 헬멧을 착용한 채 대기 중이었다.

아침부터 사전투표소를 찾았다는 50대 김모씨는 “청년들이 너무 힘들지 않나. 청년들이 잘 사는 나라를 만들어 줄 거 같은 후보를 뽑았다”면서 “미래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점심시간대가 되면서 사전투표소는 더 북적였다.

이날 낮 12시30분께 서울 양천구 목5동 주민센터 사전투표소엔 점심시간에 짬을 내 투표하려는 시민들로 사전투표소 바깥까지 줄이 길게 이어졌다. 회사 동료로 보이는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줄을 서 있거나, 투표 후 손등에 도장을 찍어 투표소 앞에서 인증하는 시민들도 다수 보였다.

20대 여성은 “본투표일에 갈 곳이 있어 점심시간에 (사전투표소로) 왔다”며 “땀나도록 달려왔는데 (줄이 길어) 복귀가 좀 늦을 거 같다”고 우려했다.

29일 오전 서울시 양천구 신정1동 주민센터 앞에 시민들이 사전투표를 위해 오가고 있다. [사진 = 김혜진 기자]
비슷한 시간, 직장인이 밀집한 서울 강남구 역삼동 역삼1동 주민센터는 ‘엄두가 안 날 정도’로 긴 줄이 이어졌다. 줄을 선 한 40대 남성은 “(투표하기) 엄두가 안 날 정도 줄이 길다”며 혀를 내둘렀다.

회사가 몰려 있는 곳인 만큼 관내 투표자와 관외 투표자 비율이 1대 9 수준이라 관내 투표자는 상대적으로 빨리 투표를 마치고 나오는 반면 관외 투표 줄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다.

직장인 B씨는 “점심시간에 투표하려 했는데 내일 일찍 오거나 본투표 때 해야 겠다”며 “저번에 투표를 안 했는데 이번엔 꼭 하려 한다”고 했다.

한편 이날 일부 사전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외부로 반출된 정황이 포착되기도 했다.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주민센터 사전투표소 출입구에서 생중계 방송을 하던 한 유튜브 채널에 시민들이 투표소 밖에서 투표용지와 회송용 봉투를 들고 있는 모습이 포착되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측은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라고 전했다.

제21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는 이날부터 이틀간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전국 3568개 사전투표소 어느 곳에서나 투표할 수 있다. 이날 오전 6시부터 진행된 사전투표엔 오후 4시 기준 전체 유권자 4439만1871명 중 697만8426명이 투표를 마쳐 투표율 15.72%로 집계됐다. 이는 오후 4시 기준 역대 사전투표가 적용된 전국단위 선거 동시간대 투표율 중 최고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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