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사 새 애니는 우주로 납치된 '엘리오'... 감독 "외로운 이에게 위로 될 것"

이서희 2025. 5. 29.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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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엘리오' 공동 감독 인터뷰
인사이드 아웃 2 이후 픽사 첫 장편작
6월 18일 개봉 "큰 화면으로 감상하길"
내달 개봉하는 디즈니·픽사의 장편영화 '엘리오'의 한 장면. 엘리오와 그의 친구인 우주 생명체 글로든이 함께 우주를 유영하고 있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압박이요? 오히려 기대감이 더 큰 걸요."

다음 달 개봉 예정인 '엘리오'의 공동 감독 매들린 섀러피언과 도미 시는 '인사이드 아웃 2' 이후 픽사 스튜디오의 첫 장편영화를 내놓는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인사이드 아웃2'는 코로나 팬데믹 후인 지난해 개봉하고도 애니메이션 사상 최고 흥행작에 등극했다. 엘리오 제작진의 부담이 클 법도 하지만, 섀러피언 감독은 자신 있어 보였다. 그는 "인사이드 아웃 2는 '좋은 영화라면 사람들은 극장에 가서 본다'는 사실을 보여줬다"며 "엘리오도 감동, 유머, 아름다움 같은 픽사 영화의 특징을 담고 있다고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과의 인터뷰는 픽사가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에머리빌 소재 본사에서 한국일보를 비롯한 해외 미디어를 초청해 개최한 푸티지(Footage) 시사회에서 진행됐다. 픽사가 개봉 예정작 일부를 미디어에 사전 공개한 것은 지난해 '인사이드 아웃 2'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시사회에서는 1시간 40분짜리 영화 중 30분가량이 공개됐다. '애니메이션 명가' 픽사의 29번째 장편영화인 엘리오는 다음 달 12일부터 각국에서 순차 개봉한다. 한국은 18일, 북미는 20일 개봉 예정이다.


'소속감' 찾는 이민자 소년의 이야기

엘리오는 우주로 납치되는 엘리오의 모험을 그린 애니메이션이다. 영화 속 엘리오의 '지구상 신분'은 고모와 함께 사는 11세 멕시코·도미니카계 미국인으로 설정됐다.

납치된 엘리오가 겁에 질렸을 거라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세상 그 어디에서도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고, 아무도 날 원하지 않는다고 여기는 엘리오에게 '지구 밖'은 오히려 희망의 공간이다. 우주 어딘가에는 자신이 속할 수 있는 세상이 있을 것이라고 그는 믿고 있다. 우주로의 구출을 간절히 바라던 엘리오는 어느 날 갑자기 그를 지구 대표로 오인한 누군가에 의해 실수로 소환된다. 그렇게 도달한 우주에서 그는 기상천외한 소동에 휘말린다. 그 과정에서 특별한 친구를 만나고 성장한다.

디즈니·픽사의 신작 '엘리오'를 제작한 메리 앨리스 드럼(왼쪽부터) 프로듀서와 매들린 섀러피언·도미 시 감독이 지난 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에머리빌 픽사 본사에서 기자 간담회를 하고 있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엘리오는 원래 지난해 3월 공개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2023년 약 4개월간 지속된 할리우드 작가·배우 파업 여파로 계획이 잠정 연기됐다. 그 결과 다시 잡힌 글로벌 개봉 시점이 올해 6월이다. 중남미 출신 이민자들의 미국 내 입지가 불안한 요즘, 이민 2세의 외로움과 소속되고 싶은 욕구를 다루는 영화가 나온다는 게 무척 공교롭다.

이에 대해 섀러피언 감독은 "제작을 시작(2021년)하던 시점에는 어떤 사회적 분위기에서 영화가 공개될지 누구도 예측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영화가 다루는 주제는 굉장히 보편적이고 시대를 초월하는 것"이라면서도 "사람들이 진심으로 연결을 갈망하는 시대라 이 영화가 더 시의적절하게 받아들여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내달 개봉하는 디즈니·픽사의 장편영화 '엘리오'의 한 장면. 엘리오와 그의 친구인 우주 생명체 글로든이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픽사가 창조한 우주는 어떤 모습일까

픽사는 늘 상상을 스크린에 구현해 왔다. 인사이드 아웃 시리즈에서는 마음속 감정들을, '엘리멘탈'에서는 원소의 세계를, '코코'에서는 죽은 자들의 세상을 그들만의 방식으로 그렸다. 이번엔 우주다. 우리가 알면서도 모르는 우주를 픽사가 그려낸 방식도 이번 영화의 관전 포인트다. 우주와 외계인의 모습이 처음엔 이질적으로 다가오는데, 그렇기에 관찰하고 탐구하는 재미가 있다.

엘리오에는 인공지능(AI) 기술이 전혀 쓰이지 않았다. 말만 하면 AI가 단편영화 한 편도 금세 만들어주는 시대가 됐지만 픽사는 영화 제작 전 과정을 여전히 사람에게 의존하고 있다. 이런 방식을 고수하는 데 대해 도미 시 감독은 "인간적인 이야기는 사람만이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섀러피언 감독도 "사람이 하는 일이니 작은 실수가 있을 수도 있지만, 그런 인간적 요소가 픽사 영화만의 매력을 만들어 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내달 18일 국내 개봉하는 디즈니·픽사의 신작 '엘리오' 포스터.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섀러피언 감독은 "엘리오는 장르 자체가 대형 스크린에 어울리는 영화"라며 "많은 관객들이 엘리오가 우주에 처음 도착할 때의 그 장면을 대형 스크린으로 감상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어떤 사람에게 이 영화를 추천하고 싶느냐'고 묻자 두 감독은 입을 모아 말했다. "엘리오는 모두를 위한 영화예요. 외로움을 느껴본 적 있는 사람, 자신을 받아줄 무언가를 찾고 있는 사람은 따듯한 위로를, 우주에 호기심을 갖고 있는 사람은 시각적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에머리빌= 이서희 특파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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