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원 포토카드가 75만원에"... MZ 사로잡은 KBO 굿즈

주말마다 야구장을 찾는 직장인 전모(27) 씨는 요즘 새로운 고민이 생겼다. 좋아하는 구단의 굿즈인 'KBO 포토카드'를 구하기 힘들어서다. 편의점, 온라인 커뮤니티, 중고 거래 앱까지 뒤져봐도 원하는 선수 카드는 좀처럼 손에 넣기 어렵다. 전씨는 "야구장에 가면 선수 카드를 교환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이젠 응원하러 간다기보다 포토카드를 하나라도 더 구하러 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최근 KBO(한국프로야구)리그 인기에 힘입어 야구장 안팎에서 '굿즈(Goods,캐릭터·브랜드 관련 기념품) 구하기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 가운데 'KBO 빵'과 'KBO 포토카드'는 어떤 선수 관련 제품이 나올지 모른다는 무작위성 때문에 MZ세대의 수집욕을 더욱 자극하고 있다.
특히 편의점 업계를 강타한 'KBO 빵'은 각 구단의 선수 스티커가 랜덤으로 동봉돼 있어 이전 출시한 '포켓몬 빵' 열풍을 떠올리게 한다. 팬들은 원하는 선수 카드를 얻기 위해 같은 빵을 수십 개씩 구매하기도 하고, 원치 않는 스티커는 SNS나 커뮤니티를 통해 교환하기도 한다.

포토카드 역시 인기 선수일수록 프리미엄이 붙는다. 실제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으로 유명한 번개장터에서는 1천 원짜리 김도영 선수의 카드가 75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셀프 사진관 브랜드 '포토이즘(Photoism)'도 마찬가지다. 팬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 이미지와 로고가 들어간 프레임을 이용해 사진을 촬영한 후 SNS에 게재해 굿즈 열풍을 확산시킨다. 야구장을 찾는 일부 관람객들은 경기 시작 전에 포토이즘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 이미지와 사진부터 찍는다.
대형 유통업체와 콘텐츠 플랫폼들도 굿즈 대열에 합류했다. 주요 편의점 브랜드는 'KBO 한정판 굿즈'와 '응원 먹거리 세트'를 기획 상품으로 내놓고 있고, 캐릭터 굿즈 브랜드와 협업해 액세서리도 출시하고 있다.
곽주영 온라인 커머스 관계자는 "이제 야구는 경기 관람을 넘어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로 확장되고 있다"며 "굿즈는 팬의 자부심을 자극하면서도 가격 부담이 적어 빠르게 확산되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병희 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는 "기존 프로야구가 구단 중심, 경기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팬 개개인이 주체가 되는 '참여형 문화'로 변화하고 있다"며 "굿즈는 팬과 구단, 팀과 개인을 연결하는 매개체로 기능한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이어 "이러한 흐름은 향후 야구를 넘어 다른 종목으로도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최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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