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의 속도와 색깔로 점멸하는 숫자들…유한한 시간 속 인간 같아
서울 한남동 갤러리 바톤서
LED 거울 연작 13점 펼쳐

일본의 세계적인 미디어 아티스트인 미야지마 타츠오(68)는 LED 소자를 매개로 한 작품을 통해 “계속 변화한다. 모든 것은 연결된다. 영원히 계속된다”고 이야기한다. 그의 개인전 ‘Folding Cosmos(폴딩 우주)’가 오는 6월 28일까지 서울 용산구 한남동 갤러리 바톤에서 개최된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가 존재와 생명, 의식을 아우르는 포괄적인 개념인 일본의 ‘세이메이(生命)’에 대해 탐구한 결과로서 거울을 활용한 연작 13점을 선보인다.
전시 제목의 ‘폴딩 우주’는 끊임없이 접힌 우주를 의미한다. 현대 물리학에서는 우주의 약 85%가 종이접기처럼 접혀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여기서 접힘은 서로 다른 차원의 시공간에서 발생한 사건들이 복잡하게 연결돼 있음을 의미한다. 같은 모습과 같은 시간을 공유하는, 또 다른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을 뜻하는 ‘평행 우주’나 상호 간 연결성을 가진 수없이 많은 우주가 존재한다는 ‘다중 우주’ 개념을 포괄한다.
미야지마는 이런 폴딩 우주가 가진 시간의 개념과 각 개인을 시각화하고자 했다. 미야지마는 작품에 0을 사용하지 않는 것과 관련해 “0은 생명과 죽음이 공존하는 하나의 점과 같은 것”이라며 “빅뱅(우주의 탄생을 촉발한, 약 138억년 전 일어난 것으로 추정되는 대폭발)의 순간이 태초부터 지금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음을 말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미야지마가 특별히 LED 거울 작업을 통해 천착한 것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세계의 연결과 확장이다. “문득 지나가는 차와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를 통해 세상이 시시각각 변화하고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거울에 비친 우리 모습을 볼 때도 마찬가지죠. 우리는 변화하는 존재입니다. 시간에 따라 변하는 모습을 들여다 볼 수 있길 바랍니다.” 실제로 전시장에서 작품을 이루는 거울은 관람객의 모습을 곳곳에서 비춘다. 흘러가는 숫자와 중첩된 사람들의 모습은 어느 순간에도 같은 것이 없다.
같은 LED 거울 연작이라고 해도 표현 방식은 제각각이다. 일례로 ‘Hundred Changes in Life’(2024) 연작에서 미야지마는 서로 다른 색깔의 LED 숫자를 감싼 원통형 거울을 군집시키면서 안쪽 거울에 반사된 숫자 상이 보는 각도에 따라 계속해서 반사에 반사가 되도록 연출했다. 또 ‘Changing Time with Changing Self-Flower’(2014)의 경우 일렬로 배치된 정사각형 거울 12개에 LED 숫자들이 꽃잎이 바람에 날리는 형상으로 흩뿌려진 형태다.
미야지마는 일본 도쿄대 예술대학을 졸업하고 영국 런던예술대에서 명예 박사학위를 받았다. 스위스 취리히 현대미술관(1993),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1996), 영국 런던의 헤이워드 갤러리(1997), 미국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1997) 등 세계 주요 기관에서 개인전을 열고 1999년 제48회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일본관에 작품을 전시하면서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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