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오브 스우파' 우유 찾게 되는 최고 스코빌 매운맛 [예능 뜯어보기]

아이즈 ize 한수진 기자 2025. 5. 29.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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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한수진 기자

'월드 오브 스우파' 스틸 컷 / 사진=Mnet

글로벌 춤판이 열렸다. 전 세계 '센 언니'들이 국기를 등에 지고 '스우파' 배틀장으로 집합했다. 확실히 더 치열해졌고 그만큼 더 매워졌다.

지난 27일 첫 방송한 Mnet '월드 오브 스트릿 우먼 파이터(WSWF)'(이하 '월드 오브 스우파')는 '스우파'라는 브랜드를 발판 삼아 국내에서 글로벌로 무대 확장을 꾀했다. 기존의 국내 크루 대항전을 넘어 이번 시즌에선 5개국 댄서들이 국기를 걸고 맞붙는 국가대항전으로 꾸렸다.

이번 시즌이 더욱 흥미로운 지점은 외연의 확장이 아니라 내면의 견고함이다. 시스템은 더 세밀해졌고, 서사는 더 극적이며, 심사는 역대 시즌 중 가장 댄서 중심적이다.

'월드 오브 스우파'는 외형상으로는 기존 '스우파' 시리즈의 틀을 유지한다. 노리스펙 배틀, 파이트 저지, 약자 지목 시스템 등은 익숙하다. 하지만 국가 대항전이라는 설정은 기존과는 다른 긴장감을 생성한다. 풀이 넓어지면서 세계 댄서신의 분위기와 문화, 전통과 새로움이 충돌하는 글로벌 대결의 장이 됐다.

한국(범접)·미국(모티브)·일본(오사카 오죠 갱, 알에이치도쿄)·뉴질랜드(로얄 패밀리)·호주(에이지 스쿼드). 각국을 대표하는 팀들은 단순히 강한 크루를 넘어 해당 국가 댄스의 맥락을 대변한다. 그래서 리스펙의 부재는 자존심의 균열을 더 심하게 남기고, 약자 지목은 전략보다 전쟁을 선언하는 것처럼 맹렬하다. 이 프로그램의 매운맛이 더 진해진 이유다.

'월드 오브 스우파' 스틸 컷 / 사진=Mnet

재미 더하는 박진영과 마이크 송의 저지

심사 시스템은 이번 시즌에서 돋보이는 강점 중 하나다. 박진영은 K팝 대표 딴따라다. 춤과 음악에 대한 뜨거운 애정을 바탕으로 각 무대의 기술적 강점과 약점을 정확히 짚어낸다. 추상적 감탄이 아니라 구체적 설명이 따라붙기에 댄스를 잘 모르는 일반 시청자도 이해(공감)하기 쉽다.

마이크 송은 그보다 한 발 더 안으로 들어간다. 세계적인 댄서이자 입지전적 인물인 그는, 참가자들의 커리어와 배경을 누구보다 잘 꿰뚫고 있다. 그는 스페셜 저지와 박진영에게 맥락과 배경을 전하는 해설자 역할을 자처하며 단순한 심사를 넘어 댄스 아카이브로 기능한다.

이번 시즌의 파이트 저지는 그간의 시리즈 중 가장 밸런스가 뛰어나다. 기술, 감정, 퍼포먼스에 대한 기준이 고르게 반영돼 있고 지나친 편향이나 감정적 오차도 최소화됐다. 

새롭게 투입한 MC 성한빈도 조화를 이룬다. Mnet '엠카운트다운' MC 경험에서 비롯한 안정감 있는 톤, 정확한 발음과 건실한 태도는 이 격렬한 경쟁의 외피를 적절히 다듬는다.

'월드 오브 스우파' 스틸 컷 / 사진=Mnet

약해진 한국팀, 날카로운 시선이 필요한 이유

'스우파' 시즌1의 압도적인 존재감은 온데간데없고 이번 시즌의 한국팀 범접은 우려의 시선을 정면으로 맞고 있다. 범접은 수많은 댄스 스타를 배출한 시즌1의 크루 리더들이 뭉친 특별 연합팀이다. 하지만 댄서보다 인플루언서로 소비해 온 지난 시간이 그들의 퍼포먼스를 다소 무디게 한 느낌이다. 

리더 허니제이는 소속사까지 갖추며 그간 전방위 활동을 펼쳤고, 그사이 출산까지 하고 무대로 돌아왔다. 아이키와 가비는 이제 방송과 유튜브 속 모습이 더 친숙한 인물이 됐다. 스포트라이트에 익숙해진 이들이지만, 이번 무대는 춤 실력으로 증명해야 하는 냉혹한 전장이다.

때문에 가비와 에이지 스쿼드의 다니카 배틀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다. 가비는 이 대결의 승자였다. 하지만 춤이라는 렌즈로만 보면 스킬은 오히려 결핍의 영역에 가까웠다. 눈이 휘둥그레질 만큼 고난도의 힐 댄스를 선보인 다니카와 달리 가비는 '막춤'에 가깝게 스테이지 곳곳에서 머리를 흔드는 동작 위주로 보여줬다. 현장의 열광과 보다 정제된 시선에서 보게되는 방송 화면은 같지 않다. 이 차이를 시청자는 정확히 인지한다.

전복 서사 강화, 매운맛도 ↑

이번 시즌의 서사는 다분히 전복적이었다. 스트릿 배틀 신의 전설 같은 인물 오사카 오죠 갱의 쿄카를 꺾은 스타 코레오그래피 댄서 리에하타(알에이치도쿄), 로얄 패밀리의 전성기를 함께 했던 에이지 스쿼드의 리더 카에아를 꺾은 로얄 패밀리의 '뉴 블러드' 타샤. 이는 단순한 결과 이상이었다. '누가 강자인가'를 다시 묻는 질문이었다.

10년 만에 리매치로 주목받은 립제이와 오사카 오죠 갱의 이부키 대결도 그랬다. 이부키는 과거의 패배를 되갚기 위해 립제이를 지목했고, 둘은 마치 하나의 퍼포먼스를 짜온 듯한 무아지경의 배틀을 선보였다. 승자는 립제이였고, 두 사람은 뜨거운 포옹으로 마무리했다. 특히 재대결에서 보여준 둘의 모습은 싸움이라기보다 존중의 합무에 가까웠다.

'월드 오브 스우파'는 무대를 키웠다. 심사 시스템은 역대 최고로 견고해졌고, 구성원 간의 서사는 시리즈 특유의 매운맛을 유지하면서 더 스코빌을 높였다. 

그리고 이번 시리즈에서도 이 프로그램이 향하는 방향은 명확하다. 누가 더 춤을 잘 추는가, 그것뿐이다. 중요한 건 한국이다. 시즌1의 유산에 안주할 수 없다. 과거 명패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 이 프로그램은 언제나처럼 춤으로 증명하기를 요구한다. 그리고 1회만으로도 이 싸움은 지금 아주 제대로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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