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窓]가상자산 거래에 세제 정비 필요하다

권혁 변호사(법무법인 엘케이비앤파트너스 도시정비팀·블록체인팀) 2025. 5. 29.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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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혁 변호사(법무법인 엘케이비앤파트너스 도시정비팀, 블록체인팀)

가상자산 시장이 제도권 금융시장에 빠르게 편입되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최근 대선공약으로 가상자산 시장에 대해 현물 ETF(상장지수펀드) 출시,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등이 논의된다. 가상자산 시장 활성화와 제도정비는 새로 들어설 정부에도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가상자산 시장에서 세제상 은행이나 증권사 등 다른 금융기관과 달리 취급되는 데 대한 개선도 검토돼야 한다. 가상자산 시장이 증권시장과 경쟁관계에 있음을 고려하면 가상자산에 대한 과세 역시 증권시장과 발을 맞춰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먼저 현재 가상자산거래소의 거래수수료에 부가가치세를 부과하는데 은행이나 증권사 등이 거래수수료 등에 부가가치세를 부담하지 않는 점과 차이가 있다. 유럽연합(EU)의 최고법원인 EU 사법재판소는 스웨덴 국세청(Skatteverket) 대 데이비드 헤드키스트(David Hedqvist) 판결에서 과세표준 결정의 어려움과 조세증립성 원칙을 부가가치세 면제 여부 기준으로 설정하면서 비트코인을 화폐와 교환하는 거래를 중개하는 사업자에 부가가치세를 부과하지 않는 것이 타당하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조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조세평등이라 할 수 있고 그 핵심은 '같은 것은 같게, 다른 것은 다르게' 취급하는 것이다. 현행 부가가치세법 시행령에서 은행, 증권사 등 금융기관이 제공하는 용역에 대해 부가가치세를 면제하는 이유는 과세표준의 특정이 어렵다는 점과 조세중립성 원칙(세금이 시장의 자원배분에 인위적으로 영향을 주지 않아야 한다는 원칙)을 지키기 위한 조치다. 은행은 이자수익의 스프레드 방식으로, 증권사는 직접 수수료 방식으로 수익을 얻지만 두 기관 모두 금융서비스 제공자라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유사하다. 특히 증권사에 대해 부가가치세를 면제하는 것은 경쟁관계에 있는 금융기관간 조세로 인한 불공정한 자원배분을 막기 위한 것이다. 가상자산거래소 역시 증권사와 유사한 방식으로 투자중개 서비스를 제공함에도 거래수수료에 부가가치세가 부과된다. 이는 조세평등 또는 조세중립성 원칙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

더구나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약칭 '특금법')에서 가상자산거래소를 금융회사로 정의하고 가상자산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약칭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에서 가상자산사업자의 감독권한을 금융위원회에 부여했는데 감독권한을 정한 법률에선 금융회사라고 하면서 부가가치세 법률이나 시행령에선 금융기관으로 해석하지 않아 법체계에 혼동을 초래한다.

가상자산거래소의 거래수수료에 부가가치세를 폐지하면 세수부문의 결손을 우려할 수 있지만 부가가치세 대신 증권시장과 같이 거래세를 신설하는 것이 더 합리적일 수 있고 세수확보에도 도움이 된다. 증권거래세는 거래 자체에 소액의 세율을 적용해 세원을 넓게 확보하는 방식으로 세수증대에 효과적이며 투자자와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예측이 가능하다.

가상자산 거래로 인한 차액에 과세한다는 논란에 대해서도 대안으로 내놓을 수 있다. 실제 국내 5대 가상자산거래소의 일평균 거래액은 6조원을 상회한다. 증권거래세와 동일한 0.15%의 거래세를 적용하면 연간 3조원 이상의 세수확보가 가능해 현재 거래소들이 납부하는 부가가치세에 비해 세수확보에도 훨씬 도움이 된다. 나아가 가상자산거래소를 증권사로 취급한다는 제도권 편입의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에 유입되는 경우 국내 거래소를 이용할 때마다 발생하는 세금은 국가 세수확대에도 기여할 수 있다. 입법적으로 부가가치세법 시행령을 개정해 가상자산거래소를 명확히 면세대상 금융기관에 추가하는 한편 거래세 도입을 신설하면 된다. 이는 조세법의 기본원칙과 시장현실, 그리고 미래 성장동력 확보라는 측면에서 모두 바람직한 방향으로 판단된다.

권혁 변호사(법무법인 엘케이비앤파트너스 도시정비팀·블록체인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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