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책 경쟁 위한 제도 개선 절실한 대선 후보 TV토론
횟수 늘리고 ‘팩트체크’ 등 도입 필요
1차 경제, 2차 사회에 이어 지난 27일 정치를 주제로 총 3차례 열린 선거관리위원회 주최 21대 대선후보 TV토론회가 끝났다. 후보들은 구체적인 정책과 공약을 검증하기보다는 의혹 들추기 등 네거티브 공방에 몰두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날 주제는 정치 양극화와 정치제도 개혁 및 개헌, 외교·안보 전략 등을 포함하는 정치분야였으나 후보들은 극단적 언어로 상대를 비방하는 데 그쳤다. 정치 양극화 해소와 정치 개혁 방안을 놓고 정책 대결을 하는 자리였으나 분열된 정치 현주소만 고스란히 드러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계엄·내란 책임’을 두고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를 비판하고, 상대 두 후보는 각각 이재명 후보의 사법리스크와 개인 언행을 추궁하는 데 집중했다.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후보의 과거 ‘형수 욕설’ 논란을 다시 소환했다. 이준석 후보는 또 여성의 신체와 관련한 노골적 표현을 재차 거론해 논란이 됐다. 이준석 후보는 28일 “불편할 국민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에 대해 심심한 사과를 드린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재명 후보와 김문수 후보는 과거 이 후보 주변 성남도시 개발 관련자들이 사망한 일을 놓고 한참 충돌하기도 했다. 이재명 후보는 사법리스크에 관해선 근거 없는 일방적 기소라고 주장했다. 각 후보는 상대의 해명을 요구받으면 “그러면 당신은 어떻냐”는 회피성 비방이나 말꼬리 잡기로 맞섰다. 개헌 논의와 외교·안보 정책 관련해서도 공약을 언급하는 정도로 각 후보의 외교·안보 철학을 살펴보기엔 부족했다.
TV토론은 후보의 철학과 식견, 정책을 듣고 자질과 능력을 판단할 기회다. 그런데 3차례 진행된 TV토론이 후보간 비방전으로 얼룩진 것은 정책 선거 준비를 소홀히 한 탓이 크다. 후보들은 정책과 비전을 내놓아야 하는데 상대방 흠집 내기에 열을 올릴 뿐이었다. 예상 답변만 내놓거나 상대방 공격하기에만 혈안이 된 토론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선 3차례 회당 120분 열리는 현행 토론회 개최 횟수를 늘려 유권자에게 판단 기회를 더 많이 제공해야 한다. 또 실질적인 토론이 이뤄지도록 형식을 바꿔야 마땅하다. 지금은 후보 주도권 토론이 시간총량제 방식이어서 각 후보 발언시간이 6분30초 이내로 제한돼 있다. 기계적 균형만 맞추다 보니 깊이 있는 토론이 진행될 수 없다. 미국 대선 TV토론회처럼 후보들의 발언을 실시간 ‘팩트체크(사실 검증)’하는 시스템 도입도 시급하다.
후보 간 토론 수준이 실망스럽다 보니 국민 관심도 하락하고 있다. 3차례 지상파 TV 토론 시청률 평균은 13.9%에 그쳤다. 이는 20대 대선 TV 토론회 평균 시청률(26.1%)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국민이 후보를 선택할 때 도움이 될 정보를 TV토론회가 제공해야 하는 데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정치권과 선관위는 토론회 방식 개선에 적극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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