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 수출 닫히고, 중동 열리고…트럼프에 웃고 우는 엔비디아

‘인공지능(AI) 칩 1인자’ 엔비디아가 트럼프 정부의 통상정책에 웃고 울었다. 미국이 대중 수출은 빈틈없이 막으면서도 중동 쪽 수출길을 넓혀준 영향이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된 것이다. 다만 중국의 빈자리를 중동이 완전히 메우긴 어려운 만큼, 대중 수출 규제를 향한 엔비디아의 반발도 계속되고 있다.
29일 미국 반도체설계회사 엔비디아의 발표를 보면, 회사는 2026회계연도 1분기(올해 2~4월)에 매출 440억6천만달러(약 61조원), 영업이익 216억4천만달러를 기록했다. 매출은 전 분기보다 12% 늘며 433억달러 안팎이었던 증권가 전망치를 웃돌았다. 나빠진 통상 환경 속에서도 최신작 ‘블랙웰’ 시리즈의 흥행에 힘입어 선방한 셈이다.
대중 수출 규제의 직격탄은 수익성에서 여실히 나타났다. 일단 영업이익이 10% 줄었다. 약 3년 만에 첫 감소세다. 이 회사가 수익성 지표로 삼는 ‘매출총이익률’도 전 분기 73.0%에서 이번 분기 60.5%로 급락했다. 지난달 9일 미 정부가 엔비디아의 중국용 저성능 칩 ‘H20’의 대중 수출에 제동을 걸자, 회사가 쌓아뒀던 ‘H20’ 재고 등 45억달러어치를 모두 비용 처리한 영향이다.
수출 통제의 여파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회사가 제시한 2분기(5~7월) 매출 예상치는 450억달러다. 이번 분기보다 2% 정도 성장하는 데 그칠 것으로 본다는 얘기다. 엔비디아는 중국에서 올릴 것으로 기대됐던 2분기 매출 80억달러가 수출 규제 탓에 증발한 점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대중 수출 규제를 향한 작심 발언도 이어졌다.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실적설명회에서 “미국의 정책은 중국이 인공지능 칩을 만들 수 없다는 전제에 기반해왔는데, 이는 명백히 틀린 것”이라며 “중국의 인공지능은 미국 칩이 있든 없든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정부가 다른 수출 규제를 완화해준 덕에 ‘매출 감소’는 면할 전망이다. 엔비디아는 향후 실적을 밀어올릴 요인 중 하나로 ‘인공지능 확산’ 규제의 폐기를 꼽았다. 바이든 정부가 만든 이 규제는 중동 지역을 비롯한 일부 국가에 인공지능 칩 수출 한도를 두는 제도다. 이달 시행될 예정이었으나 트럼프 정부가 폐기했다. 이에 젠슨 황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순방에 동행해 사우디아라비아 등과 대규모 블랙웰 공급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젠슨 황은 “이 계약은 미국의 승리”라고 말했다. 이번엔 젠슨 황이 트럼프를 추어올린 셈이다.
이재연 기자 ja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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