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조력사’ 법안 하원 통과… 마크롱 “중대한 걸음”

홍정수 기자 2025. 5. 29.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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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표현 가능한 환자만 허용
2년뒤 유럽 9번째 합법화 전망
AP 뉴시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강력하게 추진해 온 ‘조력(助力) 사망 합법화’ 법안이 27일 프랑스 하원을 통과했다. 프랑스 안팎에선 이 법안이 상원에서도 통과될 가능성이 높아 2027년 예정된 프랑스 대선 전에 정식으로 발효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경우 프랑스는 유럽에서 9번째로 의료진의 도움을 받는 조력사를 허용하는 나라가 된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 등에 따르면 이날 하원은 찬성 305표, 반대 199표로 해당 법안을 가결했다. 또 하원은 말기 암 등 치료 불가능한 상태의 환자들이 각종 시설이나 가정에서 전문가 도움을 받는 완화의료(호스피스) 권리 확립 법안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마크롱 대통령은 X에 “중대한 걸음”이라며 “프랑스는 (존엄사법을 둘러싼) 여러 감정과 우려, 희망을 존중하면서도 박애의 길로 서서히 나아가고 있다”고 환영했다. 조력사 법안은 지난해 5월 프랑스 하원에서 심의가 시작됐지만, 마크롱 대통령이 6월 의회를 전격 해산하면서 중단됐다가 올해 논의가 재개됐다.

법안은 만 18세 이상 프랑스 국적자이거나 프랑스에 합법적으로 거주하는 환자에게만 조력사를 허용한다. 또렷하게 의사 표현을 할 수 있어야 하며 정신질환이나 알츠하이머 등 신경 퇴행성 장애가 있는 환자는 제외된다. 또 의료진은 환자의 질병이 치료 불가능하며 말기 단계여서 심리적·신체적 고통이 극심할 경우 환자의 요청에 따라 약물을 투여해 삶을 마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프랑스의 보수 진영과 보건의료계, 가톨릭을 중심으로 한 종교계에선 “노인과 장애인 등이 조력사를 선택하도록 압박받을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유럽에선 스위스가 1941년 조력사를 합법화한 데 이어 네덜란드와 벨기에, 스페인, 오스트리아, 룩셈부르크, 포르투갈, 독일이 조력사를 합법화 또는 비범죄화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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