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창작물 저작권 문제 대두…예술가들과 빅테크 싸우게 될수도”
문화예술세계총회 참석차 방한
세계적인 미디어아트 재단인
‘아르스 일렉트로니카’의 수장
미디어아트 분야 최고 영예상
‘프리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韓 최초 수상자 김아영 작가
“AI가 인간 대체할 순 없어”

오스트리아의 세계적인 미디어아트 재단인 아르스 일렉트로니카의 수장 게어프리트 슈토커 예술감독은 최근 미디어아트를 중심으로 AI 활용 범위가 높아짐에 따라 예술가들의 지적재산권(IP)이 큰 위협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1세대 미디어 아티스트이자 1995년부터 지금까지 지난 30년 간 아르스 일렉트로니카를 이끌어온 핵심 인물로, 유럽위원회(EC)의 과학·기술·예술 프로그램의 주요 파트너로 활동하는 등 글로벌 리더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아직까지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AI 창작물에 대한 저작권을 인정하고 있지 않지만, 향후 10~15년 사이 관련 법과 제도가 변화하는 과정에서 큰 혼란을 겪게 될 것”이라며 “대기업의 IP 독식을 막기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공동 노력이 필요하다. 어쩌면 우리가 (빅테크 기업이 있는) 미국을 상대로 싸워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 28일 서울에서 개막한 ‘제10차 문화예술세계총회’에 참석한 슈토커 감독은 이날 한국의 미디어 아티스트인 김아영 작가와 공동 기자간담회를 열고, 미디어아트 관련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김 작가는 지난 2023년 아르스 일렉트로니카가 주최하는 세계 최대 미디어아트 어워드인 ‘프리 아르스 일렉트로니카’에서 최고상인 ‘골든 니카상’(뉴 애니메이션 아트 부문)을 수상한 바 있다. 1987년부터 수여된 이 상을 받은 최초의 한국인이다. 올해는 프리 아르스 일렉트로니카에 뉴미디어 부분 심사위원으로도 참여했다.
김 작가는 “프리 아르스 일렉트로니카에서 수상한 이후 많은 것이 달라졌다. 이전에는 스스로 현대 미술가라고만 생각했고 뉴미디어 아티스트라고는 인식을 못헀는데, 수상을 계기로 좀 더 테크놀로지 분야를 넘나드는 융합적인 작업에 더 열린 태도를 갖게 됐다”고 밝혔다. 슈토커 감독은 김 작가의 골든 니카상 수상작인 ‘딜리버리 댄서’ 연작을 언급하며 “김 작가는 배달기사라는, 편리한 기술 이면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당면한 현실을 보여줬고 큰 감동과 여운을 남겼다”고 호평했다.

캐나다예술위원회와 영국예술위원회, 유네스코의 합작으로 탄생한 국제예술위원회·문화기관연합(IFACCA)가 주최하는 문화예술세계총회는 문화예술 분야의 세계적인 교류 협력과 공동 발전을 논의하는 장이다. 이 총회가 아시아 국가에서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화예술의 미래 구상’을 주제로 개최되는 이번 총회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공동 주최하고, 세계 62개국 문화예술 전문가 400여 명이 참석해 AI와 기후변화, 디지털 기술 확산 등 위기 속에서 문화예술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논의한다.
슈토커 감독은 전쟁과 갈등이 극으로 치닫고 있는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예술가들의 영향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슈토커 감독은 “우리는 다중 위기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정치인들이나 경제인들은 눈에 보이는 가시적 성과만을 원할 뿐이지만, 예술은 인간에게 어떤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낼 수 있는 기본 토대를 만들어낸다”며 “물론 예술가들이 해결책을 제시할 순 없지만 우리에게 전혀 다른 대안과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즉, 해결책을 위한 영감을 주는 것이 인류 역사 속에서 예술이 해왔던 역할”이라고 밝혔다.
최근 생성형 AI가 촉발한 위기와 관련해 김 작가는 “AI는 자의를 갖지 못하고 특별한 동기도 없는 존재이기 때문에 결국 일정한 패턴으로 굉장히 흥미가 떨어지는 결과물을 만들어낸다”며 “AI를 미디어아트에 활용하더라도 결국 어떤 영감을 불어넣고 새로운 사유를 불러일으키는 것은 인간 고유의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언젠가 판도가 바뀔지도 모르지만, 아직까지는 인간의 노동만이 작품으로서의 가치를 만들어준다고 믿고 있다”고 밝혔다.
슈토커 감독은 한국이 새로운 기술을 발 빠르게 받아들인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특히 뉴미디어 기술과 관련된 상업 분야에서 이런 특성은 큰 이점을 갖고 있다. 한국에서 다양한 기술이 접목된 새로운 영화들이 큰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이 단적인 예”라며 “게다가 한국은 교육 수준이 높고 오랜 기간 미디어아트 분야를 지원해온 좋은 기관들도 있다. 그래서 한국에서 기술을 단순히 수용하는 것을 넘어 매우 비판적인 접근 방식을 제시하는 예술가들도 나올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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