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나무 8년 이끈 이석우 대표 사임… 후임은 법조인 출신 오경석
법조인 출신 오경석 대표 내정
가상자산 제도화·제재대응 포석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의 운영사 두나무를 8년간 이끌어 온 이석우 대표가 오는 7월 대표직에서 물러난다. 후임으로는 법조인 출신인 오경석 팬코 대표가 내정됐다.
이 대표는 29일 "일신상의 이유로 7월 1일부로 두나무의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하게 됐다"며 "사임 이후 회사에 고문으로 남아 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사임 배경에 대해 "더 큰 도약을 위해 새로운 도전과 변화가 필요하다는 판단과 함께 개인적인 건강상의 문제 등으로 물러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지난 2017년 두나무 대표이사로 선임된 뒤, 업비트를 초기부터 이끌며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로 키운 인물이다. 2020년과 2023년 재선임을 거치며 국내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 대표 가운데 창업자를 제외하면 최장수 CEO로 꼽혔다. 두나무 대표이사로 근무하면서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는 '디지털자산 거래소 공동협의체'(DAXA)의 초대 의장을 맡기도 했다.
이 대표는 지난 2023년 두 번째 재임에 성공하며 오는 2026년 12월까지 임기를 이어갈 예정이었다. 그러나 임기를 1년 6개월 앞두고 회사를 떠나게 됐다.
이 대표가 사임을 한 달 가량 일찍 알렸지만, 남은 기간 동안에도 정진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오는 30일 국회에서 열리는 '국민의힘과 함께하는 디지털 자산 업계 정책 간담회'에 DAXA 회원사 대표로 참석해 업계 대표로서 실제 운영 경험과 시장 데이터를 기반으로 규제 당국과 정책 입안자들에게 현실적인 목소리를 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후임 대표는 이달 6월 말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에서 최종 선정된다. 후임자로는 의류기업 팬코의 오경석 대표가 내정됐다. 오 대표는 공주대부설고등학교와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2008년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뒤 수원지방법원 판사, 김앤장법률사무소 등을 거쳤다. 사법시험 합격 전인 2001년에는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해 삼일회계법인에 근무하기도 했다.
지난 2016년 팬코에 합류한 뒤 2018년 팬코 대표이사에 선임됐으며 무신사 기타비상무이사도 맡고 있다. 지난 2021년 11월부터 2022년 4월까지는 두나무 감사를 지내기도 했다.
후임자로 법조인 출신이 내정된 만큼 업계에서는 가상자산 제도권 편입과 당국 제재 등에 대응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나 두나무 계열사인 업비트는 지난 2월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로부터 제재심을 받았다. 당시 FIU는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와 거래금지 의무 위반 △고객확인 의무 및 거래제한 의무 위반 △영장 관련 고객에 대한 의심거래보고 의무 위반 등으로 두나무에 제재 조치를 내렸다. 구체적으로는 △업비트 신규 고객의 가상자산 이전을 금지하는 '영업 일부 정지 3개월' △이석우 대표에 대한 '문책경고' 등이었다.
이 중 이 대표가 받은 문책경고는 금융회사 임원에 대한 징계 5단계 중 3단계에 해당하는 중징계다. 가상자산 거래소는 아직 금융회사에 해당되지 않지만, 문책경고 이상을 받을 시 금융권 취업 3~5년 제한된다. 그러나 이 대표는 문책경고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을 하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당국 제재를 받고 아직 과태료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법조인 출신을 대표로 내정한 건 스테이블코인,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2단계 입법 등 여러가지를 검토할 수 있는 사람을 경영자로 내세운 것 아니겠냐"고 귀띔했다.
김지영기자 jy1008@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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