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보며] 밀양아리랑, 세계를 잇다- 고비룡(밀양창녕본부장)

밀양의 정체성을 품은 ‘밀양아리랑’이 국경을 넘어 디아스포라(특정인들이 기존에 살던 땅을 떠나 이국 땅에서 집단을 형성하는 것) 이주역사의 문화적 가교로 떠오르고 있다. 밀양시와 밀양문화관광재단은 3개년 ‘밀양아리랑 디아스포라 프로젝트’로 동아시아와 중앙아시아를 아우르는 문화외교를 실현하고 있다.
밀양아리랑은 우리나라 아리랑 중 디아스포라 확산이 가장 뚜렷한 아리랑으로 일제강점기와 해방 전후, 밀양 출신 이주민들이 일본, 중국, 러시아, 중앙아시아 등지로 이동하며 밀양아리랑을 전파했으며, 시대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변주돼 불렸다. 일제강점기 ‘독립군 아리랑’, ‘광복군 아리랑’, 1950년대 ‘파르티잔 아리랑’, 1980년대 ‘신밀양아리랑’, ‘통일아리랑’ 등으로 개사돼 점차 확산됐다. 이러한 변주는 밀양아리랑이 시대적 상황과 공동체의 필요에 따라 유연하고 지속적으로 전승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디아스포라 확산의 역사를 바탕으로 진행중인 ‘밀양아리랑 디아스포라 연구 프로젝트’는 지난해부터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현지조사와 연구를 수행, 그 결과물로 ‘잇다, 밀양아리랑-동아시아편’을 발간했다. 특히 일본 교토와 도쿄를 중심으로 진행된 현지조사에서는 이쿠노 민족문화제 축제 내 밀양아리랑 공연 정례화, 재일동포 예술가 하영수, 민영치 등 밀양아리랑 활용사례를 발견했다. 또 ‘아리랑 고개를 넘어서(アリラン峠を越えて)’ 등과 같은 음반에 수록된 밀양아리랑을 발견하고 추가 교재, 악보 등 다양한 유형의 자료를 수집했다.
연구 내용을 기반으로 밀양아리랑 디아스포라 확산의 문화외교 및 네트워크 구축도 동시에 이뤄졌다. 교토 한국교육원 및 교토 코리아 아트센터와의 업무협약을 체결해 문화교류의 초석을 다졌으며, 오사카 총영사관과 교토 민단이 주최하는 ‘교토 코리아 페스티벌’에 참가해 밀양 백중놀이와 함께 밀양아리랑을 무대에 올렸다.
올해는 우즈베키스탄을 중심으로 중앙아시아 디아스포라의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밀양시는 지난 4월 우즈베키스탄의 대표 유네스코 축제인 바크쉬 페스티벌에 공식 초청돼 밀양아리랑을 전 세계에 선보였으며, 이달에는 밀양 대표 축제인 제67회 밀양아리랑 대축제에 우즈베키스탄 대표 공연단을 초청해 아리랑으로 이어진 문화적 교류를 실현했다. 또 축제 기간 중 밀양시와 우즈베키스탄 문화부 간 업무협약 체결과 주한 우즈베키스탄 대사의 밀양 방문은 단순한 교류를 넘어 디아스포라 외교를 더욱 견고히 다지는 실질적 성과로 자리매김했다. 내년에는 전 세계 70여 개국이 참여하는 국제무대인 우즈베키스탄 국제 문화예술축제 샤르크 타로 날라리 축제에 참가해 밀양아리랑의 100주년을 상징하는 기념비적 문화교류를 진행한다.
밀양아리랑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아리랑’의 지역적 변주이자 오랜 세월 동안 전해진 지역민의 삶과 정서를 담아온 노래다. 디아스포라 프로젝트는 해외 동포 한민족 공동체와의 문화적 유대를 회복하고 한류를 통한 전통 무형유산을 알리는 데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밀양아리랑의 고유성과 확장성을 바탕으로 아리랑 디아스포라 지역의 연대와 행사를 기대해 본다. 이것은 ‘아리랑 문화도시 밀양시’의 명분과 위상을 드높이는 일이 될 것이다.
고비룡(밀양창녕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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