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Z세대 감성 사로잡은 ‘말차’

한유진 2025. 5. 28.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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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보다 말차 최고‘ ‘달달 씁씁 딱 좋아‘ 이 마음 변치 말차

항산화 풍부·카페인 함량 적어
건강 추구 현대인들에게 인기
SNS서 홈카페 인증샷 등 공유
해외 유명 셀럽들도 즐겨 눈길
카페·제과업체서도 제품 출시

“전 세계적으로 말차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말차를 원하시는 분은 카운터에 말씀해 주세요.”

창원시 성산구의 한 대형서점. 책을 펼치려는 이들의 손에 먼저 손에 쥐여진 건 다름 아닌 ‘말차 티백’이었다. 서점 한편에서는 말차 트렌드를 소개하며 공간을 이용하는 고객에게 티백을 나눠주는 이색 이벤트가 한창이다.

최근 ‘말차’가 유행하면서 새로운 녹색 바람이 불고 있다. 쓴맛과 단맛 사이 오묘한 풍미와 함께 ‘건강한 힙함’이라는 이미지를 두루 갖춘 말차가 Z세대 등 젊은층을 중심으로 주목받고 있다. 인스타그램, 틱톡 등 SNS에서는 초록빛 피드가 넘쳐난다.

이 흐름에 발맞춰 유통업계 신제품도 역시 말차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말차 열풍은 단순한 맛의 선호를 넘어 건강과 취향, 감각적 소비를 모두 아우르는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부상하고 있다.

제품 사진 출처: 해태·오리온·스타벅스·노브랜드

◇노화 늦추고 뇌 깨운다… 건강한 각성= 은은한 찻잎 향과 달달한 맛으로 잘 알려진 말차는 찻잎 전체를 곱게 갈아낸 가루 형태의 녹차다. 건강 기능성 측면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말차의 대표적인 효능은 항산화 작용이다. 세포 손상을 줄여 노화 진행을 늦추는 항산화 성분이 풍부하게 함유돼 있다.

건국대학교 연구진에 따르면 말차에 포함된 항산화 성분의 양은 일반 녹차 대비 10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폴리페놀과 클로로필, L-테아닌도 말차의 주요 성분으로 꼽힌다. 이 가운데 L-테아닌은 스트레스 완화에 도움을 주고 뇌의 대사 활동을 도와 집중력과 기억력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 시즈오카대학교 연구에 따르면 말차 섭취가 인지 기능 개선에 효과가 있다는 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또한 말차는 혈관 내의 염증을 줄이고 혈액 순환을 개선하는 데에도 기여함으로써 심혈관 보호 효과에도 주목받고 있다.

카페인 함량도 눈여겨볼 만하다. 미국 건강 전문 매체 에브리데이 헬스(Everyday Health)에 따르면 말차에는 약 70㎎의 카페인이 포함돼 있다. 이는 에스프레소 한 잔과 유사한 수준으로, ‘카페인은 필요하지만 커피는 싫다’는 젊은 소비자에게 말차는 매력적인 대안이다.

인스타그램에 ‘matcha’를 검색하면 나오는 게시물들./인스타그램 캡처/

◇Z세대 감성과 결합해 ‘힙함’까지 더해= 말차 열풍의 또 다른 주역은 소셜미디어(SNS)다. 틱톡에서 ‘#matcha’ 해시태그는 조회수 20억 회를 넘었고, 인스타그램에서도 ‘말차 라떼’, ‘말차 디저트’ 등 관련 키워드는 일상 콘텐츠로 자리잡았다. Z세대는 말차 가루를 휘저어 거품을 내는 영상, 홈카페에서 직접 만든 말차 라떼, 말차를 마시는 카페 인증샷 등을 활발히 공유하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는 ‘말차 스필(matcha spill)’이라는 독특한 인증샷 트렌드도 등장했다. 말차 라떼를 바닥에 일부러 쏟은 뒤, 그 위에 자신의 옷이나 신발, 소지품을 함께 배치해 사진을 찍는 방식이다. 단순한 낭비를 넘어, ‘예술적으로 쏟은 말차’의 초록빛 이미지와 자신만의 스타일을 강조하는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Z세대의 ‘디토소비’ 경향도 이 열풍에 힘을 더했다. 디토소비는 자신이 선호하거나 가치관이 유사한 인물이나 콘텐츠의 제안에 따라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 트렌드를 말한다.

해외 셀럽들이 말차를 즐기는 모습이 SNS를 통해 확산되며 말차는 자연스럽게 ‘힙한 선택지’가 됐다.

두아 리파, 헤일리 비버 등 유명인들이 말차를 즐기는 모습이 SNS를 통해 확산되면서 이는 곧 유행이 됐다. 맛과 건강, 시각적 만족감까지 추구하는 젊은층을 중심으로 말차가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것이다.

세계적으로도 말차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달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일본산 말차는 10·20대를 중심으로 인기가 높아지면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최근 일본 내 일부 상점에서는 말차 공급 부족으로 1인당 구매량 제한을 두기도 했다.

◇국내 유통업계도 초록빛 말차 물결= 국내에서도 말차 인기가 고조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에 유통업계에서는 앞다퉈 말차 제품을 출시하면서 시장 공략에 나섰다.

매머드커피는 제주산 유기농 말차를 사용한 시즌 음료 4종을 출시했고, 2주 만에 10만 잔 이상 팔리며 히트상품으로 떠올랐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올해 봄 시즌 스테디셀러 ‘슈크림 라떼’와 함께 슈크림 라떼를 말차 버전으로 재해석한 신규 음료 ‘슈크림 말차 라떼’를 선보였다. 이 두 음료는 출시 2주 만에 20만 잔 넘게 팔리며 판매량 3위, 4위에 오르기도 했다.

제과업체도 말차 대전에 뛰어들었다. 해태제과는 딸기크림과 말차 슈를 결합한 ‘홈런볼 말차딸기’를, 오리온은 ‘초코파이 말차 쇼콜라’를 출시했다. 노브랜드는 슈퍼말차와 협업해 말차가 들어간 마들렌과 샌드웨이퍼 등을 선보였다. 이들 제품은 출시 20일만에 16만개가 넘게 판매되면서 1차 생산 물량이 품절되는 등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냈다. 이렇게 말차는 현재 젊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한유진 기자 jinny@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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