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개혁, 하기는 해야 하는데 어떻게? [6·3 대선, 주목할 의제]

전혜원 기자 2025. 5. 29.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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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은 수사·기소 분리를 공약했다. 다만 검찰의 보완수사권도 박탈해야 할지는 의견이 갈린다. 공수처에 대해 민주당은 강화, 국민의힘은 폐지를 공약했다.

윤석열에 대한 내란죄 수사 과정에서 문재인 정부 검경 수사권 조정의 미비점이 일부 드러났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은 대통령을 수사 대상으로 적시하면서도 정작 수사 가능 범죄에 현직 대통령이라도 소추할 수 있는 범죄인 내란·외환죄를 빠뜨렸다. 내란죄 수사권이 있는 경찰에 더해, 검찰도 직권남용죄 또는 경찰 공무원 범죄와 ‘직접 관련성’이 있는 범죄라며 내란죄 수사에 뛰어들었다. 여기에 공수처도 내란죄가 직권남용죄의 ‘관련 범죄’라며 사건 이첩을 요구하면서 수사권 논란이 증폭됐고, 이는 윤석열 구속 취소의 빌미가 됐다.

3월8일 석방된 윤석열이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새 정부의 과제 중 하나는 검찰 개혁이 될 전망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노무현재단 유튜브 ‘알릴레오 북스’가 지난 4월15일 공개한 영상에서 “수사와 기소를 분리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수사하는 사람과 공소를 제기·유지하는 사람이 같으면 수사를 진행하면서 생긴 예단이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수사 담당 기관(경찰, 중대범죄수사청 등)과 공소 제기·유지 담당 기관(공소청)을 분리해야 한다는 취지다. ‘수사·기소 분리’는 민주당 10대 공약에도 포함됐다.

검찰이 인지해 직접 수사하는 사건에서 수사의 적법성을 스스로 통제하기란 쉽지 않다. 그런 사건들에서 정치적 편향이 논란이 되면서 검찰의 직접수사 개시를 제한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높아졌다. 그런데 이러한 ‘수사·기소 분리’를 엄격하게 적용해서, 경찰 등이 검찰에 송치한 사건에 대해 검찰이 ‘보완 수사’를 하는 것까지 금지해야 할까? 말하자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형태의 수사·기소 분리만이 진정한 검찰 개혁의 방법일까?

이에 대해서는 검찰 개혁 취지에 공감하는 이들 사이에서도 우려가 존재한다. 하나는 수사의 특성 때문이다. 수사라는 것은 경과에 따라 나중에야 새로운 사실이 밝혀지기도 한다. 그런 경우까지 검찰이 피의자 신문 등 보완 수사를 하지 못하고 모두 경찰에 다시 보내야 한다면, 비효율적일 뿐 아니라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제때 밝히지 못할 수 있다.

이미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검찰의 수사지휘권을 폐지한 이후 지난 3~4년간 수사가 장기화되고 부실해졌다는 실무상 평가가 적지 않다. 수사 과정이 파편화되면서 검찰과 경찰이 긴밀하게 협력하기보다는 서로 사건을 ‘핑퐁’하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양홍석 변호사(법무법인 이공)는 “수사의 속도, 품질, 책임감 어떤 측면에서도 좋은 효과를 찾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검찰의 보완수사권까지 완전히 박탈하는 게 국민 편익을 증진시킬 것인지 고민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비단 수사의 특성뿐 아니라 견제와 균형 원리에 비춰보아도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인정해야 한다는 논리도 있다. 검찰권 남용뿐 아니라, 검찰 개혁의 결과로 수사권이 확대될 경찰 등 수사기관의 수사권 남용도 통제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 지방법원 판사는 “경찰의 수사 과오를 법률가의 관점에서 바로잡는 검찰의 본래 기능을 생각하면, (보완수사권을 인정할 뿐 아니라) 오히려 수사지휘권도 부활시키는 것이 타당하다. 직접수사 개시 주체는 경찰이 되고, 검찰은 경찰의 조력자이자 견제자로 남는 것도 여전히 수사·기소 분리의 한 형태다. 어떤 사건에서도 수사와 기소·공소 유지가 완전히 분절될 수는 없는데도 상호 간 개입 여지를 완전히 없애야만 한다는 것은 일종의 도그마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런 주장에 대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한 민주당 의원은 “일반 형사사건에 있어서는 옳은 말일 수도 있는데, 검찰이 그 권한을 남용하기로 마음먹었을 때 막을 방법이 없다 보니 모든 걸 의심하는 시각에서 제도를 설계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수사·기소 분리와 검찰 직접수사권 박탈이라는 원칙에서는 당내 의견이 일치하지만, 송치된 사건에 대한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인정할지 여부는 어떤 게 다수의견이거나 당론인지 애매한 상태다. 개인적으로 보완수사권은 줄 수도 있다고 본다. 토론해봐야 할 문제다”라고 말했다.

“수사·기소 완전 분리는 일종의 도그마”

이재명 후보는 4월15일 노무현재단 유튜브 방송에서 “공수처를 대폭 강화할 생각이다”라고도 했다. 경찰, 공수처 등 “수사기관끼리 상호 견제하게 만들어야 하고 서로 수사하게 해야 한다”라는 것이다. 반면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공수처의 무리한 수사로 인한 사법체계 혼란”을 해소하겠다며 ‘공수처 폐지’를 10대 공약에 포함했다. 공수처의 수사권은 검찰·경찰로 이관한다는 계획이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도 정부기구 효율화 차원에서 ‘공수처 폐지’를 10대 공약에서 언급했다. 권영국 민주노동당 대선후보는 공수처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2024년 12월25일 윤석열 2차 소환을 앞둔 경기도 과천정부청사 공수처 모습. ⓒ시사IN 이명익

공수처를 어떻게 해야 할까? 윤석열 내란죄 수사 과정에서 드러났듯, 현직 대통령을 수사 대상으로 하면서도 내란·외환죄 수사를 할 수 없는 현재의 공수처법은 개정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해 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공수처의 수사 대상 범죄를 조정하는 방식보다는, 공수처를 특정 신분에 있는 공직자의 모든 범죄를 수사할 수 있는 수사기관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더 좋다고 본다. 군인이 범죄를 저질렀을 때 원칙적으로 해당 범죄 수사를 군 수사기관이 담당하는 것처럼 말이다. 또한 경찰이나 검찰을 제대로 견제할 수 있으려면 지금처럼 수사권만 줄 게 아니라 기소권도 부여해야 한다고 본다. 윤석열 내란죄 수사에서 공수처는 기소권이 없어 사건을 검찰에 넘겨야 했고, 법원은 검찰이 보완수사를 하기 위해 신청한 구속기간 연장을 불허한 바 있다.

다만 “공수처가 수사하는 공직자의 범위를 지나치게 넓힌다거나 인력과 조직을 과도하게 확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자칫 또 다른 권력기관을 만드는 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박찬운 교수는 말했다. 어디까지나 일반 수사기관에 맡기면 수사의 공정성이 의심되는 경우에 한해 수사와 기소를 담당하는 보충적 수사기관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다른 기관이 수사하고 있는 사건에 대해 공수처가 이첩을 요구할 수 있는 조건이나 절차도 제대로 규정할 필요가 있다.

앞서의 법사위 소속 민주당 의원은 “검찰의 수사권을 빼서 가칭 ‘중대범죄수사청’을 만든다는 것까지는 당내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는데, 향후 공수처를 더 강화할지, 경찰 등 여러 수사기관 간 역할 분담을 어떻게 할지는 아직 단정적으로 말하기 어렵다. 대선 이후에야 본격적으로 논의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재명 후보는 5월18일 페이스북에서 “검찰의 영장 청구권 독점 규정을 폐지합시다. 적법한 권한을 가진 다른 기관이 영장을 청구할 수 있게 함으로써 수사기관끼리 견제가 가능해야 합니다”라고도 제안했다. 이번 내란죄 수사 과정에서 검찰은, 경찰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하자 김용현 전 장관을 접촉해 수사를 진행하거나, 경찰이 김성훈 전 경호처 차장에 대해 신청한 구속영장을 세 차례 반려하는 등 논란을 일으켰다. 앞서의 현직 판사는 검찰의 영장 청구권 독점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견제책은 필요해 보인다”라고 말했다. 박찬운 교수는 “압수수색 영장은 수사기관들이 각자 청구할 수 있게 하되, 구속영장까지 경찰에 열어주면 수사권 남용으로 인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 경찰 수사권을 통제하는 차원에서 구속영장은 지금처럼 검찰을 통해 청구하도록 하는 게 적절해 보인다”라고 말했다.

전혜원 기자 woni@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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