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화의 함께 들어요] [17] 아이유 목소리로 듣는 부활
‘Never Ending Story’가 처음 세상에 나왔던 2002년에 부활의 화려한 재기를 예상한 이들은 많지 않았다. 1980년대 중후반에 전성기를 보낸 그룹이었기에 당대 젊은 세대와 심리적 거리감이 컸기 때문이다.
‘사랑할수록’, ‘Lonely Night’ 등 꾸준히 히트곡을 냈고 이승철의 ‘오직 너뿐인 나를’이 노래방 스테디셀러가 되는 등 종종 존재감을 뽐냈으나 젊은 세대는 록에 시큰둥했고 아이돌과 알앤비에 열광하고 있었다. 이승철이 15년 만에 합류했다는 뉴스가 화제를 부르긴 했으나 신세대 중심으로 주목을 끈 것은 아니었다. 베테랑들의 실력이 여전함을 증명하는 옛날 밴드의 저력 정도가 될 거라 예상되었다.
추측은 빗나갔다. ‘Never Ending Story’는 세대를 관통하며 기존 팬과 젊은 층을 막론하고 폭넓게 사랑받았다. 당시에도 10대 취향 일색이라며 비판받던 지상파 음악 프로그램에서 인기리에 라이브를 선보였고 순위도 치솟았다. 그해 가을 길거리 어디에서나 싸이의 ‘챔피언’과 함께 부활의 ‘Never Ending Story’가 울려 퍼졌다.
노래의 인기는 이승철의 제2의 전성기로 이어졌다. 전설에 대한 존경을 넘어 현재 진행형 히트곡을 배출하자 그의 뛰어난 가창력과 노련함에 대한 젊은 세대의 관심이 높아졌다. 그렇게 모인 에너지는 2004년 ‘긴 하루’를 통해 폭발했다. 당시 주류였던 소몰이 미드 템포 알앤비가 너무 청승맞게 운다는 지적을 받고 있던 와중에 중견 이승철이 절제를 선보여 ‘진짜 노래란 이런 것’이란 대립 구도가 생겼다. 이승철이 추구한, 힘 뺀 편안한 창법에 평론가와 기자들의 비상한 관심이 모이던 그때가 생생하게 기억난다. 이승철이 고음에서 내지르지 못하도록 디렉팅했다는 ‘긴 하루’의 작곡가 전해성이 당대 작곡가 섭외 1순위로 떠오르던 것도 선명히 떠오른다.
손에 잡힐 듯 또렷한 기억이지만 지금 세대에겐 ‘한 번쯤 들어본 적은 있는’ 음악이 되었나 보다. 지난 5월 27일에 아이유가 부활의 ‘Never Ending Story’를 타이틀 곡으로 앞세운 리메이크 앨범 ‘꽃갈피 셋’을 발표했다. 꽃갈피 시리즈는 산울림 ‘너의 의미’, 양희은 ‘가을 아침’ 같은 곡들을 재해석해 신구 세대 통합으로 호평받아 온 리메이크 프로젝트다. 이번엔 유독 2000년대 곡들의 비중이 높아졌다. 롤러코스터 ‘Last Scene’, 박혜경 ‘빨간 운동화’, 서태지 ‘10월 4일’ 모두 2000년대에 발표된 곡들이다.
뉴진스에 의한 Y2K 재조명도 그렇고 앞으로는 가요계에 2000년대 복고가 더 확고하게 자리 잡을 모양이다. 동시대는 언젠가는 추억이 되고 지금의 오빠가 언젠가는 전설이 된다. 시간이 참 빠르다.
https://www.youtube.com/watch?v=wfW_5tFF9V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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