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무너진 보건 체계, 협력으로 해답을 찾다 [콜렉티브 임팩트]

환경·교육·보건 등 다양한 분야에서 발생하는 사회문제를 해결하려는 방안으로 ‘콜렉티브 임팩트’(Collective Impact)가 등장했습니다. 정부나 기업, 시민 등 다양한 영역의 주체들이 힘을 모아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공동의 과제를 설정하고 실천하는 활동입니다. 글로벌 아동권리 전문 비정부기구(NGO) 굿네이버스는 여러 기업과 협업해 글로벌 사회공헌을 진행합니다. 사회에 긍정적인 ‘임팩트’를 내기 위한 이들의 노력을 소개합니다.
코로나19 이후, 라오스를 비롯한 개발도상국들의 보건 체계가 심각한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팬데믹 여파로 인한 인플레이션과 현지 통화 가치 하락은 필수 의약품과 백신 확보를 더욱 어렵게 만들었고, 의료 인프라의 붕괴는 아동의 생명까지 위협하고 있다.

라오스는 동남아시아 국가 중에서도 아동 사망률이 높은 편이다. 폐렴, 설사, 말라리아, 영양실조 등 한국에서는 비교적 간단히 치료할 수 있는 질병으로 5세 미만 아동들이 사망하고 있다.
팬데믹 이후 보건소의 진단 능력은 저하됐고, 의약품 공급에도 차질이 생겼다. 현재까지도 라오스 전역 보건소 중 약 25%는 안전한 식수를 확보하지 못했고, 60%에 달하는 보건소는 전력 공급 중단 문제를 겪고 있다.
산 넘고 물 건너 전한 연대, 라오스 지역 건강의 내일을 밝히다
굿네이버스는 라오스 내 의료 소외 지역의 보건 서비스 접근성 개선을 위해 KB캐피탈과 손잡고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같은 해 11월부터 5개월간 보건 공무원들과 함께 감염 의심 가정을 직접 방문해 총 718명을 검사했고, 확진자에 대해서는 격리 및 방역 조치를 취했다.

KB캐피탈과 굿네이버스는 단순 물품 지원을 넘어 신규 의료 병동 건립에도 나섰다.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주의 상통 지역은 의료 사각지대로 분류되는 곳이다. 해발 162~919m에 달하는 산악 지형으로, 주민들은 병원을 찾기도 쉽지 않다. 3만여 명의 주민을 대상으로 의료시설은 단 4곳, 보건소 한 곳당 8500명을 담당하고 있어 WHO 권장 기준(5000명)을 훌쩍 넘는다. 특히 상통군 병원은 의료 인력 70명이 필요하지만, 실제 근무 인원은 31명에 불과했다.

KB캐피탈과 굿네이버스는 지난해 4월부터 상통군 병원 일부 부지에 신규 병동 건립을 시작했다. 새 병동에는 외래 진료실 2개, 혈액검사실 1개, X-ray실, 화장실, 사무실 등이 갖춰졌으며 멸균 소독기, 분만침대, 소변 검사기 등 필수 의료 장비도 함께 지원됐다.

의료 장비뿐 아니라 인력 보강도 병행했다. 상통군 병원에 10명의 인력을 추가 배치했고, 신규 병동에는 의사, 간호사, 조산사 등 11명의 필수 인력을 새롭게 배치해 안정적인 진료가 가능해졌다. 또한 마을 보건위원회도 조직해 지역 주민의 의견을 반영하는 참여형 보건 시스템도 구축할 예정이다.
라오스 상통군 퐁사반 시리판(Mr. Phongsavanh Siriphan) 청장은 “매월 약 3000명의 지역 주민이 외래 진료를 받을 때 좋은 시설과 장비를 활용해 수준 높은 보건 서비스를 받게 되어 감사하다”며 “중앙정부가 매년 인건비, 의약품, 유지관리 등 제반 비용을 배정하여 진료소가 지속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함께 만든 변화, 탄자니아 아동 건강의 희망을 밝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아프리카 전역의 보건 시스템에 심각한 충격을 주며, 특히 아동의 영양 상태를 악화시키는 주된 원인으로 작용했다. 탄자니아도 예외는 아니었다.
2025년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22년 기준 탄자니아 5세 미만 아동의 30.6%가 만성 영양실조를, 3~4%가 급성 영양실조를 겪고 있다. 또한 세계식량계획(WFP)은 ‘탄자니아 아동 10명 중 3명(30%)이 성장 부진 상태’이며, 전체 가구의 59%가 ‘충분히 영양가 있는 식단을 섭취하지 못한 상태’ 라고 밝혔다.

이 지역에서 굿네이버스는 2009년부터 한국 의료 전문 의원과 협력해 현지 의료·보건인력 워크숍과 소외열대질환(NTD) 질병 포럼 등을 개최하며 지역 보건역량 향상에 지속적으로 기여해왔다.
그 성과물이 2011년 개원한 소외열대질환(NTD Clinic) 전문병원이다. 굿네이버스가 수년간 탄자니아 므완자 지역에서 기생충 관리 사업을 통해 쌓아온 노력의 결실이다. 이 병원은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탄자니아 므완자 보건연구소가 협력해 설립했다.

또한 굿네이버스는 한국건강관리협회와 함께 2020년부터 KOICA 민관협력사업으로 탄자니아 코메섬에서 아동 건강 증진을 위한 보건 환경 개선 사업을 활발히 전개해 오고 있다. 한국건강관리협회는 1964년 한국기생충박멸협회로 출범한 이래, 1986년 현재의 명칭으로 새롭게 출범한 이후 감염병 대응, 건강검진, 건강증진, 조사연구 및 국제협력 등 다양한 분야로 활동을 확대해 왔다. 특히, WHO 건강증진병원(HPH) 네트워크 회원기관으로서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열대질환 예방 및 건강증진을 위한 실태조사, 기술 자문, 전문 인력 파견, 감염 치료 지원 등 국제 보건 협력사업을 활발히 수행하며 글로벌 보건 분야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이어가고 있다.
이 사업에서 굿네이버스와 한국건강관리협회는 학교운영위원회 및 WASH 위원회를 중심으로 지역 주민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며, 급식 및 식수·위생시설의 지속 가능한 운영체계를 구축해 왔다. 현지 정부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지난 5년간 의미 있는 성과를 도출하며 지역사회 기반의 보건환경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
아동의 영양 상태 개선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도 이어졌다. 2020년 12개 학교의 학생 1만3891명에게 코로나19 대응 식량 키트를 지원했다. 이듬해인 2021년 상반기에도 1만5699명의 아동에게 식량 키트를 추가로 전달했다.
같은 해 하반기부터는 복합미량영양소가 포함된 학교 급식을 도입, 보다 근본적인 영양 개선을 꾀했다. 이를 통해 현지 아동의 영양실조율을 실질적으로 낮추는 성과를 냈으며, 2023년에는 지원 대상 학교를 한 곳 추가해 사업 범위를 확장했다.

또한 학교운영위원회를 통한 학부모 식자재 기부 참여를 독려하고, 지역사회 기반의 협력 체계를 강화했다. 지역 정부의 영양 담당자와 함께 학부모·지역 대표 회의도 정례화하며, 학교 급식의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넓혀 나갔다.
식수 부족으로 인한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해 50㎥ 규모의 대형 급수 저장 탱크를 설치, 약 10만 명의 주민에게 안전한 식수를 공급할 수 있도록 했다. 소외열대질환에 취약한 13개 학교에 구충약을 지원, 총 2만6681명의 아동이 치료 혜택을 받았다.
공공 보건 체계를 유지하고 일상 속 위생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교사·지역 공무원·학부모·학생 등을 대상으로 위생 교육과 보건 인식 개선 활동도 병행했다. 굿네이버스는 교육을 통해 감염병 예방에 대한 지역사회의 자발적인 실천을 이끌어냈다.
굿네이버스는 다양한 파트너들과 함께 아동들의 건강한 미래를 위한 희망의 씨앗을 세계 곳곳에 심고, 지역 주민들과 협력하여 지속 가능한 보건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콜렉티브 임팩트(Collective Impact) 접근 방식을 통해 여러 이해관계자가 협력하여 실질적인 성과를 이루고 있으며, 앞으로도 아동 건강권 향상과 보건 환경 개선을 위한 협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김선 굿네이버스 국제사업본부장은 “모든 사람이 아플 때 걱정 없이 병원에 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일, 그것이 바로 보편적 건강 보장”이라며 “각 기관이 서로의 역할을 이해하고 하나의 목표를 향해 나아갈 때, 건강한 사회를 위한 변화는 비로소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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