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집 못 사는 거 아냐?" 2배 뛴 분양가, 더 오른다…왜

최근 10년 새 민간 아파트 분양가가 2배 이상 급등한 가운데 오는 6월부터 시행되는 '제로 에너지 건축물(ZEB) 인증' 의무화가 민간분양 시장에 추가 가격 인상을 불러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부담이 가중된 실수요자 입장에선 내 집 마련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통상 5월은 건설사들의 공급 물량이 집중되는 분양 성수기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대선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과 분양가 상승 부담이 맞물리며 합리적인 가격을 갖춘 공공분양 단지에만 수요가 몰리고 있다.
28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 22일까지 청약접수가 진행된 전국 15개 단지 중 부천 대장지구, 화성 동탄지구 등 공공분양 아파트 4곳은 모두 두 자릿수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반면 민간분양은 11개 단지 중 서울 구로구 고척동의 '고척푸르지오힐스테이트'만이 1순위 청약을 마감하며 극명한 온도차를 보였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015년 대비 2024년 전국 민간분양 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988만원에서 2066만원으로 2.1배 올랐다. 지역별로는 △제주 3.1배 △대전 2.5배 △서울 2.4배 △광주 2.4배 △울산 2.2배 △경북 2.1배 순으로 상승 폭이 컸다.
분양가 상승은 실수요자뿐 아니라 공급자인 건설사에도 부담이다. 원자재 가격 상승, 인건비 인상 등으로 건설원가가 치솟고 있는 가운데 고분양가 책정은 오히려 미분양 리스크를 높이는 딜레마에 직면하게 한다. 실제로 2024년 말 기준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의 평균 원가율은 92.98%에 달한다. 전국 미분양 아파트는 7만173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양가 상승에 또 다른 압박 요인도 기다리고 있다. 오는 6월부터 30세대 이상 민간 아파트에 대해 '제로 에너지 건축물(ZEB) 인증'이 의무화된다. 해당 제도는 에너지 부하를 줄이고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에너지 자립률에 따라 1~5등급을 부여한다.
그동안 공공분양 아파트에만 적용돼온 이 제도는, 민간 아파트도 5등급(자립률 20~40%) 기준을 충족해야 함에 따라 고가의 친환경 설비와 기술 도입이 불가피해진다. 장기적으로는 유지관리비 절감 등 긍정적 효과가 있으나, 단기적으로는 건설비용 상승과 함께 분양가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오는 9월에는 분양가 산정 기준이 되는 국토교통부의 기본형 건축비가 다시 조정될 예정이다. 2020년 이후 지속된 공사비 상승과 건설현장 안전비용 확대 등의 영향으로 기본형 건축비는 이미 수차례 상향 조정된 바 있어, 추가 인상 가능성이 크다.
하반기 들어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분양을 미뤄왔던 단지들의 본격적인 공급이 예고되고 있다. 하지만 제로에너지 인증제, 건축비 인상 등 복합적 요인으로 인해 분양가 상승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비·정책·기후기준 변화 등 복합 요인에 따른 분양가 상승 압력이 계속되고 있다"며 "실수요자 보호를 위한 제도 정비와 공공·민간 공급체계의 조율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김평화 기자 peac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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