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강행하다 '급브레이크' 서울 시내버스 노조...①실익 ②여론 ③정치 모두 따졌다
'당장 실익 없다' 내부 회의론 대두
비판 여론 및 새 정부 출범도 고려
"권리 포기 결코 아냐" 파업 불씨 여전

서울 시내버스 노조가 협상 결렬에도 불구하고 28일 예고한 총파업을 잠정 보류했다. 파업 실효성에 대한 회의적 목소리가 내부에서 커진 게 영향을 미쳤다. 시내버스 7,000여 대가 일제히 멈추는 '최악의 버스대란'은 피했지만 최대 쟁점인 통상임금을 둘러싼 노사 간 입장 차가 현격해 파업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서울시버스노동조합은 이날 0시 10분쯤 사측인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과의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 결렬 후 오전 2시 노조지부위원장 총회를 열고 파업 강행 여부에 대한 찬반 투표를 실시했다. 투표 결과 재적인원(63명)의 과반이 넘는 49명이 파업 유보를 선택했다. 협상 결렬에 따른 파업을 선언한 지 2시간여 만에 입장을 바꾸며 시내버스는 정상 운행했다.
노조의 파업 유보 결정은 사측과 서울시의 입장이 완강한 상황에서 파업이 협상력 강화를 위한 '최후의 카드'가 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노사는 지난해 12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 따른 통상임금 산입과 임금체계 개편을 놓고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한 상태다. 노조는 "정기 상여금은 통상임금에 자동 적용된다는 게 판결 취지라 협상 대상이 아니다"라고 주장해왔다. 반면 사측은 "임금은 노사 간 합의로 결정될 문제"라며 임금체계 개편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런 상황에서 파업을 강행할 경우 '시민 이동권을 볼모로 집단이익만 극대화한다'는 비판 여론이 커질 수 있는 점도 우려했다. 서울 389개 노선의 시내버스 운행이 동시에 중단되면 시민들의 통근·통학길 불편은 불가피하다.
다음 달 3일 대통령선거가 실시되는 만큼 새 정부 출범 이후 노조에 유리한 협상 구도가 형성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이날 조합원들에게 보낸 파업 유보 공고문에서 "새로운 중앙정부가 구성되고 고용노동부 장관이 임명되면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해 체불임금이 인정될 것"이라며 "그 기간의 체불임금과 이자는 오로지 서울시와 사업주의 몫"이라고 했다.
노조가 파업을 미루면서 노사는 '숨 고르기'에 들어갔지만 다시 노조가 파업에 나설 가능성은 남아 있다. 노조는 입장문에서 "(파업 유보는) 조합원과 가족, 그리고 시민들을 고려한 결정이지만 결코 권리 포기를 의미하지 않는다"며 "교섭이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유보 없는 총파업을 단행하겠다"고 경고했다.
노조는 오는 7월 개별지부 통상임금 관련 소송 항소심 경과를 지켜본 뒤 교섭을 재개할 계획이다. 노조 관계자는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하는 방향으로 임금체계를 개편하기로 한 부산시 사례와 법적 효력이 있는 결정을 토대로 요구안을 관철할 것"이라며 "서울시와 사측이 기존 입장을 고수한다면 대화에 응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권정현 기자 hhh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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