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는 ‘갱 거버넌스’… 범죄집단이 영토 3분의1 장악[Global Focus]

이종혜 기자 2025. 5. 29.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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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lobal Focus
정부 ‘마약과 전쟁’ 속수무책
갱 장악력·범죄율 되레 폭증
정치인·경찰 살해도 빈번해

높은 범죄율의 중남미 국가 중 하나인 멕시코는 범죄 집단인 카르텔(갱단)이 일부 지방 권력을 장악하고 국가 권력을 위협하는 ‘갱 거버넌스(Gang Governance)’ 국가로 분류된다. 마약과의 전쟁 이후 오히려 범죄율이 폭증하면서 공권력도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지난해 10월 취임한 멕시코 최초의 여성 대통령인 클라우디아 셰인바움이 멕시코 전역에 깊게 뿌리내린 폭력과 마약 카르텔 근절에 나섰지만 여전히 소용이 없는 상황이다.

정치인과 경찰이 카르텔에 의해 살해되는 사례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지난 12일 멕시코 베라크루스주에서 열린 유세 현장에서 시장 후보와 지지자 등이 총에 맞아 사망했다. 사망한 예세니아 라라 구티에레스 텍시스테펙 시장 후보는 셰인바움 대통령의 모레나(MORENA·국가재건운동) 소속이었다. 지난해 6월엔 미초아칸주 코티하의 첫 여성 시장이었던 욜란다 산체스 피게로아가 괴한 총격에 사망했다. 피게로아는 카르텔의 폭력 행위에 강경 대응 기조를 유지해온 인물이다. 이렇듯 대부분의 범행은 마약 카르텔의 소행이다. 이들은 자신의 이권에 방해가 되는 정치인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공격한다.

신종마약의 등장으로 카르텔의 장악력은 더 커지고 있다. 미군에 따르면 멕시코 카르텔은 2024년 5월 기준 멕시코 영토의 3분의 1을 장악하고 있다. 미 마약단속국(DEA)은 시날로아 카르텔, 할리스코 신세대 카르텔(CJNG) 등 양대 갱단이 미국 내 메스암페타민, 코카인, 헤로인 등 마약 거래 대부분을 주도 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지난 2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에 ‘좀비 마약’으로 불리는 펜타닐 등을 밀수출하는 마약 카르텔 8개를 ‘해외 테러 조직’으로 지정했는데, 이 중 6개가 멕시코에 근거지를 두고 있다.

카르텔 근절이 어려운 이유는 카르텔에 포섭된 미성년자 규모가 4만 명(2020년 기준)에 달하는 등 새로운 인력 공급이 끊임없이 이어진다는 점이다. 또 카르텔에 이용당할 위험에 처한 미성년자도 25만 명이라고 멕시코 아동권리네트워크가 밝혔다.

이에 피해는 전방위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2006년 이후 멕시코에서는 마약 카르텔과 관련된 폭력으로 약 48만 명이 살해됐다. 국제 분쟁 현황 지도(Global Conflict Tracker)에 따르면 멕시코는 2018년 이후 매년 3만 명이 넘는 인원이 납치, 실종됐다.

27일(현지시간) 멕시코 내에서도 우범지대로 악명 높은 도시 중 하나인 과나후아토주 폐가에서 카르텔에 피랍됐거나 실종된 것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의 시신 17구가 발견됐다. 과나후아토주에서 발생하는 폭력 행위는 대부분 산타로사데리마 갱단 또는 CJNG와 연관돼 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이종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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