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마을 90% 덮친 빙하 붕괴... 실종 1명에 그친 건 기적이 아니었다

스위스 알프스 지역에서 빙하가 붕괴해 한 마을이 통째로 매몰됐다. 자칫 대규모 인명 피해를 낳을 뻔했지만, 사전 모니터링과 조기 경보 시스템 덕에 피해가 최소화됐다.
28일 AP 등에 따르면 이날 알프스 산자락 아래 있는 스위스 발레주 블라텐 마을 인근 비르히(Birch) 빙하가 붕괴됐다. 얼음과 암석, 진흙이 쏟아지면서 순식간에 마을 90%가 매몰됐다. 드론 촬영 이미지를 보면 마을 대부분이 토사에 덮여 있다.
당국에 따르면 블라텐 마을 주민은 300여 명으로, 지난 19일 사전 대피 명령에 따라 마을을 떠난 상태였다. 다만 64세 남성 한 명이 실종돼 수색 중이다.

인명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선진국다운 철저한 대비 시스템이 있었다. 스위스는 기후 변화로 빙하 붕괴와 산사태 위험이 높아지자 1990년대부터 사전 모니터링과 조기 경보 시스템을 구축했다. 인근 비르히 빙하의 발원인 클라이네 네스호른 산간에서 낙석이 발생했고, 이로 인해 약 900만t의 암석이 빙하 위에 쌓여 빙하의 이동 속도가 하루 10m에 달하는 급가속 현상이 관측됐다. 지질학자들은 이를 빙하 붕괴의 전조로 판단했고, 당국은 사고 발생 열흘 전, 산간 마을 주민들과 가축의 대피를 결정했다. 또 레이더 이미지를 통해 암반의 움직임과 빙하의 이동 속도를 추적하면서 빙하 붕괴로 인한 산사태 발생 등 여러 시나리오에 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라텐 시장인 마티아스 벨발트는 “기적적으로 생명 피해가 거의 없지만 우리는 마을을 잃었다. 그러나 공동체 정신은 잃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로 영구동토층이 녹는 속도가 빨라지며 스위스의 빙하 붕괴 위험도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한다. 스위스는 2022년과 2023년 각각 6%, 4%의 빙하 부피를 잃었으며, 이는 1960~1990년 손실량과 맞먹는 수준이다. 스위스 취리히대 환경학과 크리스티안 후겔 교수는 “알프스의 영구동토층이 녹으며 산악지대의 암석 안정성이 약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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